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은 아이들과 손잡고 갈 만한 곳이 많은 지역이다. 한국만화박물관을 비롯해 부천로봇파크, 아인스월드 등 볼거리와 체험 거리가 다양해 아이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경민이는 오늘 엄마(김효정 씨),동생 지민이와 함께 한국만화박물관과 부천 한옥마을에서 유쾌한 한낮 데이트를 즐겼다.
글 한율 | 사진 박종훈 | 자료제공 한솔교육
엄마의 어린 시절을 따라 새로운 추억을 만들다
부천영상문화단지 안에 자리한 한국만화박물관은 아이에게는 신기하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릴 적 보았던 추억의 만화가 가득한 이곳은 100년 여 우리나라 만화 역사의 발자취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경민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박물관의 전 층 발길 닿는 곳마다 익살스럽거나 엉뚱하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만화 속 주인공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경민이는 여느 여자아이들처럼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엘사에 푹 빠져 있었다. 〈뽀로로〉와 〈꼬마버스 타요〉 등 친근한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겨울왕국〉처럼 외국 애니메이션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한국만화박물관은 다소 아날로그적인 장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는 이전까지 할 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즐거움이 가득해진다. 거기다 엄마와 사랑하는 동생 지민이까지 함께하는 오붓한 시간이니 행복함이 클 수밖에. 타임캡슐을 타고 80년대 만화가게로 이동한 듯한 ‘땡이네 만화가게’에서 경민·지민 자매는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긴다. “엄마! 여기 전화가 있어요. 아빠에게 전화 걸어볼까요?” 자매는 전화기를 붙잡고 아빠에게 전화 거는 시늉을 직접 해 보였다.
동생 지민이의 손을 꼭 잡고 전시관을 관람하는 경민이는 또래에 비해 생각이 깊고 의젓해서 엄마 아빠를 깜짝깜짝 놀라게 할 때가 많다. 엄마는 어린 동생에게 잘 양보하는 착한 언니이자 동생을 끔찍이 사랑하는 엄마 같은 마음을 지닌 경민이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어느 날 경민이랑 어린이집으로 지민이를 데리러 간 적이 있었어요. 지민이가 놀이터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더니 경민이가 ‘엄마, 나 눈물이 날 것 같아. 지민이가 혼자서 참 잘 놀아. 많이 컸어. 예쁘고 기특해’라면서 눈물을 글썽였어요. 또 며칠전에는 남편의 생일에 경민이가 장문의 편지를 써서 아빠를 무척 감동시켰죠.”
엄마의 말을 조용히 듣고 경민이가 수줍은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한국만화박물관 3층에는 만화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4D 상영관이 있고, 4층에는 만화를 콘셉트로 꾸민 다양한 체험들이 기다리는 만화체험관이 있다. 캐릭터의 얼굴과 머리, 옷 등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나만의 캐릭터 만들기’는 여자아이들에게, 무림의 고수 복장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무림의 세계’는 남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경민이도 잠시 캐릭터 만들기에 빠졌다. 그 표정이 얼마나 진지하던지 동생 지민이가 언니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런 진지한 모습은 〈신기한 한글나라〉 수업에서도 보인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해서인지 수업 시간에 늘 진지하다고 엄마 김효정 씨는 전한다. 그리고 그런 언니를 따라 동생 지민이 역시 언니가 수업 중일 때면 늘 옆에서 경청한다고.
전통 놀이로 즐긴 유쾌한 시간
엄마와 자매는 부천 한옥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국만화박물관에서 도보로 5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 부천 한옥마을은 한옥의 정겨움이 따뜻하게 흐르는 가운데 장승, 항아리, 지게, 멍석 등 아이들이 평소에 잘 볼 수 없는 전통 소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부천 한옥마을은 떡 만들기와 전통 매듭 만들기 등 체험은 물론 실제로 숙박까지 가능한 곳. 전통의 향기 물씬 풍기는 이곳은 가족이 하루 정도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한옥마을 한쪽으로는 전통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네뛰기, 투호, 널뛰기 등을 보고 경민이의 호기심이 커졌다. 경민이는 동생 지민이와 투호 놀이로 바쁘다. “지민아, 이쪽으로 던져봐. 너무 세게 던지면 안 돼.”
지민이에게 상세한 설명까지 덧붙여주는 경민이가 엄마에게도 함께 해보자며 팔을 잡아당겼다. 경민이의 화살이 정확하게 항아리로 들어가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경민이의 표정이
오후의 햇살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경민이가 작년까지만 해도 꽤 내성적인 편이었는데, 올해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훌쩍 성장한 게 눈에 보여요. 워낙 책 읽기를 좋아해서 책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요즘 들어서는 친구들과 뛰어노는 시간도 늘었답니다. 동생이 생기고부터 자신의 자리를 많이 내어준 것 같은 허전함을 느꼈을까봐 간혹 마음이 짠한 경우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경민이가 엄마와 동생을 잘 이해해주는 것 같아 무척 고마워요.”
경민이와 지민이가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대청마루에 앉아 있다. 서로에게 몸을 기대고 깔깔 웃는 자매의 모습에 엄마는 경민이가 그새 훌쩍 자란 것 같아 흐뭇하고 대견스럽다.
◆부천 나들이 추천 코스
부천 한옥마을
2006년 문화관광부와 경기도에서 설치 권장 사업으로 선정되어 2008년 9월 부천시에서 한옥 9개동을 건립해 조성되었다. 전통 문화학교,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전통 혼례 등 다양한 전통 체험이 가능하다.
아인스월드
부천의 종합 오락 월드로 불리는 곳. 피라미드나 에펠탑 등 세계의 유명 건축물을 25분의 1로 축소하여 전시한 미니어처 테마파크가 가장 인기다. 세계야경 판타지 빛 축제를 연중무휴로 진행하고 있으며 바비큐 캠핑장, 인공 워터풀, 공연장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로봇파크
종이로 만든 로봇부터 산업용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로봇을 만날 수 있다. 로봇을 직접 조종해볼 수 있는 체험존이 있어서 남자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블록 로봇이나 종이로봇을 만들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만화박물관
만화영화상영관, 만화도서관, 만화 체험존 등을 마련해 한국 만화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안녕 자두야〉, 〈검정 고무신〉, 〈꺼벙이〉 같은 친숙한 캐릭터를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넓은 실내 공간을 만화 캐릭터로 꾸며서 아이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상동호수공원
자연과 도시의 아름다움이 어 우러진 모습을 동시에 선사하 는 곳으로 자전거 길과 산책로 가 있어서 나들이 나온 가족들 이나 연인들이 찾기에 좋은 곳 이다. 공원 곳곳에 놓인 조형 물과 다양한 식물이 산책을 즐겁게 한다.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1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