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이나 미세한 흠집이 난 가구, 소비자의 변심으로 반품된 상품, 포장이 손상된 제품, 매장에 전시됐던 가전제품 등의 리퍼브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리퍼브는 '새로 꾸미다'란 뜻의 '리퍼비시(refurbish)'의 준 말이다.
리퍼브매장이 인기있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에 있다. 새것이나 다름 없거나 사용하는데 문제 없는 미세한 흠집이 있는 상품을 평균 40~50%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업체들은 이례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불경기로 고전한 반면 리퍼브 시장은 실속파 소비자들의 영향으로 20% 가량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소비 경향으로 콧대 높은 백화점도 B급 상품 판매에 합류했다. 지난 19일 롯데백화점은 리퍼브 전문 기업인 전시몰과 함께 30억원 규모의 리퍼브 제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 11번가, 옥션 등 다수의 온라인 쇼핑몰이 못난이 과일, 중고상품 등 B급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못난이 과일의 경우 주로 주스를 해먹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11번가의 경우 지난해 중고 상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50% 신장했고, 올해 3월 현재까지도 41% 신장하는 등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기존에는 노트북, 휴대폰, TV, 냉장고 등 디지털 기기를 중심으로 중고상품이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중고 명품, 유모차, 서적 등 상품이 다양화 되고 있다"면서 "리퍼브 제품의 경우 새 상품 대비 가격도 저렴하고 사후관리(AS)도 받을 수 있어 최근 들어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션의 경우도 올해 들어(1월1~3월10일) 리퍼브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5% 이상 증가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태블릿으로 이 기간 358% 성장했다. 이어 TV나 홈시어터 등 고가의 리퍼브 가전제품도 잘 팔려 같은 기간 225% 증가했고 차량용 블랙박스나 하이패스용 리퍼브 제품 등은 186% 늘었다.
리퍼브매장에서는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는 만큼 리스크가 크다. 매장마다 제품 검수 기준이 상이해 파손이 상당히 심한 제품을 팔기도 하는 사례가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되고 있다. 리퍼브매장에서 전자제품이나 IT제품을 사려면 A/S 기간이나 제품 정보 등을 사전 점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구입할 경우 안정성이 확보된 식품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
▶ 간통죄 폐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