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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 '자녀 교육법'

입력 2014-07-11 10:23:00 수정 2014-07-14 09: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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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엄마인가. 아직은 누구의 딸로 사는 것이 더 익숙한 젊은 엄마들, 처음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들, 자신이 올바른 자녀 교육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엄마들이라면 이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봐야 한다. 이에 대해 차근하근 생각해보고, 선배 엄마들의 조언을 듣다보면 엄마로서 살아야 할 삶의 방향이 조금은 잡힐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엄마라고 판단 할 수 있는 기준은 도대체 무엇인가. 좋은 엄마를 점수 매길 수 있는 표라도 있으면 오히려 편할 텐데, 그런 것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데 도움을 받고자 부모교육연구소의 대표이자 신간 '엄마라서 행복해, 내 아이라서 고마워(깊은나무)'의 저자 임영주 교수를 만나봤다.


임 교수는 아이를 위한 희생 혹은 열정이 좋은 엄마를 만드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좋은 엄마는 곧 좋은 사람.' 이것이 그녀가 부모 교육 강연·저서들에서 누누이 강조하는 핵심이다.

kizmom 오랜 공부와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오히려 자신의 자녀 교육에 소홀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녀들의 교육에 만족하는지.

과도한 욕심을 내지 않으면 만족한다. 아이들이 명문대에 진학하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불안감이 들고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이를 제대로 키운다는 기준을 세속적 가치들이 아닌, 좀더 근사하게 인성에 두었다. 이런 면에서 내 아이들은 잘 자라줬다고 자신한다.

Kizmom 자녀가 사회적 성공을 이루길 원하는 부모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부모가 아이의 성공을 바라는 이유는 그 성공으로 아이가 행복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부모들은 아이의 행복이 어디서 오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 부모의 과한 욕심은 아이를 불행하게 만든다. 행복에 대한 잘못된 기준으로 아이를 몰아치게 된다면, 내 아이는 행복한 아이가 될 수 없다. 여섯, 일곱살 짜리 아이가 성공을 삶의 목표로 세우지는 않는다. 부모의 기준으로 성공과 행복을 동일시해서 아이를 교육한다면 아이를 키우는 본질을 잊어버린 것이다. 행복한 사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가 자라서 객관적으로 좋다라고 판단되는 상황에 있더라도, 본인이 행복불감증이라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Kizmom 아이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교육 방법은.

올바른 인성이 행복의 기본적 바탕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인성이 자리를 잡게 되는 열살 까지는 부모들이 물고, 빨고, 앉아주는 '온 몸' 교육으로 부모의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언젠가 지하철에서 젖병 안에 잡곡이 들어가있는 광고를 본 적 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아이가 소화시킬 수 없다면 오히려 해가 된다. 분명, 행복의 기준에 사회적 성공이 포함되기는 하지만, 이를 중점으로 한 교육은 어린 아이에게 해줘야할 교육이 아니다. 이렇듯 시기와 발달 별로 아이에게 해줘야 할 부모의 사랑이 있는데, 아이가 어릴 수록 엄마의 스킨쉽이 굉장히 중요하다. 또한 아이가 말의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나이(사춘기 이전)가 되기 전까지는 무조건적인 칭찬이 중요하다. 이렇게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사랑을 받으며 바른 가치관이 성립된 아이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공부·학력·권력의 가치를 스스로 알게 된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는 훌륭한 어른이 될 수 있다.

Kizmom 부모가 아이의 사회성을 키우는데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 밖에 없다. 주위 어른들이 공동체 의식으로 아이의 양육에 동참했던 예전에 비해, 요즘 사회에는 개인주의가 만연해 다른 어른들이 아이의 인성 교육에 관여할 수 없는 분위기다. 그만큼 부모가 자녀에게 가지는 영향력은 크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좋은 부모가 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부모의 좋은 품성, 올바른 가치관은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즉, 내가 하는 부모 교육은 품성 교육이다. 나는 대학교 수업에서 '예비 부모 수업'을 필수로 듣게 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부모의 소양이 중요하게 여긴다.

좋은 부모 아래에서 올바른 가치관 형성이 된 아이들은 사회성이 높고, 사회성이 높은 아이들은 공부를 잘 할 수 밖에 없다. 사회성이 좋은 사람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회성이 높은 아이는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우리를 열심히 가르치시니 친구와 떠들지 말아야 겠구나', '내가 돌아다니면 친구들에게 방해가 되겠구나. 그러면 조금 참았다 수업 후에 움직여야지', 또 부모님을 생각하며 '우리 부모님은 내가 열심히 공부하길 원하시구나'하고 스스로 깨닫게 된다.

Kizmom 아이의 사회성 형성에 아빠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아빠와의 친밀감이 높은 아이가 사회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있다. '아이의 사회성 아빠가 키운다(노란우산)'에서는 아이의 대인관계지능을 높이기 위해 아빠가 목욕을 시켜주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아빠는 아이의 사회성에 결정적 역할을 할 뿐더러, 육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아빠가 엄마와는 다른 뭔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선 똑뿌러지는 워킹맘이라도 집에 돌아오면 평범한 엄마로 변신을 한다. 가정에서 엄마는 일과 관련된 이야기는 잘 하지 않으며, "밥 먹자", "숙제했어?", "씻었어?" 등 일상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아빠들은 집에 돌아와도 밖에서와 같은 말투·태도다. 또한 아빠의 외형·목소리도 엄마와 다르다. 엄마와 아빠는 각자 혼자서는 아이에게 해줄 수 없는 뭔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엄마의 뭔가에는 익숙하다. 따라서 아빠의 이런 특징이 아이들에게 큰 임팩트를 주기 쉽다. 때로는 많은 말보다 한마디의 말이, 큰 목소리보다 낮은 목소리가 전달력·설득력이 있듯이 말이다.

