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가사일에 직장생활에 쫓기다보면 하루 30분 같이 앉아 책을 읽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다. 책을 많이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주변의 무엇이라도 좋으니 같이 읽는 습관을 들여보자.
아이에게 모험과 상상의 이야기로 가득한 '그림책'만 보여 줘야 한단 법은 어디에도 없다. 아이의 언어 능력과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도구가 되어줄 읽을거리는 주위에 널려 있다. 그림책 외에도 세상엔 수 많은 종류의 책이 있고 꼭 문학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아이의 흥미를 이끌 수 있다.
게다가 세상에 읽을 거리는 책뿐만이 아니다. 잡지, 신문, 레시피, 인터넷 기사, 제품 사용설명서 등 무궁무진하다. 일상 속에서 이런 것들을 접할 때 혼자만 보지 말고 아이와 함께 읽어 보자. 아이가 관심을 갖는 무엇이든 아이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좋은 '책'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도구가 무엇이든 간에 아이와 함께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읽고 소통하는 것이다.
◆ 잡지와 신문 읽기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접하게 되는 잡지와 신문은 아이에겐 새로운 경험의 통로가 된다. 대부분의 잡지와 신문은 아이가 읽기엔 글자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글보다는 사진과 그림 위주로 보는 것이 좋다. 페이지마다 주제가 달라지고 다양한 인물, 동물, 사물 등이 등장하기 때문에 아이의 관심을 이끄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읽을 거리다. 예를 들어, '축구'에 관한 기사를 함께 보면서 아이와 지난 축구 놀이 경험을 떠올리며 이야기 나눌 수 있다. 패션 잡지 속 화보를 보면서 모델의 포즈를 따라해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본문보다 글씨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광고는 아이들이 직접 글을 읽어보며 그 의미를 유추해볼 수도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선정적인 사진이나 그림이 포함돼 있다면 미리 정리해둘 것.
◆ 함께 편지 쓰기
"고맙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잘지내셨어요"와 같은 공손한 표현은 사실 말보다 편지에서 자주 사용한다. 최근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손편지를 쓸 일이 부쩍 줄었지만 편지만큼 아이에게 쓰기 연습을 즐겁게 시킬 수 있는 기회는 없다. 말보다 글은 머릿 속에서 한번 더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날짜, 받는 이, 보내는 이, 서명과 같은 편지 특유의 형식에 관한 의미를 알려주면 아이들은 자신과 소중한 사람의 이름이 담긴 편지를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보관할 것이다. 일상 속 대화도 중요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간 편지 주고받기 시간을 마련해보자. 단언컨대, 아이의 쓰기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 설명서에 따라 장난감 조립하기
지시나 명령 순서에 따라 그대로 실천하는 일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연습해야 할 과제다. 1번부터 순서대로 따르다 보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데, 그 과정을 통해 아이는 문제해결능력,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과정 중 실수나 오류를 범한 부분을 되짚어보거나 원인을 파악하면서 논리력 또한 쑥쑥 자라난다. 이제까지 아이의 장난감 조립이 엄마 또는 아빠의 몫이었다면 앞으로는 아이와 함께 해보자. 아이가 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부분은 엄마나 아빠가 하고 아이가 혼자할 수 있는 부분을 아이에게 맡기면 된다. 완성된 장난감을 보며 느끼는 아이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 다양한 종류의 책 읽기
다양한 종류의 책이 가득한 서점 또는 도서관에 데려가 아이가 직접 책을 고르게 하자. 꼭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도 좋다. 아이가 골라온 책이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사진만 가득한 사진집이든, 패션 잡지든 중요하지 않다. 만약 아이가 '시집'을 골라왔다면 아이에게 '시'라는 문학 장르를 소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기면 된다. 책의 특징에 따라 그리고 아이의 관심에 따라 책 장을 넘기며 함께 책을 읽으면 그걸로 좋은 엄마 아빠 노릇을 다한 것이다. 잊지말아야 할 점은 무엇이든 함께 읽고 그것에 관해 소통하는 그 자체가 중요하단 점이다.
키즈맘 윤은경 기자 e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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