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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위한 신간] 삶은, 풍경이라는 거짓말

입력 2014-09-24 11:50:05 수정 2014-09-24 11: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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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여행을 떠났다. 외로워서, 슬퍼서, 아파서, 힘들어서, 지쳐서, 위태로워서, 지루해서, 복잡해서, 떠났다. 그리고 사랑했던 사람을 잊기 위해 떠났다.

신간 '삶은, 풍경이라는 거짓말'의 저자 김기연은 카피라이터이자, 아트디렉터이며 때로는 캘리그래퍼이기도 하다. 그가 한 것은 여행이었지만 여행이 아니었다. 풍경과의 만남이었고, 그들과의 소리 없는 대화였다. 때로는 카피를 쓰고, 때로는 사진을 찍었다.

저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풍경을 바라본다. 지나가는 바람, 떨어지는 나뭇잎, 골목길에 서 있는 꽃 하나도 사소하게 지나치지 않는다. 풍경에 자신을 던져놓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픈 마음을 털어놓는다. 수채화처럼 지긋이 풍경을 그리고, 삶을 들여다보는 그의 글에는 특유의 사색이 느껴진다.

이 책은 분명 여행에서 시작되었지만 여행은 없다. 풍경과 그 속에 녹아 있는 삶의 이야기만 있을 뿐. 풍경을 통해 자연과 마주섰고, 소리 없는 대화를 나눴다. 그는 우리에게 유려하고 섬세한 문체로 자연이 던져준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다에 서 있는 등대를 보고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떠올린다. 잘 자란 파를 보며 농부의 정직함을 생각하고, 싱싱한 봄동을 보고 시련을 이겨낸 단단한 정신을 느끼고, 밭을 가는 농부와 소를 보며 노동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때론 순천 시내의 허름한 모텔에서 스무 살의 순수했던 추억을 회상하고, 양파 추수를 보며 인생이 꼭 맵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행을 가고, 차를 마시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보편적인 에세이는 넘쳐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을 다독여줄 진정성 있는 에세이는 드물다. 작가는 사람들이 마음속 깊이 숨겨두었던 감정을 천천히 건드리며 삶에 대한 깨달음을 슬며시 제시한다. '삶은, 풍경이라는 거짓말'은 잔잔한 찰나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내고, 풍경과 담담하게 대화를 나누는 책이다.

<삶은, 풍경이라는 거짓말>
김기연 글, 사진|맥스미디어|256쪽|1만3800원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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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24 11:50:05 수정 2014-09-24 11:50:05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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