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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 폐지 후 2개월… 위자료 더 받을 수 있다더니 '반전'

입력 2015-04-30 20:26:59 수정 2015-04-30 20: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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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젠더와 입법포럼-간통제 폐지, 그 의미와 전망'에서 발표자들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간통제가 폐지된 이후 약 2개월동안 우리 사회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지난 2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간통죄 폐지, 그 의미와 전망'을 주제로 한 포럼이 열렸다.

'2015 제1차 젠더와 입법 포럼'에서는 62년간 존속돼 온 간통죄의 폐지가 나타내는 의미와 이후 민법상 보완에 대해 유의미한 논의가 진행됐다.


◆ 혼인 중 간통 경험, 남성이 여성보다 5.5배 많다

양현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간통죄 폐지의 한가지 이유로 거론되는 형사처벌에 있어서의 실효성 감소에 대해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형사처벌의 당국인 검찰에서 불구속 수사와 집행유예, 그리고 형사법원의 판결경향에서 볼 수 있다. 즉, 간통죄의 존재이유에 회의감을 가진 수사당국과 사법부의 태도에서 실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간통행위가 남녀 두 사람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처벌 역시 쌍벌죄임에도 불구하고 이는 젠더의 사회적 구조가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양 교수는 이를 뒷받침해주는 통계자료로 2014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온라인패널 설문조사를 들었다. 이 조사에서 법률혼 상태인 유배우 응답자 중 남성의 36.9%, 여성의 6.5%가 '본인의 혼인 도중에 간통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본인이 혼인 전에 배우자가 있는 이성과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남성이 20.0%, 여성이 11.4%로 나타났다.

이렇게 남성의 간통 경험은 혼인여부를 떠나서 여성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기혼자의 경우 약 5.5배, 미혼자의 경우 약 1.8배). 또한 여성의 간통 경험은 배우자가 없는 상태에서 기혼남성과 이뤄지는 경우가 더 많은 반면, 남성은 본인의 유배우 상태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더 많음이 나타났다. 즉, 여성은 혼인 전, 남성은 혼인 중의 간통이 많았다. 이는 혼인관계에서의 입장, 배우자의 용인 수위, 법적 처벌 혹은 사회적 제재의 수위 등에서 여성 배우자가 남성에 비해 더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는 점 등을 시사한다.

◆ 성적자기결정권, 배우자간에 주장될 수 있는 권리인가

간통죄는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 이는 그것의 폐지가 정당성을 갖게 된 주된 이유다. 그러나 혼인과 가정이 오롯이 사적인 영역으로 개인의 자율성에 의한 좌우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그렇다'라는 결론을 섣불리 내릴 수 없음이 분명하다.

양현아 교수는 부부간의 성적 사안에 있어서 배우자가 그저 한 명의 타인일 수 있는지의 논거 부족을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개인의 자기 결정이 타인과의 공존을 부정하는 경우 자기결정권은 순수한 보호영역을 벗어나게 된다. 즉, 혼인 중 성적자기결정권이 본인에게만 있을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갖는 것이다.

배은경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간통죄가 무엇을 보호하고 있었나'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 보통 그것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과)의 혼외 성관계를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성관계는 성매매일수도 있고, 1회성 만남일 수도 있으며, 오랜 기간 유지되는 친밀한 관계나 유사 사실혼 관계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렇듯 간통이란 단순히 성관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친밀성과 감정교류, 상당한 수준의 자산, 생활의 공유까지 포함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간통죄를 성적자기결정권 관련법으로만 생각하기 보다, 그 이면의 혼인과 가족 관계를 봐야한다. '간통죄=성적자기결정권 침해'라는 생각은 혼인관계를 성관계와 결부시키는 경향이 강한 남자들의 문화에서 온 것이다. 여성들은 혼인관계에서 성관계보다는 서로간의 신뢰, 자녀 부양 등을 떠올린다. 간통에 대한 민법상 처리에 있어서 법 제도로서의 혼인, 가족뿐 아니라, 친밀한 관계를 매개로 이뤄지는 다른 사람(자녀)에 대한 부양과 돌봄의 공동체로서의 혼인, 가족을 염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위자료 청구주체 '자녀'들까지 확대 필요

진형혜 변호사는 "실무자의 입장에서 보면 간통죄 위헌 결정 후 두 달 간 서울가정법원에서의 위자료 산정에 변화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실제 이에 대한 법원 내부지침이나 기준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간통이 위자료 산정에 있어서 다른 혼인파탄의 원인보다 더 두텁게 인정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진 변호사는 "여성들이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할 때, 간통이라는 하나의 원인이 작용하지 않는다. 배우자의 인격적 무시를 동반한 상습적인 폭언이나 폭행, 도를 넘은 음주습벽, 배우자에 대한 근거없는 의심, 경제적 무능력과 무책임 등이 과거 상당기간 지속돼왔고, 향후에도 개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경우 이혼까지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남성들의 이혼 소송 제기는 배우자의 간통 하나의 사유로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이를 '새장가'를 들 기회로 삼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이에 간통을 위자료 산정시 다른 이혼 원인에 비해 대폭 상향할 중대한 근거로 제시하는 것보다, 부모 일방의 간통행위로 가정이 파탄되는 피해를 입은 자녀들을 손해배상의 주체로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가정 파탄으로 인해 100% 피해를 입는 사건본인은 자녀다. 진 변호사는 독립적인 소득활동을 하기 전의 자녀가 위자료 청구의 주체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이를 법원이 적극적으로 인용할 경우 사실상 위자료를 향상하는 결과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재산분할에도 마찬가지다. 보통 이혼 소송에서 각각 배우자의 재산분할시 간통 가해자에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이는 위자료에서 정해져야 할 것이다. 간통 행위에 대한 민사상 손래배상책임을 재산분할비육에서 고려하는 것은 재산분할이라는 성격과 맞지 않다. 대신, 자녀의 학자금이나 혼인 자금 등으로 사용될 자녀 몫의 재산에 대한 합의와 판결이 필요하다.

◆ '혼인 중 계약' 일방향 취소 불가능

진형혜 변호사는 혼인 중 부부간 계약이 무효화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예로 진 변호사는 김주하 전 아나운서의 건을 들었다. 혼인 중 김 씨와 그의 배우자 사이에 한 '3억원을 줄게'라는 약속이 법원에서 인정된 것이다. 이에 김주하는 위자료로 3억원을 지급받게 된다.

혼인 전뿐 아니라 혼인 중 계약도 부부 간 체결이 가능하고, 최근 법원에서는 이를 인정하는 추세다. 이것이 혼인계약서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대두된 이유다.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
입력 2015-04-30 20:26:59 수정 2015-04-30 20:26:59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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