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을 맞아 그 유래와 민속놀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늘(22일)은 정월대보름이다. 1년 중 가장 크고 둥근 보름달이 뜨는 음력 1월 15일인 정월대보름은 한자어로 '상원'이라고도 부르며, 보름달을 보며 이루고 싶은 소원을 빌고 한 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다. 오기일 또는 달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월대보름은 한국 세시풍속에서 비중이 크고 뜻이 깊은 날이다. 우리나라 전체 세시풍속의 20% 가량이 대보름날을 맞아 치러질 정도다.
정월대보름은 달빛이 어둠, 질병, 재액을 밀어내 온 마을 사람들이 재앙으로부터 벗어나 농사가 잘 되고 고기가 잘 잡히기를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는데서 유래했다. 이는 농경을 기본으로 했던 고대사회로부터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발전된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달이 초승달에서 점점 커져 보름에 만월이 되고 다시 작아지는 것을 곡식과 연관지어 씨를 뿌리고 자라서 여물고 다시 씨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달은 풍요와 다산을 상징했고, 농사를 시작하는 첫달이 가득차는 정월을 대명절로 여기며 한해의 풍년과 가족의 안녕을 기원했다.
이렇듯 달은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지녔다. 우리 선조들은 달이 액을 밀어내고 풍요와 희망을 가져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달은 풍요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꽉 찬 보름달이 뜨는 날에 대한 풍요와 행복의 믿음은 아주 강했다. 때문에 농경사회였던 과거에는 대보름을 설보다 더 큰 명절로 여겼다.
가족이나 집안의 명절인 설날과 달리 정월대보름은 마을의 명절로,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다양한 풍속놀이를 즐겼다. 농사가 잘되고 마을이 평안하기를 기원하며 한 해의 나쁜 액을 멀리 보내는 의미로 연줄을 끊어 하늘에 연을 날려 보내거나,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정월대보름에 주로 행하는 민속놀이에 대해 알아보자.
1. 지신밟기
음력 정초에 땅에 사는 '지신'을 진압함으로써 악귀와 잡신을 물리치고, 마을의 안녕과 풍작 및 가정의 다복을 축원하는 민속놀이다. 신앙적 마을행사로 마을의 지신에 대한 공연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이는 땅을 밟아 나쁜 기운을 눌러주고, 복을 불러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신밟기를 하는 동안에는 꽹과리, 북, 징, 장구 같은 전통민속악기들을 골목골목마다 울려댄다. 이는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고 경사스러운 일을 불러들이려는 뜻이 담겨 있다.
2. 쥐불놀이
들판에 쥐불을 놓으며 노는 것으로, 횃불을 들고 들판에 나가 논밭두렁의 잡초와 잔디를 태워 해충의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풀숲과 흙속에 숨은 병균을 죽이고, 논밭에 숨어 웅크린 잡귀들도 쫓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저녁에 대보름달이 솟아오르면 횃불을 땅에 꽂고 합장하여 저마다 소원을 빌고 논이나 밭에 불을 질러 잡귀와 해충을 쫓는 것이다. 깡통에 불씨를 넣어 돌리기도 한다.
3. 달집태우기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태우며 노는 세시풍속으로, 달맞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달집이 탈 때 고루 한꺼번에 잘 타오르면 풍년, 불이 도중에 꺼지면 흉년이 든다며 한해 농사의 풍흉과 길흉화복을 점치기도 한다. 사람들은 달집을 태우며 저마다 간절히 소원을 빈다.
4. 더위팔기
더위를 타지 않고 여름을 무사히 보내기 위해 보름날 이른 아침 친구에게 찾아가 친구의 이름을 부른 후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라'고 말하는 것이다.
5. 놋다리밟기
부녀자들이 주로 하는 집단적 놀이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집 근처의 다리로 나와 다리를 밟고 건넘으로써 한해의 액을 막고 복을 불러들인다고 믿는다.
이외에도 줄다리기, 고싸움, 탈놀이, 횃불싸움, 차전놀이, 석전, 연날리기, 기세배 등의 놀이가 있다.
한편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정월대보름인 오늘(22일) 달이 뜨는 시간은 오후 5시 55분이며, 가장 높이 뜨는 남중 시각은 23일 0시 38분이다. 서울의 달맞이 명소로는 광진구 아차산, 남산 N서울타워, 마포구 하늘공원, 종로구 낙산공원 등이 있다. 다만 날씨가 흐려 이번에는 보름달을 보기 다소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키즈맘 강정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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