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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쟁이 아빠와 캠핑쟁이 엄마의 감성 일상 엿보기

입력 2014-12-07 11:59:03 수정 2014-12-07 11: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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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요리를 통해 여자들의 언어를 이해한다고 하죠. 뜨개질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뜨개질은 여자가 하는 일이고 캠핑은 남자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엄마가 텐트를 뚝딱뚝딱 설치하고 아빠가 그 안에서 뜨개질로 예쁜 소품들을 만드는 장면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조성진-김지아 씨 부부는 실제로 그런 생활을 즐기고 있다. 뜨개쟁이 남편 조성진 씨와 캠핑쟁이 엄마 김지아 씨, 그리고 두 아들이 모인 감성캠핑 가족 이야기를 들어보자.

kizmom 뜨개질과 캠핑을 각각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조성진 뜨개질은 2000년 초반부터 시작했습니다. 저는 현재 털실을 생산·수입·유통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털실 업계에는 뜨개질을 하는 도매상이 아직 없거든요. 그래서 뜨개질을 할 줄 알아야 털실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혼 전부터 뜨개질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도 가족들에게 목도리, 워머, 모자, 가방 등의 소품을 만들어 주고 있죠. 아내의 캠핑은 결혼한 후에 시작됐는데요. 바쁜 아빠와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한 아내의 배려였습니다.

캠핑장에서 음식을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아이


kizmom 배우자의 취미에 대해 처음에는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조성진 아내는 저의 뜨개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내에게 뜨개질을 권하기도 했지만 아내는 관심이 없다며 하기 싫어하더군요. 저 역시 아내의 캠핑을 반대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준비해서 간다고 해도 결국 캠핑은 노숙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는데요. 나중에 아내의 마음을 알게 된 후에는 적극 동참했습니다. 캠핑은 바쁜 저를 위해 부부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던 거죠.

저는 새벽 4시 30분에 나가서 12시에 들어오는 생활을 해 왔고 사업 초기에는 일요일에도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아이들과 아빠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죠. 아이들 생일도 제대로 챙기지 못할 지경이라 아내가 미리 준비한 선물을 문 앞에서 제게 넘겨주기도 했고요. 캠핑도 그런 배려의 일환이었기에 아내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kizmom 두 분의 취미를 들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조성진 저의 예상과는 달리 주변에서 아내의 캠핑 취미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많이 놀랐죠. 요즘 캠핑장비가 아무리 간편화됐다고 해도 여자 혼자서 해결하기에는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캠핑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아이들과 아내가 먼저 텐트를 설치해 두고 저는 밤에 살짝 가는 정도였는데요. 경조사가 있을 때는 일요일 새벽에 가서 텐트에서 잠만 자고 나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 아내는 아이들에게 “아빠 곧 오신다”는 말을 크게 외치며 엄마 혼자서 캠핑을 오지 않았다는 걸 알리기 위해 애쓰기도 했죠.

kizmom 언제부터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하셨나요?

조성진 7~8개월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지방 출장을 갈때 아예 가족과 함께 출발해서 해당 지방 캠핑장에 사이트를 구축해 놓은 후 저는 일을 하고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아내보다 텐트를 설치할 때나 캠핑용품 다루는 게 미숙합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아내에게 물어보는 편이고, 주변에서 초보 캠퍼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저보다 아내가 먼저 도움을 줍니다.

kizmom 동호회 등에서도 활동하시나요?

조성진 저희 부부는 '내 남편은 뜨개쟁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는 '니트러브'라는 뜨개질 카페를 운영합니다. 캠핑 쪽으로는 '캠픽'이라는 동호회를 결성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함께 캠핑을 갑니다. 아직은 가족 모두가 어울리지는 않고 평일 모임에 저 혼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가족들이 떼캠(단체캠핑)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앞으로는 가족들도 함께 어울릴 계획입니다.

그리고 니트러브는 현재 네이버 손뜨개 대표카페입니다. 뜨개질을 사랑하는 2만 여명의 회원이 있고 한 달에 한번 니트러브데이를 통해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뜨개질 소모임 지원을 통해서 손뜨개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kizmom 캠핑과 뜨개질에 대한 부부만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조성진 저만의 노하우는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입니다. 담배를 끊을 때 뜨개질이 금단 현상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뜨개질은 동영상을 보면서 독학하는 것도 좋지만 뜨개방에서 제대로 배우는 걸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뜨개방에서 마무리해 주는 걸 기다리지 말고 직접 시작과 마무리를 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내의 캠핑 노하우는 힘이 아니라 요령입니다. 캠핑장비에 대한 충분한 숙지 후 설치를 하기 때문에 힘이 덜 드는 거죠. 캠핑 초보자들은 캠핑 장비를 고를 때 유의해야 합니다. 브랜드를 쫓지 말고 본인이 직접 경험한 후 선택해야 하며 처음에는 중고용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보자들이 처음부터 동계 캠핑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주로 봄여름에 캠핑을 경험하고 나서 동계캠핑을 즐기는 게 좋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시작할 때 500만원 정도 들었고, 이후에 다른 장비를 추가로 구매하고 교체하면서 1000만원 정도 더 소요된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이 추천하는 가족캠핑 장소는 파주 쇠꼴마을 캠핑장입니다. 그 곳은 놀거리가 많아서 아이들도 부모도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캠핑을 하다 작은아이가 연못에 빠졌던 적이 있는데 저는 일 때문에 현장에 있지 못해서 그 점이 가장 미안하고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캠핑을 통해 부부간의 대화가 늘어나고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입니다.

