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첫 유치원·어린이집 입학이 시작되면서 고민도 설렘도 많아지는 시기 3월. 재원생이나 졸업생 엄마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자면 더 혼란스럽기만 하다. 내 욕심을 모두 충족하면 정말 좋겠지만 입학 초기부터 불만이나 서운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 엄마만큼 중요한 담임 선생님과 대면하거나 통화를 할 때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염은희 부모교육연구소장은 "부모의 원과 교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아이의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작은 일이라도 늘 교사와 이야기를 나누되, 교사가 수업에 방해되지 않는 시간이어야 하고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으면서 서로의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염 소장이 소개하는 '교사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현명한 부모의 상담법' 5가지.
01 기본적인 상담 인사나 예절을 갖춘다
통화나 대면을 했을 때, "선생님, 안녕하세요. OOO 엄마입니다. 지금 통화 괜찮으세요?"라며 인사를 먼저 나누고 본인을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통화가 괜찮은지 물어보는 것이 기본 예의며 교사가 자신보다 어리다고 해서 반말과 존대말을 섞어 사용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
02 질문할 내용을 미리 준비한다
오해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물어보는 것. '이런 것 까지 물어봐도 되나?' 망설이지 말고 궁금한 것들을 모두 적어보자. 엄마들에게 들은 소문들로 추측하고 확대해석 하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한 방법이다. 그리고 사실 무엇을 묻느냐보단 어떻게 묻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상담 시에는 교사에 대한 예의를 갖추되, 준비한 질문거리를 당당하게 물어보자.
03 옷은 단정하게 차려 입는다
겉 모습보다 속 마음이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단정한 옷차림을 갖추는 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의 의미이기도 하다. 누구에게 잘보이기 위함이라기 보단 교사에 대한 존중을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가르치는 기회가 된다.
04 눈을 마주치며 메모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떤 대화 상대와 대화를 하더라도 적용되면 좋은 방법으로 원장이나 교사와 눈을 마주치고 집중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상대의 이야기를 요약해 메모해두는 일은 중요하다. 혹시라도 차후에 생길 오해를 미리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메모를 해두면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빠뜨리지 않고 챙길 수 있다.
05 불만이나 부탁이 있을 시엔 미리 감정을 추스리고 말한다
최근 어린이집 아동 폭행 사건 같이 부모 입장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감정이 격해져서 교사에게 다짜고짜 전화나 대면으로 따지게 되면 상황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제대로 전달할 수 없게 된다. 감정은 표현하는 것이지 폭발하는 것이 아니다. 또 부모가 갈등이나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문제해결능력을 키운다. 갈등 상황별 구체적인 대처법을 알아보자.
[상황1] 아이가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상처가 나서 왔을 경우
"선생님, 안녕하세요. OOO 엄마입니다. 오늘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나서 왔네요. 알고 계셨나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선생님의 상황 설명을 통한 사실 확인이 우선돼야 한다. 확인 후엔 "아, 그랬군요. 선생님도 놀라셨겠어요. 저도 처음에는 좀 화가 나더라고요. 그런데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이해가 되네요"라며 서로의 감정을 공감하는 것이 좋다. 만약 우리 아이가 잘못했다해도 부모의 입장에서 속상하긴 마찬가지. "사실 쪽지나 연락이 따로 없으셔서 좀 서운하기는 했습니다. 저도 집에서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좀 더 주의 시키겠습니다. 선생님도 좀 더 신경 써 주세요"라고 기대와 바람을 전하면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상황2] 원에 제출하는 서류(준비물)가 며칠째 계속 아이 가방에 그대로 들어있을 경우
"선생님, 안녕하세요. OOO엄마입니다. OOO 편에 서류(준비물)를 보냈는 데 며칠째 계속 가방에 그대로 있네요. OOO가 내향적인 아이라서 이런 일이 더 많이 신경쓰입니다. 바쁘시겠지만 좀 부탁드릴게요. 저도 집에서 더 연습시키겠습니다" 아이의 특성을 교사가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또 한 반에 여러 아이들이 함께 있다보니 교사가 우리 아이만 신경쓸 수도 없는 상황. 부모가 알고있는 아이의 특성을 그때그때 교사에게 정확히 전달하면 교사가 아이를 돌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도움말: 염은희 부모교육연구소장>
키즈맘 윤은경 기자 e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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