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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뜨개블로거 인터뷰] "육아도 뜨개질도 처음부터 잘할 순 없어요"

입력 2014-11-14 11:34:01 수정 2014-11-14 11: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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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의 계절'인 겨울이 다가왔다. 귀여운 목도리와 장갑, 인형을 보면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뜨개질에 도전하지만 어려워서 금방 포기하는 엄마들이 적지 않다.

"뜨개질은 처음이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기초에 몇 시간만 투자하면 그 다음부터는 정말 쉬워요. 다들 처음 단계에서 넘어가지를 못하니까 좌절하시는데, 원형코 만들기, 사슬뜨기, 빼뜨기, 짧은뜨기만 알아도 간단한 소품은 뚝딱 만들 수 있답니다."

그는 손뜨개 인형 개인전과 전시회, 손뜨개 강의를 진행하는 '손뜨개 종결자'다. 현재 최 작가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 '소박한 행복 퍼즐'은 뜨개질 애호가들의 소통의 장이며 1만 2000여명이 구독하고 있다.

이공계 출신으로 결혼 전까지 과학 강사로 일했던 최혜리 씨. 그런 그가 결혼 후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뜨개질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어요. 남편의 응원이 컸죠. 뜨개질은 결혼하고 나서 '네가 원하는 일을 하라'는 남편의 조언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사실 뜨개질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친숙했는데요. 어머니가 뜨개질로 만들어 준 옷을 학교에 입고 가면 담임 선생님이 실을 주면서 부탁을 할 정도로 솜씨가 좋으셨어요."

본격적으로 뜨개질 인형 작가의 길로 들어선 최혜리 씨는 그 동안 만든 작품들을 집에 있는 뜨개질 작업실에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작품을 만들 때는 거의 모든 작품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도안도 만든다고. '로로의 행복한 손뜨개'라는 쇼핑몰에서 직접 만든 도안과 작품을 소량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최 작가는 평소에 엉뚱한 생각을 잘하는 편이라며 작업 노트에도 직접 그린 그림들이 가득해서 뜨개질 아이디어는 넘친다고 말했다.

"입체적인 사물을 보면 뜨개질로 이렇게 만들 수 있겠다는 그림이 그려져요. 나중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나 어른이 마시는 술도 뜨개질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지금은 연말이니 다이어리 커버를 뜨개질로 만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사랑스러운 다이어리 커버를 만들어서 선물하거나 판매하고 싶네요."

손뜨개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최혜리 씨는 뜨개질로 태교를 위한 아기용품도 만들 계획이 있다고 말한다. 언뜻 아기 옷과 모자만 떠오르지만 최 작가는 손싸개, 발싸개, 기저귀 커버 처럼 다양한 아기용품들이 뜨개질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도 그는 아동 케이프나 모자, 귀마개, 덧신 등 어린이들이 쓸 수 있는 소품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받은 적이 있다.



최혜리 씨도 두 아들의 엄마다 보니 아이들이 쓸 수 있는 물건에 관심이 간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라바나 호빵맨 등의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초등학교 3학년인 큰아들을 위해서는 리코더 커버를 만들어 줬다. 그리고 두 아들 모두 엄마표 필통을 소중히 들고 다니는 중이다. 최혜리 씨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엄마가 만들어 준 귀엽고 알록달록한 목도리도 많이 했는데 점점 자라니까 심플한 스타일만 좋아해서 아쉽다고 말한다.

지금은 아이들이 자라서 어느 정도 편해졌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는 뜨개질에 몰두하기가 어려웠다. 결혼 후 6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던 최 작가는 첫아이가 태어나자 육아에 열성을 다했다. 아이와 최대한 함께 있어 주고 싶은 마음에 어린이집도 보내지 않고 온전히 엄마와 함께 자랄 수 있도록 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알고 싶어서 하루에 이유식도 몇 가지를 만들어 먹일 정도로 열정적인 엄마였다.

