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의 연기는 마지막회에서도 빛났다. 지난 12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두 얼굴의 이유리를 보여주며 김순옥표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극 후반에서 이유리는 얼굴에 점을 찍은 후 그 동안의 악녀 연기를 내려놓고 착한 유치원 선생님을 연기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는 김 작가의 대표작 '아내의 유혹' 속 장서희를 패러디한 것이다.
이날 '왔다 장보리' 마지막회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권선징악'을 보여줬다. 연민정의 엄마 도씨(황영희)는 호수에서 자살하려는 딸을 구하려다 기억 상실증에 걸린다. 3년 후 출소한 민정은 자신 때문에 망가진 엄마를 보며 마음 아파하며 죄를 뉘우치고, 이후 국밥을 팔며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주인공 장보리(오연서)와 이재화(김지훈), 연민정이 낳았지만 장보리가 기른 딸 비단(김지영)은 해피엔딩을 맞는다. 극 중 대립하던 이재희(오창석)-이재화 형제는 사이가 좋아지며 우애를 자랑한다.
이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이라는 자극적인 설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여주인공 장보리는 어렸을 때 친엄마의 악행을 목격한 후 사고를 당하게 된다. 모든 기억을 잃게 된 장보리는 야반도주 중인 도씨모녀에 의해 길러지게 되고, 도씨의 딸 연민정이 장보리의 부모 손에서 부잣집 아가씨로 자라난다. 한국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스토리다.
방송 초반부터 등장인물들의 불륜, 음모, 악행 등을 내세워 '막장'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극 후반부에 이르러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다. 최근 안방극장이 '대박 드라마 실종'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이러한 성적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왔다! 장보리'의 인기 비결은 주인공보다 주목받은 다른 캐릭터들의 연기력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는 이유리가 맡은 악녀 연민정이다.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보는 이유는 그녀의 빛나는 연기력 덕분이었다. 출세를 위해 남자친구를 배신하고, 자기가 낳은 아기까지 버리는 등 뼛속까지 악인인 연민정 역에 '착한 얼굴'의 이유리를 캐스팅한 건 제작진의 신의 한수다.
10년 연기 내공 문지상 역시 인기가 높다. 민정의 남자친구로 등장한 그는 민정에게 버림받은 후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났다. 극이 진부해질 즈음 연민정에게 짜릿한 통쾌함을 선사하는 문지상의 모습을 보며 '왔다! 장보리' 대신 '왔다! 문지상'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만들어졌다. 또한 그는 딸 비단을 향한 애틋한 부성애를 보이며 미혼인 배우가 하기 힘든 아빠 역을 실감나게 연기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왔다! 장보리'의 후속으로는 배우 이장우, 한선화 주연의 '장미빛 인생'이 오는 18일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키즈맘 노유진 기자 kizm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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