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를 뒤로 한채 일터로 향하는 워킹맘들은 일과 가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늘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들의 고민을 덜어줄만한 현실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5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은 맞벌이인 경우 하루 평균 3시간 13분을 가사노동으로 보내며 미취학자녀가 있을 경우 6시간 37분을 육아를 포함한 가사노동의 시간으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이 평균 8시간 5분인 워킹맘일 경우 자는 시간 외에 휴식을 취하거나 개인정비를 하며 보낼 수 있는 여가 시간은 거의 없다.
최근 일·가족 양립을 위한 모성보호제도가 다양하게 늘어났지만 현실적으로 사용이 어려운 제도 밖 워킹맘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아매체 키즈맘은 지난 8월 한 달간 워킹맘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고민을 조사했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애쓰고 있는 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함께 고민을 나눠보자.
미취학 아동(0~7세)을 위한 육아 정보가 대부분인 키즈맘의 특성상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4.2%가 1~5년 경력의 워킹맘이었다. 6~10년 경력의 응답자는 30.8%였으며 11년 이상도 25%였다. 이들 중 절반은 일과 가족 중 가족에 비중을 많이 두는 반면 나머지 42.3%는 일과 가정 모두, 7.7%는 일에 각각 비중을 두었다. 일과 가족 모두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응답자들의 마음이 드러난다.
엄마가 됐음에도 이들이 쉽게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아실현', '경력단절의 두려움'과 같은 스스로를 위한 이유도 38.4%를 차지했지만 과반수가 넘는 55.8%는 '자녀의 학비나 생활비'를 위해 일을 계속한다고 답했다. 이 결과는 수입의 주 사용처와도 연계되는 데, 51.9%가 '생활비', 19.2%가 '자녀의 교육비'로 답한 반면 소수인 7.7%만이 '스스로를 위해 수입을 지출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업무와 가사노동을 겸해야 하는 워킹맘들은 일과 가족에 대한 고민도 많다. 응답자 중 69.2%가 '퇴사를 고려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퇴사를 떠올린 상황'에 관한 질문에는 69.6%가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자녀가 아플 때'와 '교육이 걱정 될 때' 퇴사를 고민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직장에서 눈치가 보일 때(11.5%)', '퇴근 후 육아·가사 일이 힘들 때(28.8%)'도 있었다. 한편 '일하는 엄마에 대한 아이의 생각'에 관한 질문에는 절반이 '집에 있길 바란다'고 답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남편의 가사·육아 분담은 워킹맘의 짐을 한결 가볍게 덜어준다. 그러나 조사 결과 '적극적으로 함께 가사와 육아에 참여한다'는 응답자는 7.7%에 불과했다. 대부분이 '하지 않거나 조금 돕는 정도로 가사와 육아에 참여한다'고 답했으며 '반반씩 분담한다'는 의견은 19.2%였다.
사회 제도와 분위기가 워킹맘을 지원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지만 조사 결과 아직까지는 워킹맘이 느끼는 현실의 벽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가정 내에서 부부간 서로 배려하는 작은 일이 훗날 맞벌이 가정을 지원하는 사회 분위기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키즈맘 윤은경 기자 e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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