"두 아이 모두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았어요. 유치원은 보냈죠(웃음). 저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걸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자유시간을 많이 줬어요. 지금 학교 선생님들도 아이들이 정말 창의적이라고 놀라시는데요. 엄마가 한 걸음 뒤에서 바라봐 주니까 아이들 스스로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뭔가를 만들어내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낀 건데 엄마가 기다려 주는 만큼 아이가 자라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아이가 양말을 못 신으면 '왜 이렇게 신어' 하고 신겨 주는 것보다 기다려 주니까 혼자서도 잘 신는 것처럼요. 이렇게 제가 일일이 간섭을 안하니까 아이들 스스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박혀서 알아서 숙제도 잘하고 정리도 해요."

최 작가는 육아를 하면서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가 허리가 아파서 입원을 하느라 어쩔 수 없이 큰아이 5살 때 유치원에 보냈어요. 그런데 큰아이는 어린이집도 보낼 걸 그랬나 봐요. 유치원에 가니까 아이들과 어울리기도 잘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에 비해 둘째는 엄마랑 있는 걸 더 좋아해요. (어린이집에) 가고 싶어하는 애는 빨리 보내고 아닌 애는 엄마나 가족과 함께 있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최 작가는 첫아이를 키울 때 아이가 호기심도 많고 돌발적인 행동을 많이 해서 키우느라 애를 먹었다. 두 돌 지난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갑자기 버스 정류장에 가서 버스 바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적도 있다. 엄마 입장에서는 차도로 뛰어들진 않을까 가슴 철렁했던 순간이었을 터. 큰아이는 유치원에 다닐 때도 '자기는 날 수 있다'며 날개를 만들기도 했다.

두 아들은 뜨개질에 대한 관심도 다르다. 이것저것 관심이 많은 큰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엄마에게 배웠을 정도. 둘째아이는 인형은 좋아하지만 뜨개질에는 관심이 없다.

"면사로 된 인형은 털이 덜 날려서 아이들이 물고빨아도 괜찮아요. 아기 옷이랑 같이 빨고 건조하면 되니 세탁도 편리하죠. 우리 아이들은 인형과 함께 역할놀이를 하면서 책임감을 배우고, 인형 앞에서 책도 읽고 공부도 해요. 남자아이들이지만 인형을 갖고 놀면 애들 정서에 좋은 것 같아요. 엄마가 소중하게 다루는 인형들이니 아이들도 인형을 친구처럼 소중하게 대해요.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뜨개질을 했지만 이 역시 남편의 도움 없이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최 작가다.

"남편이 많이 도와줬어요. 남편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서 시간이 자유로운 편이거든요. 전시회 때도 설치와 수거는 도맡아서 해 주고, 책을 낼 때도 남편이 캐드로 뜨개질 도안을 다 그려줬어요. 남편도 제가 뜨개질을 좋아하는 건 알지만 할 줄은 몰라요. 그런데 제가 처음 뜨개질을 접하는 사람들을 가르칠 때 걱정을 많이 했더니 남편이 제 책을 보고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서 도안과 뜨개방법이 소개된 페이지를 번갈아 보더니 만드는 거 있죠. 제 일을 어떻게든 도와 주려는 마음이 고마웠어요."

남편은 육아에도 열성적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남편이기에 박물관이나 유적지에 가면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얼마 전에는 온 가족이 수원 화성에 다녀왔는데 아이들과 아빠가 성마다 활 쏘고 기름 붓는 시늉을 하느라 난리였다고. 남편 역시 아이들에게는 학습보다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의 가능성을 알려 주려고 노력해요. 꼭 공부가 아니라도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가르치고 싶어요. 요즘에는 시험 못봤다고 해서 자살하는 아이들도 있잖아요. 그렇게 한 가지를 못했더라도 다음번에 잘하거나, 아니면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저 역시 강사로 살아왔다가 뜨개질 작가라는 일을 찾게 됐고, 남편도 도전을 졸아하는 성격이라서 일하면서도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이거든요. 부모의 태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들은 엄마아빠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하잖아요. 저랑 남편이 열심히 하면 아이들도 그렇게 배울 거라고 믿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최 작가는 뜨개질에 대한 팁도 공개했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하면 어려워요. 그럴 땐 먼저 작은 소품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요. 일단 하나를 완성하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반복해서 만드세요. 그러면 연습도 되고, 잘 된 건 주변에 선물하기도 좋잖아요. 뭐든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뜨개질이든 육아든 말이에요."

키즈맘 노유진 기자 kizmom@hankyung.com
입력 2014-11-14 11:34:01 수정 2014-11-14 11: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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