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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책읽기, '많이'보다 '제대로'가 중요한 이유

입력 2014-08-20 09:50:05 수정 2014-08-20 09: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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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트렌드가 단순한 암기보다는 '창의적 사고력'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바뀌면서 아이의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한 해답을 독서에서 찾으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몸에 밴 독서 습관은 이후 일생동안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이가 어떻게 하면 올바른 독서 습관을 가지게 할 수 있을지 엄마 아빠들의 고민이 높아가고 있는 것.

이정화 한국아동심리코칭센터 이정화 소장은 '초등 전에 시작하는 엄마표 독서 코칭'이라는 책을 통해 부모들에게 독서코칭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정화 소장은 독서 코칭의 핵심은 아이에게 있다고 말한다. 독서 지도와 독서 코칭 사이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 독서 코칭은 내가 책을 통해 어떤 부분을 성장시킬까에 초점이 있는 것이지 그 책을 잘 이해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독서 지도는 이 책에서 무엇을 배울까, 이 책을 얼마나 이해할까에 대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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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코칭에 대한 엄마들의 궁금증을 키즈맘 블로그를 통해 접수한 후 대신 물어봤다.

Q.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책을 읽고 난후 아이에게 소감을 물어보는데 “좋았어요, 슬펐어요” 처럼 단답형으로 얘기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 아이가 책에 대한 감상을 단답형으로 얘기하는 이유는 아이가 자기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른에게 물어보는 것처럼 "너가 상상한 걸 말해봐" 하고 질문하면 아이들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말을 못한다. "오늘 무슨 책 봤어?"라며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가 지금 뭘 하는지 관심을 보이며 기분을 살펴보고 나서 책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 "어떤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어?", "와 그런 내용이 있었구나. 넌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어?" 등 아이의 관심사와 책 내용을 연결하여 서서히 마음을 열어 가도록 질문해야 한다.

Q. 만화책도 책읽기 습관을 위해 필요한지? 학습용 만화책은 몇 살까지 읽어도 되는 건지 궁금하다.

A. 만화만 보는 아이들은 글밥이 많은 것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시각적 자극에 민감해서 즐기는 경우다. 아이가 만화책을 좋아한다면 그 이유를 잘 파악해 그 부분을 독서의 특성이나 강점으로 사용하면 좋다. 아이에게 일반적인 책을 고집하기보다는 좋은 주제의 만화책으로 전문 지식을 즐기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만화책을 통해 조금씩 독서의 지평을 열어 가면 된다.

Q. 7세 아이가 주로 동화책 위주로 읽다가 수학 관련 만화책을 몇 권 사줬는데 금방 읽었다. 꼼꼼히 읽는 거 같지 않은데 읽기 습관에 문제가 없을지 고민이다. 또 큰 소리로 읽지 않고 눈으로만 읽어도 괜찮은지도 알고 싶다.

A. 눈으로 금방 읽는 일은 학습적인 과정에서 나쁜 일이 아니다. 어린 아이들은 중얼중얼 혼자 대화를 하며 논다. 하지만 성장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책도 아이가 충분히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눈으로만 보게 된다. 아이가 그만큼 성숙했다는 이야기다. 정 걱정된다면 책을 읽은 후 엄마 아빠와 경험 나누기 활동을 할 때 책의 내용이 어땠는지 물어보며 보완하는 것이 좋다.

Q. 5세 아이가 새로운 책보다는 이미 본 책을 또 보려고 한다. 다양한 책들을 엄마가 선택해 읽어줘야 할지 아이가 가져온 책들을 읽어 주는 게 좋을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난 후에 간단하게라도 감상을 물어보는 게 좋은지?

