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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노벨상' 라가치상 수상작 아이와 함께 읽어요

입력 2015-04-10 17:43:00 수정 2015-04-10 17: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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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어린이 책 박람회인 제 52회 볼로냐 아동도서전이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2일까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진행됐다. 75개국 1200개 출판사가 참여해 2만5000여 명이 관람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는 후문.

올해 한국은 주빈국 크로아티아 못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의 그림책 6종이 '그림책의 노벨상'으로도 불리는 도서전의 하이라이트 라가치 상(Ragazzi:이탈리아어로 어린이란 뜻) 전 부문에서 우수상(스페셜 멘션)을 석권하는 쾌거를 거둔 덕분이다.

한국은 2004년부터 대상 1편을 비롯해 여러 차례 라가치 수상작을 냈지만, 전 부문에서 입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2015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수상한 한국 그림책 작품들을 살펴보자. 아름다운 그림과 글의 조화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반하게 만든다.

◆ 2015 볼로냐 아동도서전

볼로냐 라가치 상: 볼로냐 아동 도서전 주최 측이 전 세계 아동도서를 대상으로 그래픽과 편집 디자인이 우수한 도서를 선정해 도서전 기간 동안 수여하는 상. 픽션, 논픽션, 뉴호라이즌, 오페라 프리마 4개 분야로 나누어 작가와 출판사 모두에게 수여한다. 도서전이 열리기 전에 수상 내역을 확인할 수 있으며, 수상 작품은 전시 내내 홀에 전시하고 각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가들은 전시 기간 동안 작품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이 상은 도서전에 2회 이상 참가한 출판사에게 출품 자격이 주어진다.

- 픽션: 판타지 소설이나 그림 동화

- 논픽션: 과학, 역사, 미술, 음악, 자서전 및 최근 이슈

- 뉴호라이즌: 아랍국,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도국 출판계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 산물

- 오페라 프리마: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의 처음 출판된 작품

- 북앤시즈 : ‘2015 밀라노 엑스포’를 기념해 신설. 농업·유기농·식품·생물다양성·기아문제 등을 다룬 책이 대상

◆ 2015 볼로냐 아동도서전 라가치 상 입상작

- 픽션 부문 우수상 '나의 작은 인형상자'(컬쳐플랫폼, 정유미 그림), '담'(반달, 지경애 글·그림)

- 논픽션 부문 우수상 '민들레는 민들레'(이야기꽃출판사, 김장성 글·오현경 그림)

- 뉴호라이즌 부문 우수상 '떼루떼루' (시공주니어, 박연철)

- 오페라 프리마 부문 '위를 봐요' (현암사, 정진호)

- 북앤시즈(Books and Seeds) 부문 우수상 '세상에서 가장 큰 케이크'(주니어김영사, 안영은 글·김성희 그림)

/알라딘 홈페이지


1. 나의 작은 인형 상자

'나의 작은 인형 상자'는 한 소녀가 직접 만든 작은 인형 상자 안을 여행하면서 4명의 캐릭터들을 만나는 이야기다. 소녀의 내면을 소녀가 만든 작은 인형 상자의 공간으로 표현하고 소녀를 닮은 4명의 캐릭터를 통해 자아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인형 상자 안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소녀는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신이 만든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

정유미 작가는 지난해 '먼지아이'로 한국인 최초로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부문(중동·남미·아시아·아프리카 작품) 대상을 수상했던 바 있다. 올해는 '나의 작은 인형 상자'로 라가치상 픽션 부문에서 '관심작'(특별언급, 대상 바로 아래 2등상)으로 선정돼 한국인 최초로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알라딘 홈페이지


2. 담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골목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 공깃돌을 던진다. 금이 가고, 칠이 벗겨진 담벼락에 다섯 손가락을 대면서 걸으면, 담에서는 피아노 소리가 난다. 집과 집을 나누고, 내 것과 네 것을 나누던 담은 어느새 아이들을 지켜 주고 함께 놀아 주는 친구가 된다. 담을 친구 삼아 놀면 어느새 해는 지고 밥 먹자 외치는 소리와 함께 아이들이 집으로 들어가는 따뜻한 시간을 묘사했다.

양면에 펼쳐진 소박한 그림, 옆에는 단 한 줄의 이야기만이 들어 있다. 하지만 '담'은 첫 페이지부터 독자를 빠져들게 한다. 첫 작품이고 작품을 내기 위해 5년의 시간을 투자했다는 작가의 노력은 무심한 듯 그려진 그림 곳곳에 녹아 있다. 안정되고 담백한 그림 덕분에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주는 따뜻한 그림책.

/알라딘 홈페이지


3. 민들레는 민들레

민들레는 흔하고 가까우면서도 예쁘다. 게다가 피고 지고 다시 싹틔우는 생명의 순환을 거의 동시에 다 보여준다. '민들레는 민들레'도 민들레의 한살이 모습을 담고 있지만 이 책은 민들레가 온몸으로 전하는 또 다른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 주기를 소망합니다. 자기다움, 자기존중, 그래서 저마다 꿋꿋하자는 교훈을 준다.