Kizmom 최근 출간된 '엄마라서 행복해, 내 아이라서 고마워(깊은나무)'에 대해 얘기해보자. 요즘 스칸디맘 교육방식을 따르는 엄마들이 많은데, 이 스칸디맘이 이번 신간에서 말하는 엄마의 교육방식과 일맥상통한 것이 있는 것 같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복지선진국들이기 때문에, 한국의 양육 환경과 비교하기 힘들다. 또한 스칸디맘들의 양육 원칙 중에 7세 이전까지 글 공부를 시키지 않는 것이 있다. 이를 따르다 보면 한국의 엄마들이 다른 아이들과 자신의 자녀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우리와는 맞지 않은 것 같다. 자녀와의 교감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스칸디나비아 교육법에 본받을 만한 것은 있다. 아이를 훈육해야 할 때는 단호하게 아이를 꾸짖을 수 있는 프렌치맘들의 교육방법도 지금 우리나라 엄마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Kizmom 신작에서 '말독'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아이 상처를 줄 수 있는 엄마의 말, 반대로 아이에게 기운을 주는 말은 뭐가 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자신이 어렸을 때로 돌아가보자. 자신이 무슨 말을 듣기 싫어했는지 떠올려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자녀에게 "공부해!"라고 명령하기 보다, "공부하기 싫지? 엄마도 그랬어. 하지만 세상에는 해야 할 일이 있단다"라고 말해주자. 아이들은 자신을 이해해주는 엄마의 말을 들으면 안심을 하게 된다.

반면, 자신이 어렸을 때 듣고 싶었던 말을 지금 자신의 아이가 듣고 싶어할 것이다. 책의 제목에서 처럼 "내 아이라서 고마워", "네 존재만으로도 엄마·아빠는 너무 행복해" 등의 말을 해주자. 이는 응석받이로 키우는 것과는 다르다. 부모는 공부하기 싫어하는 자녀에게 '나도 어렸을 때 공부를 하기 싫어했었지'라고 생각하며 "공부 안해도 돼"라고는 절대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엄마·아빠가 아이를 이해하고 있음을 말로 표현해 줄 수는 있다.

Kizmom 엄마가 무의식중에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내뱉었을땐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은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에게 화가 날 때는 속으로 참을 인을 세번 써보자. 이를 쓰는 시간을 세어보니 10초 가량됐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아이에게 나쁜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엄마의 잘못을 쿨하게 인정해야 한다. "엄마가 아까는 참지 못하고 화를 냈어. 미안해. 엄마와 이야기하자"라고 대화를 시도해보자. 이야기를 할 때는 앉아서 어른와 이야기하듯이 앞에 주스를 놓고 한다. 일어서서 대화를 하면 엄마가 아이를 내려다 보는 각도가 되기 때문에 꼭 앉아서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아이에게 엄마가 자신을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있을을 느끼게 해주고, 잘못을 했을 때 바로 용서를 구하는 아이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손가락질을 하며 말하기 보다 손 전체를 사용해 좀 더 정중한 느낌을 전달하도록 한다. 언어뿐만 아니라 손말도 말이다.

Kizmom 저서에서 다큐(多Q) 또는 다중지능이론이 많이 등장하던데, 이는 아직 국내에선 생소하다. 이는 어떤 것인가.

이는 아이의 지능이 IQ뿐만이 아니라는 이론이다. 행복은 지능지수로 확정하기 힘들지만 한국의 부모는 이를 아이의 행복과 연결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국의 부모들은 공부만이 아이들의 성공을 결정 짓는 요소로 여기며 아이를 그 틀 안에 가둔다. 하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김연아 선수가 수학을 못한다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그렇다.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 친구들과 사이가 좋은 아이,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부모는 아이가 잘 하는 것을 칭찬해 주며 자신감이 높아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이의 강점을 알기 위해선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발달시켜 아이의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 이것이 지금 사회의 흐름에도 맞다고 생각한다.

Kizmom 현재 많은 부모들을 만나며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계신데 기억에 남는 좋은 케이스와 나쁜 케이스의 부모가 있는지.

아이러니컬하게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내 강연에 참가하는 분들은 대부분 좋은 부모다. 나는 내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께 주위에 정말 부모 교육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친구분들을 손잡고 꼭 데려오시라고 강조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부모 케이스는 행복한 부부다. 아이에게는 부모지만 그들의 사이는 부부다.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가장 나쁜 케이스는 아이를 위해 가장 참고 사는 부부다. 이는 아이가 가장 원치 않는 케이스의 부모다.

Kizmom 자신의 자녀 양육법에 확신을 느끼지 못하는 엄마·아빠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 딸이 나에게 "아이들은 키우는 게 아니라 자라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을 다른 부모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부모는 아이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런 조력자로서 부모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닮는다. 내가 하는 부모 교육의 핵심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리를 되집어주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좋은 부모는 곧 좋은 사람이다.

키즈맘 신세아 인턴 기자 kizmom@hankyung.com
입력 2014-07-11 10:23:00 수정 2014-07-14 09: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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