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문장 단위로 말하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알맞은 단어를 사용하는 일이 아직 서툴다. 천진난만하게 어색한 단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을 보면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제대로 된 단어 교육을 해야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아이들이 원만하게 대화를 할 수 있다.
우선 책을 읽어주거나 일기를 쓰게 하면서 아이가 다양한 상황을 문장으로 접하게 하자. 또한 아이가 수시로 문장을 보도록 유도해 아이 눈에 단어가 익숙해지게 해야 한다. 상황별로 적합한 단어들을 모으고, 분류하고 체계하는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은 이후에 유사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단어를 제대로 사용하는 능력을 기른다. 문장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단어의 유래를 가르치는 일도 문장에서 알맞은 단어를 선택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교육에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하면 더 높은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다소 난이도가 높은 초등학교 고학년의 단어도 도전해 볼 만하다. 엄마아빠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단어를 연상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어려운 단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은 언어에 대한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준다.
아이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이 가볍게 단어의 유래를 반복해서 들려주자. 이야기를 듣는 동안 아이는 단어의 어원을 떠올리며 의미를 되새기고, 폭넓은 어휘력을 갖게 된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듯 단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1. 어영부영
조선시대 군대 중 어영청이란 곳이 있었어. 그런데 이 군대에 있는 군인들은 성실하게 일하지 않았지. 사람들은 '어영청은 군대도 아니다'라는 뜻을 한자로 써서 '어영비영'이라고 했지. 그런데 계속 말하다 보니 어영비영이 발음하기가 조금 불편한거야. 그래서 발음하기 편한 '어영부영'으로 바꿔 말하기 시작했고 '적극적인 의지 없이 되는대로 행동하는 것'을 '어영부영'이라고 발음하고 있어.
2. 난장판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에도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을 뽑는 시험인 과거를 치르기 위해 전국 각지의 양반집 자녀들이 시험장에 몰려들었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 한 마디씩 하며떠들던 시험장을 '난장'이라고 불렀대. 그래서 오늘날도 옛날 과거 시험장처럼 뒤죽박죽 얽혀 정신이 없는 상태를 '난장판'이라고 하지.
3. 잡동사니
조선시대 안정복이라는 선비가 살았어. 어느 날 마루에 앉아 있던 안정복은 집안 하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지. 그냥 주위의 흔한 이야기들이었지만 내용이 재미있었대. 재미없고 지루한 공부 이야기가 아닌 생활 속의 평범한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안정복은 이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 '잡동산'이라고 이름지었대. 쓸모없는 여러 가지 물건을 두고 '잡동사니'라고 부른게 이 때부터야.
<참조 초등5학년, 국어 어휘력을 잡아라(행복한 미래)>
키즈맘 김경림 기자 lim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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