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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정 양립' 방해하는 장애물은 무엇일까

입력 2015-04-20 20:44:59 수정 2015-04-22 16: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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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외 관계자들이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개원 32주년을 축하하는 떡을 자르고 있다.


2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개원 32주년 기념 '일·가정 양립, 행복한 대한민국의 미래' 세미나가 열렸다.

1982년 개원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일·가정 양립 추진 정책성과를 점검하고 사회의 미래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그간의 연구를 발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유승희 국회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의 축사가 있었다. 또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서면 축사도 낭독됐다.

유승희 위원장은 이 세미나에 대해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국가 정책은 진전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왜 실질적인 발전은 되고 있지 않는지, 구체적인 장애물은 무엇인지, 예산이 효율적으로 배정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의 문제들을 짚어보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고 기대를 표했다.

김희정 장관은 "여성정책연구원이 32주년이라는 것에 깜짝 놀랐다"고 전하며 "덕분에 큰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고 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또 "앞으로는 국가 정책 결정시 여성정책연구원에서 해야 할 일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힘을 키우는 기관이 됐으면 한다. 잘 부탁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이어 기조발제로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가정 양립 제도의 추이 분석과 미래 전망을 논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남녀고요평등에 관한 법'이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으로 전면 개정되면서, 일·가정 양립지원제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제도 재선이 빠르게 이뤄졌다.

이에 육아휴직(출산전후 휴가, 유산·사산 휴가, 수유시설·수유시간, 배우자 출산 휴가), 유연근무(시간제 근로, 시차출퇴근제, 탄력근무, 원격근무, 재택근무, 스마트 위크), 보육서비스(무상보육서비스, 국공립보육시설 확대, 직장내 보육시설) 등의 지원 제도가 확립됐다.


하지만 그는 이런 제도들의 인지도와 실제 도입률, 활용률의 차이를 지적하며, 인지도에 비해 낮은 제도 도입률과 활용률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일·가정 최대 수혜자인 '여성, 정규직, 대기업'을 앞으로 '남성, 비정규직, 중소기업'으로 확대하는 방향하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조발제에 이어 유희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효선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의 주제발표(각각 '한국사회 자녀양육의 쟁점과 대안', '기업의 일·가정 양립 추진 성과: 일·가정 양립을 통한 작업장 혁신')와 김영중 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장, 김중열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과장,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본부장,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토론이 계속됐다.

종합토론 및 폐회로 이번 세미나는 마무리됐다. 취업 여성들이 늘고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 일·가정 양립은 제도보다 '문화'

김영옥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일·가정 양립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유연근로제도를 활성화하고 정시퇴근제 준수 등을 통해 장시간 근로 관행을 해소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장시간 근로는 개인의 건강을 해치고 스트레스를 높이며 여가 및 가정생활을 봉쇄하는 일·가정 양립의 최대 위협요소다.

국내에서 장시간 근로관행이 빨리 시정되지 않는 데에는 임금제도 등의 영향이 크다. 임금제도가 근속년수를 기준으로 결정되는 '직능급'인 경우 노동시간의 단축이 어렵다. 팀 내에서 개인의 업무 권환 및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자신의 일이 빨리 끝나더라도 다른 일을 맡게 되고 효율이 좋은 사람일수록 일이 많아져 자이간 노동이 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이제 기업은 '장시간 노도하는 직원이 일을 열심히 하는 좋은 직원' 이라는 생각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 더불어 기업의 성과에 기여한 직원을 보상하거나, 승진 평가하는 인사 체제와 함께 일과 생활의 균형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는 '직장 동료, 선휴배에게 평소 하지 못한 말'을 주제로 남녀 직장인 10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오늘 칼퇴근하겠습니다'가 1위로 뽑였다. 칼퇴근이라는 용어의 등장배경에는 정시퇴근을 좋게 보지 않는 정서가 깔려 있다고 본다.

사업체들도 장시간 근로 관행은 일·가정 양립을 위해 고쳐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4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서 '우리 사회의 일·가정 조화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할 정책을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일하는 여성을 위한 보육지원 확대'(51.9%)가 1위로 꼽혔다.

이어 '시차출퇴근, 재택, 시간제근무 등 유연근로제 확산'(40%),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35%), '남성과 여성의 자유로운 육아휴직 사용'(29.3),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CEO 교육'(18.2%), '여성근로자의 모성보호 확대'(12.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 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이루기 힘들다. 일·가정 양립지원제도의 실제 활용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이제 제도보다는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
입력 2015-04-20 20:44:59 수정 2015-04-22 16:56:59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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