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말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며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그때 어렵게 만난 대한항공 승무원은 이같이 말했다. 설마... 모든 세간의 관심이 대한항공에 쏠려 있고 박창진 사무장의 입에 모아져 있는데 그렇게 대담한 일을 대한항공이 벌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승무원의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사건이 결국 일어났다.
대한항공이 '땅콩 회항'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에 대해 징계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난 것.
지난 15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재판에 넘겨진 날, 대한항공 측이 박창진 사무장에 대해서 무단결근을 이유로 징계를 시도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담당 직원은 박 사무장이 지난해 12월 8일 진단서 원본을 첨부해 회사에 병가 신청을 했다며 "박창진 사무장이 진단서 원본을 사내 직원에게 전달했으나, 직원이 병가 처리 담당자에게 제때 전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조 전 부사장이 검찰에 출석한 지난 12월 17일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냈다가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조 전무가 복수하겠다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조 전 부사장의 폭행, 폭언 등을 폭로한 박창진 사무장 등을 가리키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제기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5일(현지시각) 뉴욕발(發) 인천행 대한항공 KE086편 1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박창진 사무장에게 "이 비행기 당장 세워, 나, 이 비행기 안 띄울 거야. 당장 기장한테 비행기 세우라고 연락해"라고 고함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사무장은 "이미 비행기가 활주로에 들어서기 시작해 비행기를 세울 수 없다"고 만류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상관없어, 네가 나한테 대들어? 어따 대고 말대꾸야. 내가 세우라잖아"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서울남부 구치소에서 수형번호 '4200번'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오는 19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