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시·도교육청의 누리과정 보육료 지원 책임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은 곧 다가올 '보육대란'에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0-7세 부모가 주요 독자층인 육아매체 키즈맘은 지난 보름간 '누리과정 보육대란, 당신의 생각은?'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재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만 3~5세 무상보육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책정한 교육청은 단 3군데 울산(349억 원)·대구(382억 원)·경북(439억 원) 뿐이다. 나머지 14곳의 시·도교육청은 이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보육료 논란이 길어질수록 학부모들의 걱정은 깊어만 간다. 어린이집에 지원되는 누리과정 보육료 지급이 중단될 경우 유치원으로 인원이 대거 몰릴 것으로 상황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키즈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누리과정 보육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인 65.4%가 불만족을 드러냈다. 특히 누리과정 보조금(어린이집·유치원 구분 없이 1인당 매월 29만원, 국공립은 11만원)에 관해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절반 가량인 53.8%에 달했다. 누리과정 보조금이 현재 적절하다는 의견은 38.5%, 충분하다는 의견은 7.7%였다.
최근 계속되는 정부와 시·도교육청간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 문제에 관해서는 '무상보육을 약속한 중앙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96.2%로 압도적이었다. 정부의 무상보육 약속과는 달리 시·도교육청에 책임만 넘기는 모습에 대부분이 실망스럽다는 의견이다.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보육대란' 즉 누리과정 예산이 해당되는 유치원으로 원생이 몰리는 등의 문제에 관해서는 69.2%가 우려를 보인 반면 30.8%는 잘 해결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상을 했다.
보육대란의 궁극적인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는 다양한 의견으로 나뉘었는데, '보육 예산 확보하기'가 34.6%, '교사 처우 및 보육의 질 높이기'가 26.9%, '국공립 어린이집 늘리기'가 26.9%, 기타 의견이 11.5%였다. 현실적인 보육 예산 확보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이에따른 교사 처우 및 보육 환경의 질을 높이거나 보육료가 비교적 저렴한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라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육아를 하는 부모의 마음이 편안해야 한다. 당장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아이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 불안과 불편함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키즈맘 윤은경 기자 e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