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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어린이집, 맞벌이 부부도 가능할까? 장단점 비교

입력 2015-01-09 18:22:59 수정 2015-02-23 1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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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를 찾던 사람들이 변해가고 있다. 사람간의 거리를 좁히는 라이프 스타일이 점점 대세로 떠오른다. 이런 삶을 지향하는 이들은 서로 사물과 공간, 지식들을 공유하며 도움을 주고 받는다. 이런 흐름은 부모들의 육아 방식에도 영향을 끼친다. 공동체 안에서 부모들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육아가 그것이다.

아이들은 엄마 품에서 밖으로 나와 사회성을 배운다. 사회성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발달되며 성격이 성립되는 유아기 때 자리 잡는다. 이때 발달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까지 문제가 된다. 따라서 아이가 처음 사회를 접하는 보육원, 어린이집에서의 생활이 중요하다.

특히 또래들과 한 가족처럼 어우러져 자라는 공동육아는 아이들의 사회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사람들과 교류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본 아이는 사회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방법을 자연스레 터득한다.

부모들이 힘을 모아 아이들을 같이 키우는 공동육아. 국내 공동육아는 크게 협동조합형 공동육아와 품앗이 공동육아로 구분된다. 협동조합형 공동육아는 부모가 출자금을 내어 공간 확보, 교사 채용 등 조합원들이 중심이 돼 모든 운영을 관할하는 방식이다. 부모 참여 이외에도 부모와 교사, 조합원간의 긍정적인 상호작용 확대가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지닌다.

품앗이 공동육아는 지역 내 부모들이 서로의 집을 방문하며 지도를 하거나 한 장소에서 아이들이 모아놓고 다양한 품을 나누는 방식으로, 저마다 다양한 형태로 교육이 진행된다. 적은 비용에 비해 교육적 효과가 크고 사회적 발달 측면에서 장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여성가족부의 품앗이 활동의 공간으로 기능하는 공동육아나눔터는 지난 2013년 1월 '아이돌봄지원법'이 시행됨에 따라 생겨났다.

새로운 법의 시행과 부모들의 인식 변화 때문인지, 최근 공동육아 시설의 증가가 눈에 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협동조합형 공동육아 운영·이용 현황 및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집 수는 2005년 2만 8367개소에서 2013년 4만 3770개소로 50% 이상 증가했다. 이중 부모협동어린이집의 증가가 가장 두드러져 2005년(42개소)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2012년(113개소)과 2013년(129개소)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부모협동어린이집의 설치·운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 지역의 부모협동 어린이집 이용 부모 총 867명(56개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부모협동어린이집을 이용 중인 부모들의 참여 동기는 보육‧교육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가 47.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공동육아 방식의 육아, 교사에 대한 신뢰가 각각 18.9%와 12.6% 순이다. 1순위와 2순위 응답율을 종합하면, 안전한 먹거리도 주된 동기로 지적된다.

◆ 공동육아 어린이집, 등원 빠르고 하원 늦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일반 어린이집보다 부모의 할 일이 많아 맞벌이 가구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같은 연구의 조사에 따르면 등하원 시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맞벌이 부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면도 있다.





평일 어린이집 등원과 하원 시각을 조사한 결과, 맞벌이 가구는 전국 평균과 비교해 평일 등원은 이르고, 하원 시간은 늦다. 비맞벌이 가구의 오전 7시 등원 비율은 0.5%, 오후 6시 이후 하원 비율은 2.1%다. 반면 맞벌이 가구는 오전 7시에 등원하는 경우가 7.5%, 오후 6시 이후 하원하는 경우가 13.6%로 비맞벌이 가구에 비해 각각 15배, 6.5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사)공공교에 등록된 어린이집의 오전 7시 등원, 오후 6시 이후 하원의 비율이 비공공교의 같은 시각 등원·하원의의 비율보다 높은 것과 비슷한 추이다. 이는 부모들의 참여에 의해 운영돼 등·하원 시간 조절이 비교적 자유로운 (사)공공교 소속 어린이집의 특징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부모협동어린이집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일찍 맡기고 늦게 데리러 갈 수 밖에 없는 맞벌이 가구의 보육 수요에 부합하는 장점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 공동육아, 인프라와 집단 외 소통 필요



현재 이용 중인 어린이집의 운영상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영구 터전 마련이 23.3%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그 다음으로는 조합원간 공동육아 이념과 철학 공유 20.1%, 출자금과 보육료 등 비용 과다해소 15.2% 순이다. 1, 2순위 응답을 종합하면, 영구 터전의 마련 보다 조합원간 공동육아 이념과 철학 공유에 대한 수요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공동육아에 참여하는 부모들은 조합의 집단 내 이웃과는 육아를 공유함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반면, 공동육아에 참여하지 않는 집단 외 이웃과는 매우 단절되어 공동체성이 외부로 확산되지 못하고 폐쇄성을 경험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가족관계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는 공동육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부부가 함께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부부간 육아 문제를 공유하고 평등 지향적인 부부 관계로의 개선이 이루어진다. 이로써 부모는 부모 역할을 배우고, 내 아이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겨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다고 분석된다.

특히 아버지들의 양육 경험을 사회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빠들은 육아협동조합의 평일 아마(일일 교사) 활동을 통해 자신의 아이에 대한 이해와 대화의 폭을 넓히고 아이 돌보기에 필요한 양육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이처럼 공동육아는 가족관계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경험이 이루어지나, 집단 외 이웃과는 관계하려는 욕구가 없고, 배타적 시각을 인식하는 등의 경험이 이루어지므로 공동체성이 외부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참고 - '협동조합형 공동육아 운영·이용 현황 및 활성화 방안(육아정책연구소)' 연구보고>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
입력 2015-01-09 18:22:59 수정 2015-02-23 1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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