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반반으로 나눠서 한다는 말이 너무 감동이지 않나. 그렇게 말만이라도 해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지난 28일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에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임수정이 한 말이다.
이날 방송에서 김제동은 청중으로 참석한 한 예비부부에게 "결혼 후 집안일은 어떻게 할 예정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이 질문을 받은 예비남편은 "똑같이 나눠서 반으로 할거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임수정은 감동한 모습을 보였다.
많은 여성들이 임수정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결혼 전 남편의 가사분담 약속, 정말 말뿐이었을까. 여성들의 이런 바람과 실상에는 차이가 크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자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47분'으로 5년 전보다 5분 늘었다. 여자는 하루 '3시간28분'으로 5년 전에 비해 9분 감소했다. 여전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월등히 많이 가사노동을 하고 있다.
이 자료에서 눈에 띄는 점은 맞벌이 가정의 남편이 외벌이 가정의 남편보다 가사 노동시간이 더 적은 것이다. 아내가 전업주부인 가정의 남편이 오히려 맞벌이 남편보다 집안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이다. 다만, 맞벌이든 외벌이든 가사노동은 대부분 여성의 몫이라는 점은 동일했다.
맞벌이 가구의 가사노동 시간은 남자가 '41분', 여자는 '3시간13분'으로 4.7배 가량 차이가 났다. 오히려 남편만 취업한 외벌이 가구 남편이 맞벌이 가구 남편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가사일을 하는데 보내, 이 경우 남편은 '46분', 여자는 '6시간' 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아내만 취업한 외벌이 가정에서도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이 남편보다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외벌이 가정 중 아내만 취업한 경우에도 가사노동은 남편보다 아내가 더 많이 했다. 아내만 취업한 외벌이 가정에서 남편은 '1시간39분', 아내는 '2시간39분' 동안 가사일을 했다. 집에서 노는 남편이 밖에서 일하는 아내보다 집안일을 덜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불평등한 가사분담 때문인지, 이에 만족하는 국민은 전체의 32.7%에 그쳤다. 남성의 가사분담 만족도가 35.4%로 여성의 29.9%보다 5.5%포인트 높았다. 특히 가사분담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힌 사람들의 경우 '전통적인 남녀의 성 역할'에 주로 대해서도 반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조사는 통계청이 지난해 7월, 9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1만2000가구의 만 10세 이상 가구원 약 2만70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 가구원들이 하루 24시간을 어떤 형태로 보내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수치로 낸 결과다.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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