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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 멀리하다 '비행소년' 만든다

입력 2015-01-08 13:36:00 수정 2015-01-08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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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 안하면 비행 저지를 확률 3배 증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약자로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장애를 주증상으로 하는 소아정신과질환이다. 대체로 주의지속시간이 짧고 과잉행동, 충동성을 보이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성인까지 증상이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 6일 건강보험진흥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9세까지 유아 및 청소년 환자는 5만명 정도였으나 지난해에는 약 5만 5000명 수준으로 4년 사이에 10%나 증가했다. 진료를 받지 않은 숫자는 확인할 수 없어 실제 질환자는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고교 재학 남녀 청소년 1022명과 보호관찰소에 입소한 14세에서 20세까지의 남녀 청소년 295명을 대상으로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문제와 비행행동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 청소년 중에서는 7.4%가 ADHD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 비행 청소년 중엔 일반청소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많은 19.0%가 ADHD 문제를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자녀에게 ADHD 증상이 있다면 구체적인 치료가 시급함을 시사한다.

◆ ADHD의 연령별 행동 특징

ADHD는 갓난아기 때부터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 무렵인 5~7세 사이에 많이 발견된다. 이는 국내 아동 가운데 3~5% 정도를 차지하며 특히 소아정신과를 찾는 환자들 중 1/3 이상은 ADHD 환자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인 행동특성은 나이에 따라 다른데 3~5세의 경우 친구들 간 규칙을 잘 안 지키고 쉽게 화를 내 또래집단 생활에 어려움이 많다. 단순한 지시도 따르지 못하고 장난감이나 놀이기구를 친구와 함께 사용하거나 순서를 기다리지 못하며 종종 남의 물건을 빼앗는다.

또 식사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기를 힘들어 하고 같은 장난감에 쉽게 싫증내며 끊임없이 말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차단한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교실에서 자리에 앉아서도 안절부절 못하고 교실에서 돌아다니며 질문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시점에 대답하고 엉뚱한 말을 불쑥불쑥 말하기도 한다. 매우 공격적으로 놀고 경솔한 실수를 자주 저지른다.

같은 ADHD라도 남자들은 공격성, 여자들은 집중력 결핍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여자들의 병이 발견되기 어렵다. 학업·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반복되는 꾸중으로 자신감이 떨어지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으면 전문 기관을 찾아 치료를 해야 한다.

◆ 조용한 ADHD, 공부 잘하는 ADHD

같은 ADHD 아동이라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과잉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많지만 겉보기에 보통 학생들과 별 차이가 없는 '조용한 ADHD'도 있고 심지어 '공부 잘하는 ADHD'도 있다. 따라서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여자 아이들은 소위 '조용한 ADHD'라 불리는 주의력 결핍형이 많은데 겉으로 드러나는 과잉행동은 없지만 주의력이 낮다. 아이가 겉으로 보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고 공부할 때도 책상에 꾸준하게 앉아 있지만 성적이 턱없이 낮다면 주의력 결핍형 ADHD를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러한 유형의 ADHD는 저학년보다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발견하기 쉽다.

단순 암기를 사용하는 저학년의 학습에서는 주의력이 낮아도 성적이 잘 나올 수 있지만 학습양이 많아지고 내용이 깊어지는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공부를 따라가기에 어려움을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고학년이나 중학교로 진학을 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도 성적이 지나치게 낮다면 주의력문제를 의심해 볼 수도 있다.

◆ ADHD는 여러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

ADHD는 전두엽의 기능이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한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 치료하는 것은 치료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신경학적인 관점에서는 ADHD의 원인으로 전두엽의 기능 저하를 꼽는다. ADHD 아동의 경우 인지능력과 주의력, 집중력, 충동억제능력 등의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전두엽의 기능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뇌파를 조절하여 집중이 잘 되고 과잉행동을 줄이도록 하는 두뇌훈련방법인 뉴로피드백은 ADHD증상을 개선시키는 신경학적 방법 중 하나다. 각기 다른 감각들의 통합을 도와 신경계의 오류를 바로잡는 감각통합훈련이나 호흡을 통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바이오피드백도 큰 도움이 된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의 접근도 중요하다. 증상을 가지고 있는 아이의 학교생활이나 가정에서의 심리상태를 면밀히 관찰해 아이가 어떠한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지는지 어떠한 상황에서 증상이 완화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님과의 상담을 통해 ADHD 아동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 ADHD 증상 개선에 오메가-3 지방산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국대의료원 환경보건센터 임명호 교수팀이 ADHD로 진단된 초등학생 21명에게 캡슐 형태의 오메가-3 지방산을 하루 2회씩 6주간 복용시킨 결과, 오메가-3 지방산을 먹지 않은 대조군(27명)에 비해 ADHD 증상의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 이런 개선 효과는 ADHD의 대표적 증상인 과잉행동과 충동성 부분에서 뚜렷했다.

◆ 집에서 해줘야 할 것

우선 집안 인테리어나 가구, 물건들을 단순하게 하고 잘 정리해둔다. 낮선 손님을 초대하는 것을 삼가는 것도 아이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된다.

ADHD 아동들은 불쑥불쑥 생각나는 대로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많으므로 매일 매일의 일상을 규칙적으로 하도록 지도하고 미리 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다.

가령 이를 닦고 잠옷을 갈아입고 공부하는 등의 절차를 꼼꼼히 하도록 지시하고 방과 후에도 할 일을 시간단위로 정해 미리 준비하도록 알려주고 메모지에 매일 할 일을 적어 책상 앞에 붙여주는 식이다.

ADHD 아이들의 지능지수(IQ)는 크게 떨어지지 않지만, 꾸준히 공부하지 못해 흔히 학습장애를 보인다. 이런 경우는 소그룹이나 개인 가정교사에 의한 개별학습이 도움이 된다. 잦은 포상과 칭찬으로 긍정적인 자아상과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
입력 2015-01-08 13:36:00 수정 2015-01-08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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