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Total News

엄마 마음 상자 열기…부모가 아프면 아이도 아프다

입력 2015-06-15 13:28:00 수정 2015-06-15 13:28:00
  • 프린트
  • 글자 확대
  • 글자 축소

align=


엄마 아이 관계는 육아의 기본. 아이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엄마와 모든 일상을 함께하고 감정을 공유한다. '애착'이라는 전문용어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아이와 엄마의 관계의 중요성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엄마가 밝고 긍정적이면 아이의 몸과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겠지만 엄마가 늘 우울하고 부정적이면 아이도 그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선 우선 엄마의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는 것. 엄마의 마음 상자를 들여다 보면, 엄마 자신의 유년시절의 상처가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괴롭히거나 힘들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불안정한 엄마들의 유형을 알아보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보자. 마음의 병이 있다면 아이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불안정한 애착 유형의 엄마
아이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맺고 싶은 것이 모든 엄마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급박한 상황이 닥치면 엄마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자꾸 그러면 엄마 OO이 엄마 안할 거야"와 같은 절연을 선언하기도 한다. 엄마의 태도가 지속적이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돌변하면 아이는 안심하고 엄마에게 매달릴 수 없다. 응석을 부리면서도 언제 엄마의 태도가 변할지 몰라 아이는 마음을 졸인다. 이는 엄마가 부모에게 안정적인 애정을 받지 못하고 불행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부모가 아닌 누군가를 '안전기지'로 삼았거나 자기 성찰 능력으로 애착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유년 시절의 상처는 아이를 키우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폭풍 같은 엄마
사실 엄마가 어떤 유형이든 간에 아이는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조금 전까지 즐겁다가도 엄마가 사소한 문제로 순식간에 다른 가족들과 싸움을 벌인다거나 상처를 주는 모습을 보면 아이는 대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납득하지 못하고 슬픔, 공포, 두려움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세상을 불신하게 된다. 세상을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협, 위험이 가득한 곳이라고 인식하며 엄마 곁에 있는 것을 불안으로 느낀다.아이에게 '안전기지' 역할을 해야 할 곳이 사라지는 것이다. 아이는 이제 엄마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무엇을 하든지 마음 편하게 즐기지 못하고 상대의 눈치만 살피게 될지도 모른다. 엄마가 치유하지 못한 마음의 병이 있다면 아이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자신의 문제를 아이에게 떠넘기는 부모
유년시절의 상처를 계속 안고 있는 부모 중에는 과거와 직면하기를 거부하면서 어떻게든 안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있다. '미해결형'이나 '몰두형' 엄마들이다. 그러나 이런 유형의 엄마는 자신을 지키는 것이 고작이다.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나 불쾌한 사건이 생기면 곧바로 감정을 폭발한다.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를 주위에 떠넘겨 버리는 것이다. 또 과거나 현재 자신이 상처받은 경험을 아이에게 이야기하는 데, 그러면 아이는 엄마에게 상처를 준 상대에게 분노하고 적개심을 품는다. 특히, 그 대상이 아빠일 경우 아이의 감정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늘 험담이나 비판을 들어온 아이는 보편적으로 인간이나 세상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자신의 상처를 이야기하거나 감정을 아이에게 표현하기 전에 이것이 아이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친구 같은 엄마

최근 '프렌디'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부모 자식간 친구 같은 관계를 좋게 평가한다. 그러나 친구 같은 사이가 '좋다'는 것은 부모의 착각이다. 이런 관계에서는 자식이 보호자 역할을 떠맡아 미숙한 엄마를 돌봐주는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아이와 어떠한 주제로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혼 문제, 새로운 연인과의 관계까지 섬슴지 않고 털어놓는 것이 어쩌면 올바른 것 처럼 보일수도 있겠지만 사실 아이는 속으로 상처를 받으면서도 사려 깊은 어른 흉내를 내며 엄마의 기분을 헤아려 주는 것이다. 아이는 이 관계를 유지하기가 버거워도 엄마를 사랑하기에 어떻게든 견뎌내고 있다. 하지만 결국 아이는 폭발하고 말 것이다. 착하던 아이가 왜 이렇게 변했나라고 생각하면 엄마의 오산이다. 아이는 착했던 것이 아니라 참고 있었을 뿐이고 엄마와 정상적인 부모 자식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것이다.

◆마음이 건강한 엄마 되기

- 부정적인 경험을 털어놓고 과거의 상처에 과감히 부딪친다
부모에게 상처를 받고도 표현하지 못한 것들을 남김없이 돌아보고, 분노를 터뜨리고, 슬픔과 원망을 토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였다면 분명 부모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잘못을 인정하기 쉽지 않았겠지만, 이제 한 아이의 엄마이지 않는가. 한편 나의 아이가 나에게 진심을 이야기할 때도 부모로써 진지하게 아이의 말에 경청하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 이상적인 자신에 얽매이지 않는다
엄마라는 역할을 잘 해내고자 나의 상처나 아픔을 꼭꼭 숨겨두다 보면 오히려 마음 속에서 곪아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과거에 '착한 아이', '완벽한 아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용기를 내서 현실적인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자. 죄책감이나 불안감이 업습할 수 있지만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불효자'가 되더라도 부모를 한번 밀어젖혀 보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비로소 부모를 사랑할 수 있게 된다.

- 믿을만한 안전기지를 찾는다
부모와 안정애착이 이뤄지지 못하더라도 바른 성인으로 잘 자라는 경우가 있다. 그들은 다른 누군가, 무언가에서 안전기지를 찾거나 자아성찰을 통해 안정애착을 이룬 것이다. 안전기지의 지지를 받을 때 사람은 비로소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고 난관을 극복하고 자기 힘으로 설 수 있다. 다만 애착은 상호적인 것이다. 상대가 누구든 나에게 안전기지가 되어주었다면 나도 상대의 안전기지가 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상대는 더욱 확실한 안전기지가 되어 준다.

-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버릇을 고치고 세상에 좋은 점을 바라보려고 애쓴다
안정적인 애착을 키우는 아주 중요한 점은 부정적인 반응을 줄이는 것이다.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이 대인 관계에서 쉽게 어긋나고 안정적인 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소중한 사람에게조차도 부정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람들은 그동안 인정받지 못하고 단점만 지적받아왔던 과거 상처를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리잡은 부정적인 반응의 버릇들을 자각하고 고쳐나가야 한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 아이, 가족, 친구들에게는 더욱 긍정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참조 - 엄마라는 병(이숲)

키즈맘 윤은경 기자 eky@hankyung.com
입력 2015-06-15 13:28:00 수정 2015-06-15 13:28:00

#키즈맘 , #육아

  • 페이스북
  • 엑스
  • 카카오스토리
  • URL
© 키즈맘,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