kizmom 아이들은 캠핑과 뜨개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부모 입장에서는 어떠신지?

조성진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접해서 그런지 뜨개질과 캠핑을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다 하는 줄 알고 있더라고요. 한 번도 캠핑을 해 본 적이 없다는 친구를 만나서 큰아이가 놀란 적도 있고요. 아이가 그때 엄마 아빠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지금도 큰아이가 캠핑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짐을 옮기고 텐트를 설치할 때 잡아주는 정도지만 도와 주는 모습이 기특하죠. 뜨개질도 몇 번 시도하는데 아직은 미숙해서 제가 하면 조금 따라하는 정도입니다. 일반적으로 보기에 성별이 뒤바뀌었다고 생각될 수 있는 부모의 취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남녀 성별에 대한 제한성에서 훨씬 자유로운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뜨개쟁이 아빠 조성진 씨가 직접 가족들을 위해 만든 소품들


캠핑은 자연 속에서 가족과 함께 하면서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집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일들이 캠핑에서는 가능하죠. 요즘 아이들은 게임과 스마트폰, 텔레비전에 익숙한데 우리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스스로 놀이를 만드는 방법에 익숙합니다. 주위에 널려 있는 나무들을 모아서 조각을 하기도 하고, 돌과 흙을 온몸으로 비비면서 상상놀이를 하기도 하죠. 그렇게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해지고 자연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니 뿌듯합니다.

kizmom 다른 부모들에게 캠핑이나 뜨개질을 추천한다면.

조성진 아이들은 뛰어놀면서 자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요즘에는 부모가 학원으로 내몰고 있죠. 초등학교 시절이라도 온 가족이 모여 캠핑을 한다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서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부부 관계도 훨씬 좋아집니다. 그리고 캠핑장에서 나누는 대화는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대화와 공감대를 만들어 줍니다. 저 같은 경우 유년 시절의 아픔이 많았는데 캠핑장에서는 아내와 그런 부분에 대한 대화도 하고,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합니다.

이처럼 제가 캠핑을 받아 들였듯 아내도 요즘 뜨개질을 합니다. 부부 사이에서 공감대가 형성이 되니 이야기도 자연스럽고 많은 대화를 하게 됩니다. 대화가 많은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은 훗날 멋진 아빠와 남편으로 자라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남성들이 가정에서 말없고 무뚝뚝한 것은 자기 부모의 모습에서 보고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그러했지만 캠핑과 뜨개를 바탕으로 아내와 소통하려 노력하고 대화하려고 노력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남자아이들은 요리를 통해서 여성들의 언어를 이해한다고 하죠. 요리뿐만 아니라 뜨개질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뜨개질은 집중력과 소근육 발달에도 좋은 영향을 줍니다.

kizmom 부부의 교육 철학이 있으신가요?

조성진 저희는 책을 통해서 아이를 교육시키고 있고 자연과 책의 연관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부부간에 합의를 하고서 자녀교육을 실천합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큰아이가 돌이 되기 전에 집에서 텔레비전을 치워 버렸고 현재도 텔레비전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게임에 노출이 안되도록 노력합니다. 자녀는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기 때문에 아이들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행동은 제 자신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죠. 그래서 게임뿐만 아니라 탄산음료도 먹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는 애들이 최대한 자유로웠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희 부부의 바람입니다. 따라서 시험 공부를 강요하거나 일부러 시키지도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큰아이가 시험 전 주말에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캠핑 사진을 보며 주변 부모들이 오히려 공부 안하냐며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래도 지금은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kizmom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은?

조성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인디언 텐트를 뜨개질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2017년에 유럽으로 1년 6개월 정도 캠핑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제가 빠져도 회사 업무가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미리 교통 정보를 모으거나 필요한 물품에 관련된 정보도 수집하고 있죠. 유럽 캠핑여행이 아이들을 비롯해 저희 부부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키즈맘 노유진 기자 genie89@hankyung.com
입력 2014-12-07 11:59:03 수정 2014-12-07 11:59:03

#키즈맘 ,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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