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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맘' 이지원이 제안하는 감성교육] 스마트 폰으로 육아하는 법

입력 2014-11-03 10:25:00 수정 2014-11-03 1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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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두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존재를 물어본다면?

친정엄마께는 죄송하지만 나는 서슴없이 ‘스마트 폰(Smart Phone)’ 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무리, 각종 언론매체에서 어린 아이에게 일찍 스마트 폰을 쥐어주는 건 좋지 않다고 강조할지라도 일단 고맙다. 복잡한 식당에서 눈치 보지 않고, 여유 있게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스마트 폰 ‘도우미 씨’는 화려한 영상들로 내 아이의 시선을 오랜 시간 꽉 붙들어줘서 ‘민폐’를 막을 수 있다. 검색만 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동요를 신나는 율동까지 함께 보며 배울 수 있으니 움직이는 유치원 선생님과 공짜로 함께 다니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아이가 자라면 거실의 TV를 없애는 가정이 늘어난다. 하지만, 나는 ‘또 하나의 가족’인 TV씨와 함께 하는 육아환경을 선택했다. 방송국에서 일하면서 하나의 프로그램이 나오기까지 작가와 PD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자료조사를 통해 얻어지는 결과물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책이 훌륭한 매체인건 알지만, ‘바보상자’라고 부르는 TV가 결코 모두를 ‘바보’로 만드는 건 아니라는 걸 나는 믿고 있다.

엄마가 제대로만 골라서 보여주고, 활용해준다면 스마트 폰과 TV는 좋은 육아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아이에게 흥미를 주지 못하는 지루한 명작책보다, 꿈과 희망을 주는 ‘디즈니 채널’의 만화를 보면서 아이들은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다고 믿는다. 처음부터 책에 쉽게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아이는 오히려, 영상물로 된 움직이는 스토리를 통해 살아있는 캐릭터와 익숙해지도록 하고, 그 주인공이 그려진 책으로 독서를 시작하게 하면, 관심 없던 독서가 즐거워 질 수 있다.

우리 집 아이들이 한글을 일찍 마스터하는데도 DVD와 TV가 크게 기여했다. 한글에 관심을 보일 때 시간을 정해두고, 한글 교육용 DVD와 한글 자막이 있는 영상물을 보여줬다. EBS에서 잘 만들어진 한글 교육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고 보여준 편이었다. 스마트 폰으로 다운 받은 어린이용 ‘한글 따라쓰기’ 앱(application)을 아이들은 정말 좋아했다. 손가락으로 알록달록한 글자를 순서대로 따라 쓰면 경쾌하게 나오는 터치음 덕분에 더 열심히 한글을 따라 쓰고 익혔다.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가 가장 좋아하는 스마트 폰 게임은 ‘끝말잇기 게임’과 ‘스피드 연산게임’ 이다. 물론, 예쁜 ‘공주 옷 색칠하기 게임’이나 ‘가상 강아지 키우기 게임’도 좋아한다. 굳이 연관지어보자면, 이것도 다 국어와 수학과 미술의 연장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책상에 앉아서 연필로 꾹꾹 글자 따라 쓰고, 문제를 풀어야지만 공부라고 생각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물론, 엄마가 편하자고 무작정 스마트 폰을 아이에게 계속 쥐어주는 건 문제다. 스마트 폰을 말 그대로 스마트(smart)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엄마가 일정한 ‘사용규칙’을 제시하고 육아의 ‘당근’으로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똑똑한 스마트 폰이 육아를 망치는 ‘악의 축’(?)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늘 명심하면서 말이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은 바뀌고, 아이들의 사고방식은 물론이고 체형마저도 예전의 우리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의 발전으로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무작정 컴퓨터와 스마트 폰을 멀리하게 하려는 건 도시에서 살면서 산 속의 삶을 유지하게 하려는 것과 같지 않나 싶다.

아이뿐만 아니라, 스마트 폰은 엄마에게도 귀한 육아의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첫째 아이가 어린이 집과 유치원에 처음 적응하려고 할 때 나는 스마트 폰 덕을 톡톡히 봤다. 낯을 많이 가리는 소심한 아이여서 익숙하게 해주는 과정이 필요했다.

다니게 될 어린이 집과 유치원 블로그에 들어가 같은 반이 될 친구들과(중간에 들어갈 경우) 선생님 사진, 수업 사진들을 스마트 폰으로 미리 자주 보여줬다. 친구들의 이름도 한 명씩 가르쳐주고 눈에 익숙하도록 해주었더니 훨씬 새로운 기관에 대한 적응이 쉬웠다. 특히, 학기 시작이 아니라 중간에 들어가는 경우 특히, 이런 과정은 필요하다. 이미 기존에 친해진 아이들과 선생님들 사이에서 혼자만 낯설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대부분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홈페이지나 블로그 및 까페가 잘 운영되고 있고, 아이들의 각종 활동 사진들을 가입만 하면 스마트 폰으로 볼 수 있게 되어있다.

하루 종일 아이를 쫓아다니며 이것저것 챙겨주는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아이를 재우고 난 후, 하기 싫은 설거지 그릇이 싱크대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날이면 나는 스마트 폰으로 관심 있는 주제를 검색해서 5분~10분짜리 짧은 강연 동영상을 본다.

기분이 처질 때는 삶과 세상에 힘을 주는 명사들의 강연을, 내 피부나 헤어스타일이 칙칙해 보일 때는 스타일을 살려주는 관리법 동영상을 본다. 간만에, 새로운 요리나 반찬이 하고 싶은 때는 요리 동영상도 보고, 집을 새롭게 꾸며보고 싶은 때는 셀프 인테리어 동영상도 본다.

아이를 키우느라 바쁘다고 핑계 대며 챙겨보지 못한 세상의 다양한 정보와 소식들을 스마트 폰은 짜임새 있게 분야별로 편집해 풍요롭게 제공해준다.

나에게 ‘스마트 폰’은 아이와 함께 갇혀있는 작은 세상을 넓게 보게 해주는 커다란 ‘창문’과도 같다. 이 ‘똑똑한 창문’ 덕분에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아이와 엄마가 모두 스마트하게 성장할 수 있는 ‘스마트 폰과 함께하기’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

이지원 < 교육 컬럼리스트 >
입력 2014-11-03 10:25:00 수정 2014-11-03 10:25:00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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