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제작: 명필름, 배급: 리틀빅픽처스, 감독: 임권택, 주연: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이 지난 5일 오전에 진행된 갈라 스크리닝과 공식 기자회견, 무대인사, GV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국내외 취재진들의 열띤 취재열기와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와 호평으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단연 최고의 화제작임을 입증했다.
영화의 전당에서 상영된 갈라 스크리닝에는 많은 언론인들이 좌석을 가득 채워 <화장>에 쏟아진 관심을 입증했다. 영화를 관람한 언론은 임권택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 세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영화의 주제 등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에 갈라 스크리닝 상영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국내외 외신들이 회견장을 가득 채워 관심을 증명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프로그래머의 영화 소개를 시작으로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회견에는 깊이 있는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임권택 감독은 “배우들의 감정신을 통해 현실감을 농도 깊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 겉핥기가 아닌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그것을 절제하려고 싸우는 것이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 김훈 작가의 문장의 힘을 영상으로 옮기는 작업에 특히 공을 들였다”라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성기는 “이번 영화에서의 역할이 다른 영화와 달리 처절하게 심리 같은 것들을 섬세하게 표현해야 하고, 이전의 사람 좋은 느낌의 캐릭터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죽어가는 아내와 새로운 연정이 부하 직원에 대해 생기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카메라에 보여 지는 것, 숨겨진 마음 같은 것들을 연기할 때 쑥스럽고 힘들었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두 배우와 감독님이 호흡을 잘 맞추어서 무사히 끝난 것 같다”는 솔직한 감회를 전했다.
김규리는 “임감독님과 함께했던 <하류인생>의 10년 전과는 다른 밀도 있는 연기를 선보일 수 있었다. 임권택 감독님 작품을 연기한다는 것은 배우로서 영광스러운 일이기에 행복하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숙제처럼 감정 연기에 대한 고민과 부담이 컸다. 매 순간 열정으로 임한 작품이었고 감독님이 잘 담아주셔서 감사했다”고 소회했다.
김호정은 “쉽지 않은 역할이었고, 잘 해낼 수 있을까 불안했다. 감독님의 배려와 배우들의 독려로 현장에서 즐겁게 잘 해낼 수 있었다. 임권택 감독님의 영화이기에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어려운 역할이었지만 내 배우 인생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김호정은 '투병하는 역할을 어떻게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뇌종양 투병환자의 다큐멘터리를 참고했다. 개인적으로 아팠던 경험이 있기도 하고, 주위에도 아픈 사람이 있어서 조금은 수월하게 자신감 갖고 연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호정은 "이 영화가 들어왔을 때 무조건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투병하다 죽는 역할이어서 처음엔 못 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는 해야 될 거고, 배우의 운명이란 이런 건가 생각하면서 담담하게 찍었다"고 덧붙였다.
김호정의 투병 생활을 들은 김규리는 "예전에 영화 '나비'에서 김호정을 보고 눈빛과 모든 것이 참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어느 순간부터 안 보여서 무슨 일인가 했는데 그런 사연이 있는 줄 몰랐다. 수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언니가 (투병했던 걸) 나에게 한 번도 얘기하지 않았다. 오늘 처음 이 자리에서 알게 돼 깜짝 놀랐다. 언니 사랑한다"며 함께 눈물을 쏟았다.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제3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33회 벤쿠버 국제영화제, 제34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세계를 사로 잡은 <화장>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서도 뜨거운 찬사를 받으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장식했다.
영원한 현역,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은 암에 걸린 아내가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다른 여자를 깊이 사랑하게 된 남자의 서글픈 갈망을 그린 이야기로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김훈 작가와 한국영화계의 전설 임권택 감독, 명실상부 국민배우 안성기의 조합, 대한민국 대표 제작진이 합심해 “모던함을 만난 한국영화의 클래식”이라 불릴 품격 있는 작품을 탄생시킬 것이다. 내년 초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