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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한항공 승무원, '땅콩 리턴' 조현아 바라보는 입장 "우리만 더 힘들어 질 것"

입력 2014-12-10 23:33:59 수정 2014-12-10 23: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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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리턴'으로 논란을 일으킨 조현아(40) 대한항공 부사장이 보직 사퇴한데 이어 악화되는 여론에 사표까지 제출했다.

지난 9일 조현아 부사장은 인천공항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과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며 보직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귀국한 조양호 회장은 '땅콩리턴' 논란을 촉발한 장녀 조현아 부사장을 대한항공 보직에서 퇴진시켰으나 보여주기식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10일 조현아 부사장이 사표를 제출한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표 수리 여부는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 시각) 0시 50분 미국 뉴욕발 인천행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 한 승무원이 땅콩을 봉지째 건네자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사무장에게 메뉴얼을 찾으라고 시켰고 태블릿PC의 비번을 못찾는 등 제때 제시하지 못하자 비행기를 후진시키고 사무장에게 '내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한편,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리턴'을 우회적으로 비꼬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10일 기자 간담회에서 “요즘 한국에는 ‘허니버터칩’이라는 과자가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에어아시아가 한국에서 허니버터칩을 많이 확보해 소주와 함께 기내 서비스로 제공하길 바란다”며 “다만 허니버터칩은 봉지로 제공될 것이며, 접시에 담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지금와서 사표를 냈다는게 좋은 모습은 아닌것같다. 처음에 부사장이름으로 사과를 하고 사표를 냈다면 이렇게까지 욕을 먹거나 대한항공까지 싸잡아 매도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론이 들끓고 법적인 문제가 대두되니까 동정론 내지는 보여주기식의 행태인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국제적 망신으로까지 확대된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마음도 좋지만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현직 승무원은 "동료 사이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라면서 "카톡 검열 등 설마 하며 떠도는 얘기들 중 사실인 게 많다. 어떨 땐 회사 분위기가 북한보다 더한 것 같다. 앞으로 교육강화될 것이 뻔해 우리 승무원들만 힘들어질듯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직 회사 관계자 또한 "메뉴얼은 수시로 바뀐다. 샴페인 따르는 메뉴얼이 하루에 3차례 바뀐 경우도 있다. 오너 패밀리가 탑승할 때는 수십개의 선호하는 메뉴 리스트가 전달되며 이번에 문제가 된 마카다미아는 조현아 부사장이 좋아하던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다. 퍼스트클래스(일등석)은 비교적 나이가 어린 승무원들이 배정되다 보니 경험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 같다. 오너 패밀리가 탑승하기 전 기내에는 수십명의 직원들이 동원돼 커텐을 일제히 교체하는 등 트집잡히지 않으려 난리가 나곤 했다. 구두 뒷굽이 닳아 있다는 이유로 국내선으로 보내진 사무장도 있었다. 서비스를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눈에 띄지 않는게 상책이라고들 몸을 사린다"고 대한항공 내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 현지에 버려졌던 사무장이 귀국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가를 낸 것에 대해서도 "엄청난 치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다시 팀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입력 2014-12-10 23:33:59 수정 2014-12-10 23:40:59

#키즈맘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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