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어렵다. 심지어 천사 같은 아기도 성인군자 같은 부모의 신경을 긁을 수 있다. 이런 감정을 느낀다고 자신의 생각에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아기를 사랑하는 것과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별개기 때문이다. 부모 역할은 1년 12달 하루 24시간 이어지고, 이는 힘에 부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조부모와 친척들이 한 집이나 가까운 곳에 살아 아기를 같이 키우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부모들만 아기를 키우는 가정이 많다. 쉴 틈 없는 육아 속에 있는 부모에게 '엄마, 나를 지켜봐 주세요(북라이프)'의 두 명의 저자 마그다 거버, 앨리슨 존슨은 제안한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양육자를 구해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아기로부터 자유로워지라고. 밖으로 나가 영화도 보고 가사에서 벗어나자. 한층 개운해진 마음이 되면 아기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부모뿐만 아니라 아기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기는 안전한 장소(이따금 부모가 확인만 하는 상태)에서 혼자서 잘 논다. 아기가 좀 더 커서 움직임이 비교적 자유로울 때는 공 등의 단순한 장난감을 옆에 놔둘수 있다. 아기의 삶이 자율적이 될수록 부모의 삶도 쉬워진다.
갓난아기 단계가 지날 무렵부터 아기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하고 옆으로 돌릴 수 있게 된다. 방 안을 이리저리 굴러다니기도 한다. 아기는 이런 대근육 운동 발달이라는 보편적 과정을 밟아 나간다. 그러면 부모는 아기에게 안전한 놀이 공간을 주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발달하게 놔두는 것이 좋다. 아기는 이러한 발달 과정을 습득하려는 선천적인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이 있다. 아기는 스스로 이 과정을 조절하고 그로부터 기쁨과 만족을 얻는다.
◆ 아기에게 협조 구하기
아기가 커갈수록 육아에 협조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예를 드면 목욕하는 동안 아기에게 수건을 들고 있겠느냐고 물어보거나 엉덩이를 들어 달라고 말할 수 있다. 5개월 정도 된 아기는 이런 부탁에 대답은 못하지만, 부모의 말투와 표정에 익숙해지면서 적절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기저귀를 갈 때
아기들은 기저귀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몸부림을 칠 때가 있다. 이때는 특히 협조가 필요하다. 먼저 아기에게 기저귀를 갈아야겠다고 말한다. 아기가 계속 몸부림치는 경우 부모는 "기저귀를 가는 동안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이 지루하지? 그래도 꼭 갈아야 해. 엄마(아빠)가 기저귀를 가는 동안 새 기저귀를 들고 있어주겠니?"라고 말한다. 이때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를 전달해야 한다.
아기에게 장난감을 주거나 딸랑이를 흔들며 주의를 집중시키면 아기의 협조를 한층 수월하게 끌어낼 수 있다. 또한 얼굴을 찡그리거나 "어휴, 냄새"와 같은 부정적인 표현으로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옷 입힐 때
아기들도 장난을 칠 수 있고 즐긴다. 아기들이 좋아하는 까꿍놀이로 옷 입을 때 협조를 끌어낼 수 있다. 외출하기 직전 옷을 입히느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을 만들기보다 느긋하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자.
옷을 갈아입히는 과정에서 아기가 울기 시작한다면 엄마는 "얼굴 위로 옷을 잡아당기는 게 싫구나"하고 말하며 행동을 잠시 멈추고 아기를 향해 "까꿍"한다. 아기가 다시 웃기 시작하면 마저 옷을 벗긴다. 바지를 갈아입힐 때 아기가 발버둥을 친다면 억지로 발을 빼지 않고, 아기의 웃음을 유발한다.
<참조 - 엄마, 나를 지켜봐 주세요(북라이프)>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