A. 계속 읽어 주는 것이 좋다. 다만 아이와 경험을 나눌 때 조금 다르게 확대돼야 한다. 같은 영화를 봤더라도 감상이 다 다르지 않나. 어떤 때는 그림만 면밀하게 볼 때도 있고, 스토리에 집중할 수도 있다.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은 그 아이의 관심사와 감수성을 그 책이 충분히 자극해 주고 있다는 뜻이다. 독서 후 아이에게 답변을 강요하면 안 된다. 엄밀히 말하면 앉아서 '질문'하고 생각해서 '대답'하는 것은 어른들의 방식이다. 아이들은 구체적인 사물이나 상황을 보고 듣고 느끼며, 그 안에서 상상력을 발동해 상상의 세계를 넓히고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나간다. 앉아서 질문하고 생각해서 대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Q. 물려받은 책을 이용하고 있는데 아직 한글을 다 떼지 못한 7세 아이에게 어떤 단계, 어떤 순서로 책읽기를 해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A. 책은 아이들의 귀중한 소유물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소유라고 느낄 때 책에 더 애착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한 동기가 생기지 않는 한 집에 있는 책을 찾아 읽는 것은 어렵다. 책읽기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려면 '자기만의 책'을 갖도록 해 주는 것이 좋다. 6세 이하 아이들에게는 그림책을 읽어 주면 좋고, 7세 이상 아이들에게는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을 정도의 글밥이 있는 책을 읽히면 된다. 아이가 흥미있는 책부터 시작해 점점 독서의 폭을 확장하도록 한다.

Q.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거 같은데 엄마한테 책을 가져오고는 조금 있다 다른 책을 가져오며 이전 책은 "끝~"이러고 덮어버리곤 한다. 억지로 다 읽어주면 도망간다거나 책을 쌓고 노는 등 관심을 갖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올바른 책읽기 습관을 심어줄 수 있을까.

A. 자유롭게 읽어야 정서지능이 성장한다. 아이들에게는 책도 로봇과 같은 장난감의 일부일 뿐이다. 이 때는 책을 던지고 놀거나 쌓아서 집을 만들어도 전혀 상관이 없으니 같이 놀아 주자. 주인공이 악기 연주를 하는 장면이 나오면 어떤 노래인지 함께 상상해서 합주를 해 본다든가 하는 체험 활동은 아이를 책에 몰입하게 돕는다.

Q. 요즘 전집 종류가 워낙 많아 어떤 기준으로 책을 선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많은 책을 한꺼번에 접하게 하는 것이 괜찮은지, 영어와 한글책을 어떻게 읽혀 주어야 하는지 궁금하다.

A. 전집은 전적으로 반대한다. 책을 책으로 보지 않고 어른이 쇼핑하듯이 아이들의 관심사를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전집을 사 주게 되면 아이의 관심사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셈이다. 게다가 독서를 아이의 공부 툴로 사용하면 아이가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영어나 한자책은 정말 학습 도구일 뿐이다. 애들의 관점에서는 영어 동화책도 다른 언어로 쓰인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인데, 영어 책을 단어나 표현을 암기하게 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문제가 된다.

Q. 집에 책이 많은 환경이 되어야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될지? 안 보는 책들은 정리하고 싶은데 집에 어느 정도의 책을 보유하는 게 좋을지?


A. 많은 가정에서 아이들의 독서를 위해 tv를 없애는 등 가장 이상적인 독서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는 추세다. 그러나 물리적 환경만으로 아이들의 독서력이 증진되는 것은 아니다. 온 가족이 일정 시간 책에 몰입하기도 하고, 책을 주제로 토론도 하는 환경이 좋다. 발달 연령에 맞게 미디어 매체가 줄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면 아이들의 정서에 더욱 좋다. 그러나 책에만 너무 몰입하게 하면 학교애 가서도 친구를 사귀지 않고 책만 보는 아이들이 많다. 균형적인 발달에 도움되도록 책을 읽기 전후에 박물관, 동물원 견학 등의 풍부한 경험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

Q. 스토리빔이나 동화 CD를 틀어 주는 것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A. 유아들은 정서적 발달이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엄마가 읽어 주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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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공감 능력 발달에 상당히 중요하다. 아이가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눈동자가 커지는지 엄마가 파악해서 그 부분을 더 강조해서 읽어 주는 등의 활동을 통해 감정 조율이 되는 것이다. 맞벌이 엄마라도 하루에 한 시간은 아이와 흠뻑 놀아 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도 '하루에 한 시간은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야'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 공부, 독서 이야기 등을 나눌 수 있다. 아이에게 "너 양치 했어? 숙제 했어?" 물어보기만 하는 일은 아이의 정서 발달에 해롭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노유진 인턴 기자 helper@hankyung.com
입력 2014-08-20 09:50:05 수정 2014-08-20 09:50:05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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