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은 화이트데이다. 상업적 이벤트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려는 남녀에게 낭만적인 날임에는 틀림이 없다. 한 달 전 남자친구에게 초콜렛과 정성 담긴 선물을 전해 준 여성들이 이번엔 과연 기대해도 좋을까.
지난 12일 유통업계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화이트데이 선물의 키워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실속이다. 경기불황으로 저가형 상품을 선호하는 분위기인 데다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카카오톡, 라인 등 SNS를 통해 선물을 주고받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화이트데이 특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편의점업계의 경우 1만원 미만의 상품 판매가 부쩍 늘었다. 편의점 GS25의 경우 지난해 화이트데이 관련 상품의 전체 매출 가운데 1만원 미만 상품의 비율은 72%에 달했다. 3년 전인 2011년 49%와 비교하면 무려 23% 급증한 셈이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직접 만나는 것보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을 통한 소통이 일반화되면서 SNS를 통해 선물을 전달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 소액결제를 통해 선물을 구매하다보니 구매 규모도 자연스럽게 작아졌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이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대학생 12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대생들이 화이트데이에 가장 받기 싫어하는 선물 1위에 '만들어서 파는 비싸고 부피만 큰 사탕바구니'(38.4%)가 꼽혔다. 이어 '종이학과 학알'(20.3%), '준비 없이 나와서 “뭐 받고 싶어?”라고 묻고 사주는 선물'(15.8%), '처치 곤란한 커다란 곰 인형'(9.7%) 등도 별로라고 답했다.
화이트데이에 가장 눈살 찌푸려지는 꼴불견에는 남녀 모두 '발렌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을 줘놓고, 화이트데이에는 명품백 사달란 여자'(25.2%)를 1위로 꼽았다. 이어 '공공장소에서 애정 행각하는 커플(16.4%)', '공공장소에서 언성 높이며 싸우는 커플(13.5%)', ‘손바닥만한 여자친구 핸드백 대신 들고 있는 남자(10.3%)’, ‘밤늦게까지 술에 취해 거리를 헤매는 연인(10.2%)’, ‘꽃다발, 사탕바구니 들고 모여 서있는 남자들(9.0%)’ 등도 화이트데이의 꼴불견 풍경으로 꼽혔다.
미국에는 화이트데이가 있을까? 정답은 '없다'. 화이트데이는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에만 있는 기념일이고, 미국에서 매년 3월 14일은 '파이 데이(π Day)'다.
미국에서는 원주율을 뜻하는 '파이 값'(3.141592653…)을 소수점 세 번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파이 데이'를 기념하는데, 올해 이날은 더욱 특별하다. 오는 14일이 100년에 한 번 찾아오는 '파이 데이'기 때문이다.
날짜를 월-일-연도 순으로 표기하는 미국에서 올해 3월14일은 3-14-15가 된다. 이날 오전·오후 9시26분53초를 숫자로만 나열해보면 파이 값 소수점 아홉 번째 자리(3.141592653)까지 순서대로 이어진다. 이런 날은 100년 후인 2115년에나 다시 가능해, 현재 미국에서는 파이데이를 기념한 문구를 새겨넣은 다양한 티셔츠와 기념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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