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술이 빨리 취하는 사람이 있고 독한 술을 마셔도 마시지 않은 듯 별다른 변화가 없는 사람도 있듯이 체질의 특성에 따라 맞는 술과 안주는 따로 있습니다. 사상체질 중에서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의 경우 술에 약한 체질은 아니지만 양주 같은 독주는 몸에 열을 더할 수 있기 때문에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열을 내릴 수 있는 시원한 생맥주가 몸에 잘 맞고, 안주 역시 맵고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돼지고기나 파인애플처럼 찬 성질의 음식이 좋습니다. 술을 마신 후에는 숙취가 비교적 심할 수 있기 때문에 시원한 물을 충분히 마셔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반면 간이 약한 태양인은 술이 약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만약 마셔야 한다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적당량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찬 소음인은 소양인과 는 반대로 차가운 맥주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대신 양기를 돋우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곡주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태음인은 술에 약한 편은 아니지만 체질적으로 소화흡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몸 안에 쌓아두려는 경향 또한 강해서 비만이 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안주를 선택할 때 육류나 기름진 음식 등 열량이 높은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숙취 해소에 좋은 음식으로는 쑥, 솔잎, 마, 오이, 배, 바지락, 콩나물, 북어, 굴, 낙지 등이 있으며, 한방차도 도움이 됩니다. 자양강장 효과가 있는 구기자는 간 기능을 강화하기 때문에 평상시 피로 해소에도 좋고, 숙취로 인한 증상들을 다스리는 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구기자는 간 세포 내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기 때문에 평상시 간 건강을 위해 자주 마시면 도움이 됩니다. 매실차는 매실에 풍부한 구연산이 간의 해독 작용을 돕기 때문에 숙취로 인한 열, 갈증, 두통, 복통, 구토 등을 멎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감초차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초 역시 체내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술독을 다스리고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서 컨디션 회복에 좋습니다.
술로 인해 몸이 좋지 않을 때는 지압도 도움이 됩니다. 평소에 위가 약한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위통이 올 수 있는데 이럴 때는 합곡혈을 눌러주면 효과가 있습니다. 손등에서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의 뿌리 뼈가 겹치는 부분 중 오목하게 들어간 곳이 합곡인데, 손가락으로 강하게 눌러주면 불편한 속을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고 난 뒤에 열이 위로 상승해서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날 때는 족삼리를 지압해주면 됩니다. 무릎 뼈에서 손가락 네 마디만큼 내려간 부위의 바깥쪽에 위치한 족삼리는 위로 치솟는 열기를 끌어내려주기 때문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를 때 도움이 됩니다.
과음으로 인해 복통이 생기거나 설사를 할 때는 배꼽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내려간 곳에 위치한 음교를 마사지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술로 인해 고생을 덜하려면 술을 마시기 전에는 반드시 식사를 하는 것이 좋고, 술 자리에서는 천천히 술을 마시며, 술 마신 후에는 충분한 휴식 기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김소형 <한의학 박사>
정리=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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