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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기자가 직접 체험해 본 '핀덴베베'와 '호기심아이 더하기'

입력 2014-12-29 17:27:56 수정 2014-12-30 14: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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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돌을 넘기면서부터 사 모으다 거실을 가득 채운 전집들. 전뇌가 급격히 발달하는 교육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않겠다며 겁도 없이 사들인 전집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내게 현실을 깨닫게 했다. 문제는 활용이라는 것을.

글 이미나

한솔교육의 <핀덴베베>와 <호기심아이 더하기>는 그런 점에서 우리 채현이의 첫 번째 전집이어야 했다.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고민과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교구와 전집이 있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그 긴 검색과 탐문의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 핀덴베베

다양한 블록과 아이 키만한 퍼니트리, 코끼리 모양의 멀티코코 등 교구와 책이 함께 들어있는 <핀덴베베>는 따로 가이드북이 필요 없다. 엄마가 놀이를 고안하지 않아도 아이 혼자 척척 놀이를 해낸다.

아이가 어떻게 노는지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혼자서 밀고, 끼우고, 굴리고, 만지고, 흥얼거리고, 엉덩이춤도 추었다가 아주 바쁘다. 퍼니트리의 창문을 열고 까꿍놀이도 하고, 과일 모양의 야미블록을 들고 냠냠 먹는 시늉도 하다가 엄마 입에도 쑤욱 들이민다. 포도 블록에서 나는 달콤한 포도향이 익숙한 우리 아기 냄새와 섞여 더없이 향긋하다.

백미는 단연 핀덴카다. 보기엔 그냥 자동차인데 전원 버튼만 누르면 웬만한 세이펜보다 신통하다. 35권이나 되는 다양한 분야의 그림책은 핀덴카의 짝꿍, 책 위에 올려놓으면 책을 읽어준다. 활자만 읽어주는 게 아니라 사자 그림 위에 올리면 어흥, 기차 그림 위에 올리면 칙칙폭폭 다양한 의성어·의태어도 함께 알려준다. 핀덴카를 그림책 표지에 올리면 우리 말로, 영어로 노래도 불러준다. 노랫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는지 채현이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춤을 춘다.

책마다 고유의 노래가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하지만 진짜 신기한 건 색깔책 위에 올려놓았을 때다. 빨강, 파랑, 주황 등 삽화의 색에 따라 차 지붕의 색이 변한다. 아이도 좋아하지만 엄마인 내게 더 신기하다. 따뜻한 물에 닿으면 색이 변하는 물블록도 신기하다.

◆ 호기심아이 더하기

<호기심아이 더하기>는 첫걸음 지식그림책이라는 소개답게 딱 세 살 전후 아이가 보이는 호기심을 두루 모아놓은 전집이다. 비, 자동차 등 익숙한 것이 책에 나오니 아이는 종알종알 무언가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관찰하기, 비교하기, 모아보기, 통합하기 네 가지 영역 안에 다양한 주제를 어른은 미처 생각 못한 아이의 시각으로 말하는데, 정보를 명확하게 전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유아 그림책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의인화하거나 변형하게 마련인데 자칫 너무 추상적이거나 모호하게 표현하면 아이가 더 혼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호기심아이 더하기>는 세밀화와 실사 이미지로 있는 그대로의 지식을 전하고 있었다. 아마, 아이도 나도 어느 비갠 오후에 산책을 하게 되면 나뭇잎이나 거미줄에 맺힌 빗방울을 오래도록 바라볼 것이다. 아이가 책에서 본 것을 현실에서 더 깊이, 자세히 탐구하게 될 것이란 생각만으로도 뿌듯하다.

<호기심아이 더하기>에서 눈에 띄는 것은 영역마다 마련된 탐구더하기 팩이다. 그림자놀이카드, 병풍책, 스티커책, 실제 크기로 펼쳐지는 동물책을 펼쳐놓기만 해도 아이는 신이 나 들썩거렸다. 특히 그림자놀이카드는 외출의 필수품이 되었다. 처음에는 집에서 불을 끄고 스마트폰 불빛을 비춰 그림자놀이를 했는데, 햇살 좋은 날 그림자카드를 들고 요리조리 비춰보면 책에서 설명한 그림자를 아이가 더 잘 이해하는 듯했다.

아이는 매일, 매순간 자란다. 엄마가 회사에 있을 때도, 설거지를 할 때도 아이는 제 스스로 배우고 커간다. <핀덴베베>와 <호기심아이 더하기>는 엄마가 함께 하지 못하는 그 순간, 아이에게 좋은 놀잇감이자 친구가 되어준다. 교구를 만지고 책을 보며 무엇을 확실하게 배웠는지보다 아이가 스스로 놀 수 있다는 게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엄마가 따로 노력하고 준비하지 않아도 부담 없이 함께 놀 수 있도록 구성됐다는 것이 무엇보다 고마웠다.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1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입력 2014-12-29 17:27:56 수정 2014-12-30 14: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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