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간의 감정을 다루며 남녀노소 모두의 공감을 끌어낸 애니매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주인공 '라일리'의 신체, 인지, 정서 등의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좋은 유아 발달 교과서이기도 하다.

그 중 사탕 눈물(?)을 흘리는 라일리의 상상친구 '빙봉'은 유아의 '상징적 사고'를 의미한다. 라일리는 커가면서 빙봉을 기억속에서 잊지만 라일리의 어린 시절을 행복한 기억으로 남기는 데 빙봉의 역할은 중요했다.

◆상징적 사고의 긍정적 효과

유아의 인지발달을 연구한 학자 피아제(Piaget)에 따르면 유아의 상징적 사고는 2세경에 나타나며 어휘가 확장되고 상상력이 풍부해짐에 따라 점차 구체화된다. 소꿉놀이 모형을 진짜 밥인냥 먹는 척을 하거나 실제 전화기가 없어도 블록을 이용해 전화를 하는 행동이 이 시기 상징적 사고의 가장 흔한 예이다.

3세 이상이 되면 아이의 생각과 감정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상징적 사고도 점차 복잡해지는 데, '빙봉'처럼 존재하지 않는 상상속의 친구를 만들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상상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함께 블록을 쌓는 등의 협동작업을 하거나 상상친구를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개하기도 한다.

단순히 아이의 상상 놀이 정도로 보이지만 상징적 사고는 인지 발달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가상놀이를 통한 상징적 사고는 아이의 문제 해결력을 증진시키고 추리력, 사고력, 창의력 등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아이의 상징적 사고 존중하기

대부분의 엄마 아빠들은 눈에 보이는 아이의 신체 발달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아이의 사고 발달에는 비교적 관심이 없다. 언제나 학습의 결과를 통해서만 아이의 인지 수준을 가늠하려 한다. 그러나 사실 아이의 놀이 과정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아이가 놀이를 통해 얼마나 복잡한 사고를 하고 있으며 이것이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그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라일리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하고 공감하듯 엄마 아빠가 아이의 놀이를 관찰함으로써 아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아이의 상상친구인 '빙봉'도 비로소 아이와 진심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되며 아이의 유아기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키즈맘 윤은경 기자 e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