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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기 어려운 '나쁜 습관' 해결 프로세스

입력 2015-04-28 16:29:59 수정 2015-06-05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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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숙제를 가장 먼저 하고, 준비물을 먼저 챙겨놓는, 엄마들이 바라는 그런 아이가 세상에 존재할까. 많은 아이들이 새학기가 되면 이런 계획을 새워놓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다. 이것은 어른도 마찬가지다. 작심삼일. 나쁜 습관을 없애고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특히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인내심이 약하기 때문에 금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나쁜 습관, 왜 이렇게 고치기 힘들까.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익숙해진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관성의 법친 때문이다. 습관이란 우리의 뇌가 효율성을 위해 신경망 네트워크를 두껍게 만드는 과정이다. 최초의 행동을 물길에 비유해보자. 이는 완전히 무작위적이며 정해진 방향이 없다. 그러다 한 가지 길을 정하면 더 자주 그 길을 이용하고, 저항이 적어지면 점점 더 많은 물이 흘러 들어온다. 신경망의 흐름으로 보면, 신경다발이 두꺼워지는 것이다.

두꺼워진 신경망을 더 많이 사용하면 점점 더 많은 정보가 빠르게, 저에너지로 전달할 수 있다. 좁고 험하던 길이 나중에는 고속도로가 되는 것. 이 고속도로처럼 두껍고 싶은 신경망이 한 가지 행동 패턴을 만드는 것을 '관성이 생겼다'라고 하고, 일상적으로는 '습관이다', '버릇이다'라고 해석한다.

어른들보다 습득해야 할 정보와 지식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습관을 바꾸는 것은 추가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들 수 밖에 없다. 부모는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기존의 습관을 고치는 것은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 만큼 힘들다는 것을 인정한다.

STEP 1 : 왜 습관을 바꿔야 하는지 이해시켜야 한다

아이가 '왜' 그래야 하는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한다. 물론 처음에는 아이가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경찰이 범인을 체포하기 전 '미란다의 원칙'을 말해주듯 우선 성의 있게 설명하고 아이의 생각을 들어본다. 그래야 아이의 결심 수준이나 상태를 파악하고 어느 정도 변화를 요구할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STEP 2 : 기간을 제시한다

부모가 무엇인가를 제안할 때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며칠이나 해야 해?", "언제까지 해야 해?"다. 부모들도 다이어트, 금연 등 여러번 실패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하는 것이 옳을 지 대답하기가 어렵다.

심리학자인 필리파 랠리(Phillippa Lally) 등은 실험자 96명을 대상으로 매일 식습관을 기록하게 했다. 기록하는 습관이 익숙해지는 기간을 측정한 결과 짧게는 18일부터 길게는 254일까지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84일, 석달 정도다. 단군신화에도 나오지 않는가. 호랑이와 곰이 마늘과 쑥을 먹으며 사람이 된 시간도 100일이다. 그 정도 시간은 들여야 뇌가 다시 세팅되고 새로운 방법에 익숙해 지면서 기존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STEP 3 : 익숙함에서 벗어나자

나쁜 습관임을 알면서도 상습적으로 행하는 이유는 그 습관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알면서도 고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유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일단 유연성을 늘리는 행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에 미리 스트레칭을 해서 부상을 예방하는 것과 같은 논리인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행동을 먼저 해보는 것이다.

◆ 평소 다니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보기
◆ 왼손으로 양치질하기 (왼손잡이라면 오른손으로)
◆ 평소 듣지 않던 음악을 들어보기
◆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먹어보기
◆ 평소 보지 않던 프로그램 시청하기

유연한 방식을 시도할 때 평소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고 뇌 또한 습관 너머를 바라볼 준비를 한다. 자기 삶을 통제하고 주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가능성을 열어두게 된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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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8 16:29:59 수정 2015-06-05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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