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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 딛고 연주자의 꿈 키워요 <매거진 키즈맘>

입력 2015-04-02 17:02:00 수정 2015-04-02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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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부모도 고단한 세상에서 장애인의 부모로 살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영종예술단. 영종예술단의 박진현 군과 정의원 군의 부모를 만나 자폐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희망을 들려주기까지의 고단하지만 희망찬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이미나, 노유진


◆ 색소폰 연주자 박진현 군


박진현 군은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식 축하공연 때 화제가 됐던 색소폰 연주자다. 박 군은 지난 1월에 열렸던 영종음악단 ‘작은 음악회’에서 신나게 기타를 치며 ‘여행을 떠나요’를 열창하고 색소폰 연주를 해 관객들의 박수를 한 몸에 받았다. 박 군의 엄마 최은미 씨는 아들이 초등학생 때 피아노학원 발표회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이후 박 군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풍물을, 중학생 때부터는 색소폰과 기타를 다루게 됐다.

최 씨와 남편 역시 처음에는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현재 박 군의 언어 수준은 5세 정도로 자폐 2급 진단을 받았다. 최 씨는 박 군의 장애가 나을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박 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영구 장애가 된다. 힘든 적도 많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진현이가 어렸을 때는 ‘왜 나한테, 왜 우리 아이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생각하고 현실을 부정했죠. 진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도 인정을 하지 않았어요. 진단도 받지 않았죠. 진단을 받으면 장애인이라는 꼬리표가 생기는 기분이었으니까요.”

최근에는 색소폰으로 온 가족이 단합했다. 남편과 박 군은 이미 한 무대에 선 적도 많다. 최 씨는 세 가족이 함께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의 꿈을 생각한다.

“진현이가 음악을 좋아하니까 작은 음악카페를 운영하는 게 꿈이에요. 그러려면 저부터 먼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야겠죠. 언젠가는 카페를 열어서 여유롭게 차도 마시고, 그 안에서 진현이가 좋아하는 음악도 하게 되리라는 그런 그림을 그려요.”


◆ 영종예술단 홍보대사 정의원 군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한 다음 아이 담임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어요. 당신 아들이 교실에 똥을 쌌으니 당장 와서 치우라고요. 우리 아이는 자기가 생각하기에 더러운 곳에서 일을 안 봐요. 그때 생각했어요. 장애 아이들 옆에 보조역할을 해줄 수 있는 특수교육 보조원이 있어야 한다고요.”

자폐성장애 1급 정의원 군의 아버지 정창교 씨는 장애아들의 교육과 성장이 더 이상 가정에서만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료 봉사자가 아닌 유급 봉사자가 장애아들을 뒷받침해줘야 했다. 정 씨는 ‘특수교육 보조원’ 배치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살고 있던 인천시 교육청과 시청 등을 중심으로 건의하기 시작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서명운동을 벌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6만5000명의 서명이 모아졌고 2001년 국가계획에 반영돼 예산을 확보했다. 처음에는 인천지역에서 시작됐으나 현재는 전국구로 확대된 상황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고등학교까지 무사히 마친 정 군은 현재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월 1회 음악회에서 피아니스트로 변신한다. 정 씨도 처음에는 정 군의 자폐진단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집안의 장손이었던 정 군이 눈을 맞추지 않고 교감 없이 혼자 놀아도 그저 발달이 좀 늦다고만 여겼다.

“처음엔 충격이었죠. 그러나 부모로서 마음을 다잡고 길게 보고 대처하자고 결심했어요. 평생 간다 해도 고쳐지지 않을 거라는 걸 받아들였죠. 장애랑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걸 인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장애인등록증을 받지 않고 버티는 엄마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예요.”

장애아들이 예술을 하게 되면 몰입하는 시간 동안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정 군 또한 초등학교 때부터 주 1회 레슨을 받으며 음악적 재능을 키워왔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인 2010년 인천대교 개통 1주년 때는 인천대교주식회사가 마련한 ’유엔의 날 인천대교 장애인대축제’에서 ‘죽어도 못 보내’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인천대교 기념관 1층 장애인카페 <작은음악회>

인천대교주식회사가 장애인카페를 발달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하면서 카페는 발달장애인 예술가들의 연주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꿈꾸는 마을은 취업이 어려운 중증 발달장애인들의 행복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매월 1회 인천대교기념관 1층 장애인카페에서 발달장애인들의 작은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위 사진은 지난 1월 작은음악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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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02 17:02:00 수정 2015-04-02 1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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