'민들레는 민들레'에 대한 라가치상 심사평은 씨앗에서부터 바람에 흩어져 날리기까지 민들레의 한 생애를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여백을 잘 살린 섬세한 수채화와 최소한으로 절제된 간결한 글은, 도시에 사는 한 식물이 어떻게 자라나고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힘주어 말한다. 또한 작고 약한 생명들이 삭막한 환경을 꿋꿋이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무엇보다 우리 삶 속에서 가장 평범한 것들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는 교훈을 준다.

/알라딘 홈페이지


4. 떼루떼루

크게 1막 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은 1장에서 박 첨지를 비롯, 손자, 피조리, 꼭두각시 등 주요 등장인물을 통해 인간의 허위와 허세를 꼬집는다. 2장에서는 이시미에게 잡힌 박 첨지를 구하러 조카 딘둥이(홍동지)가 등장하며 이시미와의 한 판 대결을 펼친다. 사건은 절정에 이르고, 싸움은 딘둥이의 승리로 끝난다. 반복을 통한 재미, 사건 전개를 통한 극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1막 2장 구성은 책 보는 재미를 더욱 불러일으킨다.

'떼루떼루'에는 꼭두각시놀이의 멋과 매력이 담겨 있다. 작가는 꼭두의 색과 표정을 잘 드러내기 위해 나무의 결과 색을 중시, 붉은 소나무(홍송)를 구해 반입체 목각 인형을 탄생시켰다. 천연 염색을 이용해 배경을 만들었고, 재봉 작업을 더해 캐릭터의 특징들을 살렸다. 특히 장면마다 등장인물의 특징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아이콘들을 넣어 해석의 재미를 더했다. 이야기는 박 첨지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속성을 신랄하고 통렬하게 보여 준다.

/알라딘 홈페이지


5. 위를 봐요

차를 타고 가족 여행 중이었던 수지. 그런데 사고가 나서 자동차는 바퀴를 잃었고, 수지는 다리를 잃었다. 수지는 매일매일 베란다에 나가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수지는 검정 머리만 보이는 사람들을 마치 개미 같다고 생각한다. 길에서는 아이들과 강아지가 놀기도 하고, 비가 오면 우산들의 행렬이 생기기도 한다. 어느 날 위를 보라는 수지의 마음 속 외침을 듣기라도 한 듯, 기적처럼 한 아이가 고개를 들어 수지를 쳐다본다. 이 아이들의 변화된 행동으로 세상은 하나둘 변하기 시작한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소통하지 않던 단조로운 흑백의 거리 풍경은 이제 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색색의 풍선이 날아다니는 생기 넘치는 풍경으로 변해 간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중요함을 깨닫게 해 주는 그림책.

/알라딘 홈페이지


6. 세상에서 가장 큰 케이크

1491년 이탈리아 스포르차 공작의 결혼식을 케이크 구조물로 만들려고 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실제 일화를 소재로 해서 만든 그림동화. 본문을 펼치면 멋진 케이크 결혼식장이 등장한다.

스포르차 공작과 베아트리체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결혼식장 건축을 의뢰한다. 먹는 것을 지독히 좋아한 다빈치는 케이크 건축물을 세운 결혼식장을 생각해 내고 요리사, 건축가, 목수 등을 불러들인다. 개선문처럼 큰 케이크 결혼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건축가는 설계도를 그리고, 목수는 선반을 만들고, 요리사는 케이크를 만들어 선반 위에 쌓는다. 다빈치는 일꾼들이 편하게 일하도록 다양한 기계를 발명하는데, 심지어 케이크 위를 장식하려고 비행 기구도 만든다.

드디어 결혼 축하 건축물이 완성되고 온 나라 사람들이 결혼식을 구경하려고 몰려온다. 새들도, 숲속의 동물들도 케이크 냄새를 맡고 떼를 지어 온다. 그런데 배고픈 백성들과 동물들은 케이크 결혼식장을 먹기 시작하고 결혼식장은 순식간에 빵 부스러기만 남긴 채 사라진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스포르차 공작이 다빈치를 감옥에 가두려는 찰나, 신부 베아트리체는 기왕 이렇게 된 거 마을 사람들과 즐거운 축제를 열자고 제안한다. 그날 내내, 사람들은 신분에 상관없이 함께 춤을 추고, 케이크를 나누어 먹는다.

아울러 한국 그림책 작가 10명이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돼 행사 기간 중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돌 씹어 먹는 아이'(문학동네)의 모예진·박세경·안경미와 '파란파도'(문학동네)의 안상선·유준재, '플라스틱 섬'(상 출판)의 이명애 외에 이윤우, 이지연, 전미화, 조원희의 작품이 소개됐다.

키즈맘 노유진 기자 genie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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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0 17:43:00 수정 2015-04-10 17:44:59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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