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영어교육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찬반으로 갈라지다 보니 아이를 교육하는 부모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아이에게 괜히 영어를 가르쳤다가 모국어까지 못하게 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에 유치원에서 하는 영어교육마저 조심스럽다가도,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또래 아이들을 보면 '우리 아이만 나중에 영어를 못하면 어쩌지'하는 두려움에 영어교육을 서두른다.
지난해 6월 육아정책연구소 '유아기 영어교육의 적절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유아기 영어 교육'에 대한 찬반 측 모두 영어교육이 이중 언어 습득에 효과는 있으나, 과도하거나 주입식의 영어교육은 오히려 발달에 좋지 않으며, 학원 등의 사교육보단 가정에서 부모에 의한 영어교육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찬성 측은 일상 속 영어가 부자연스러운 환경에서도 수시로 이뤄지는 유아기 영어 교육이 아이의 발달에 도움을 준단 사실을 검증했다. 영어교육이 한국어 습득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며, 일찍 시작하고 영어 노출 기간이 긴 아이일 수록 또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다닌 아이일수록 아이의 모국어와 영어 구사 능력이 안정적이라는 것.
이에 반대 측은 유아기 영어교육을 빨리 시작하는 것은 영어 습득에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단 입장이다. 이중 언어 습득으로 아이들에게 괜히 혼란을 줘 스트레스를 줄 뿐이란 것. 또한 영어교육의 적절한 시작 시기를 만 6세에서 만 7세로 제안하며, 유아기에는 영어교육보단 모국어와 생활 습관을 형성하는 등의 필수 과업들에 좀 더 초점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리하면 유아기 때 영어를 배우든 배우지 않든 만 6세 이후에 아이의 영어 능력 격차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도 아니며, 반대로 유아기에 영어 사용으로 한국어가 서투를 수 있지만 이 역시 아이가 성장하면서 그 격차가 줄어든단 것이다.
그러므로 유아기 영어교육은 아이의 흥미나 관심에 따라 부모가 판단하는 것이 올바르다. 다만 어떤 식으로든 아이를 상대로 '과도한 강제적' 교육이 이뤄져선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엔 아이의 흥미를 고려한 다양한 '놀이식'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소개되고 있으니, 우리 아이의 성향에 알맞은 프로그램을 고민해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편, 우리나라 유치원에서는 2011년 '누리과정' 도입 이후 학부모의 요구를 일정 수용해 방과 후 교육과정 시간에 영어를 포함해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총 3만 3919개의 유치원에서 특성화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는 데 이 중 '문화·예술영역 프로그램'이 40.6%로 가장 많고, '언어영역(영어 포함)'이 21.8%로 두 번째를 차지하며 '과학창의 영역'이 가장 적게 운영됐다. 특히 언어영역 중 '영어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율이 59.0%로 가장 높아 영어가 언어영역의 주된 프로그램임을 알 수 있다.
키즈맘 윤은경 기자 e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