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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설수현이 추천하는 감성대화법

입력 2016-03-14 09:49:00 수정 2016-04-19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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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수많은 고민 중 첫 번째가 ‘내가 엄마 역할을 잘하고 있나’ ‘난 좋은 엄마인가’이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기록하는 엄마가 아닐까. 아이의 말을 귀담아 들을수록 아이의 마음과 잘 통하게 된다. 아이와 함께 배우며 자라는 엄마 설수현의 감성대화법을 소개한다.

설수현(〈설수현의 엄마 수업>저자) 정리 김희란
일러스트 양소이 자료제공 애플북스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어린 아이들은 수시로 운다. 혼자 놀다가 제풀에 지쳐 울음을 터뜨릴 때도 있고, 레고 조립이 잘 안 돼도 울고, 찾는 장난감이 금세 나오지 않아도 운다. 요구사항을 들어달라고 울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 집 아이들은 울면서 이야기하면 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막내 승우가 칭얼거리며 다가오면 다시 방으로 돌려보낸다. 그러곤 우는 아이에게 부드럽게 말한다.

“엄마는 우는 소리 안 좋아하니까 방에 가서 울고 나오렴.”
울고 싶을 때는 울어도 좋다. 하지만 울면서 뭔가를 요구하지 않기. 엄마 앞에서 징징대지 않기. 이건 세 아이 모두에게 어렸을 때부터 교육한 부분이다. 그래서 아무도 내 앞에서 길게 울지 않는다. 퉁명스럽게 “들어가!”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는 감정을 충분히 풀어야 하지만 그때마다 엄마가 일일이 달래주기 힘들다. 또 울 때마다 달래는 것이 옳은 방법도 아니다. 그러니 그냥 풀릴 때까지 울게 한다. 요구는 울음을 그치고 똑바로 말하게 한다. 그게 우리가 정한 원칙이다.

| 수현 생각 | SBS <스타 쥬니어쇼 붕어빵> 프로그램에서 아이들한테 설문 조사를 하며 ‘어른이 시키는 말 중에 제일 듣기 힘든 것’에 대해 물었다. 1위가 “그만 울어”였다. 아이들은 울음을 참기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옛날 내 어릴 적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아, 나도 그때 그랬지’. 어른들도 한때는 모두 아이였다. 그때의 마음을 떠올려보면, 아이와 좀 더 공감하는 부모가 될 수 있다.


“미안해, 엄마가 거짓말했어”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며 벌써 여러 날 전부터 사야 할 책 리스트를 적어주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주기로 해놓고 깜빡했다. 아이가 한 번 말한 것도 아니고 ‘엄마, 책이 안 와요’ 하며 문자도 보냈을 때 ‘곧 올 거야. 주문했어’라며 거짓말까지 했는데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급하게 주문하려는데 아이가 준 리스트마저 사라졌다. 방에서 나와 얼른 아이를 안았다.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엄마가 너무 바빠서 책을 주문하지 못했어. 근데 너한테 주문했다고 거짓말을 했어. 정말로 미안해. 엄마가 지금 당장 책 주문할게. 필요한 책 다시 불러줄래”
아이는 실망했지만 펄쩍 뛰며 화를 내지는 않았다.
“엄마 용서해 줄 수 있어”
“알았어. 용서할게. 지금 바로 주문해줘.”
아이를 다시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용서해 줘서 고마워. 그리고 너도 나한테 무슨 거짓말을 했을 땐 이렇게 말해줘. 네가 나를 용서한 것처럼 나도 너를 용서할 거야. 오늘 네가 나한테 가볍게 넘어가준 것처럼 엄마도 그럴게. 내가 하나 빚진 거잖아.”

| 수현 생각 |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 때면 확실하게 표현한다. 실수하거나 미안한 행동을 했을 때는 아이에게 꼭 “미안해”라고 말한다. 사랑도 표현해야 한다. 엄마의 사랑을 모르지 않지만, 그래도 또렷한 말과 따뜻한 표정으로 엄마가 눈을 맞추며 하는 말은 아이에게 깊게 남는다. 표현해야 안다. 말로 해야 안다. 그럴 때 아이는 안심한다.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어른답게”
사람들은 매를 드는 것도 아니고, 소리를 지르지도 않는데 아이들이 엄마 말을 잘 따라서 의아하다며 한마디씩 한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주눅들었거나, 하고 싶은 말을 참는 것도 아니다. 우리 아이들은 떼를 쓰는 일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물론 아직 어리기 때문에 항상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지켜야 할 선을 알기 때문에 내가 잘못에 대해 지적하고 설명하면 이해한다.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공감도 잘하고, 실제로 낄낄대며 같이 잘 놀아준다. 아이들도 엄마를 편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엄마고, 너희는 아이들이다’라는 선은 확실히 한다. 요즘 부모들 중에는 아이의 기를 살려준답시고 예의를 무시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떠들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도 혼내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어른에 대한 공경을 확실히 가르쳤다. 아이가 순간적으로 선을 넘을 때는 이야기를 중단하고 문제를 꼭 짚고 넘어갔다.
“잠깐만. 어른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 돼. 너는 아이고 나는 어른이야.”
아이들은 흔히 “엄마는 되고 나는 왜 안 돼”라며 억울해한다. 자기 의견에 대한 논리가 부족할 때 종종 그렇게 말한다.
“네가 속에 담아두지 않고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정말 좋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건 좋지만 예의는 지켰으면 해. 어른에게 말할 때는 지켜야 하는 예의가 있잖아.”
아이가 자존심 상하지 않게, 자신의 주장을 꺾어버리지 않는 선에서 짚어준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면 아이들은 스스로 선을 지켜나간다.

| 수현 생각 | 평소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잘 내지 않는다. 그러나 화가 나거나 뭔가 가르쳐야 할 순간이 오면 목소리 톤부터 달라진다. 최대한 낮고 차분하게 “한솔아, 이리 와봐” 하고 부른다. “엄마가 왜 불렀을까” 그때부터 아이는 긴장한다. 이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늘 엄숙하거나 냉정한 말투를 쓴다면 진짜 교육이 필요한 순간 효과를 잃는다는 것이다.



방송인 설수현이 추천해요!
아이의 인성을 키우는 7가지 엄마의 말


1. 아이의 기를 살리는 엄마의 공감말
주눅 들지 않게 키우려면 무엇보다 아이 마음 에 공감하는 일이 먼저다. 뭔가 화난 일이 있 을 때는 “속상했구나”라는 한마디를 먼저 건 네자. 엄마의 말 한마디로 속상했던 아이의 마 음 절반이 풀린다.

2. 따뜻하지만 엄격한 엄마의 가르침말
아이는 어른에게 공손하고, 어른은 아이를 존 중하게 된다. 부모의 자리와 아이의 자리를 지 키는 것. 그 선을 넘을 때는 “어른은 어른답게, 아이는 아이답게”라고 단호하게 짚어주며 아 이들이 스스로 선을 지키도록 이끈다.

3. 질문하는 엄마의 관심말
아이의 마음에도 털어야 할 상처가 있다. 이때 질문은 닫혀 있는 아이 마음의 문을 여는 역 할을 한다. 엄마가 관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다 보면 아이는 어느새 마음의 매듭을 풀고 편안 해 한다.

4. 마음을 표현하는 엄마의 사랑말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등 확실하게 표 현한다. 사랑도 표현해야 한다. 엄마의 사랑을 모르지 않지만, 그래도 또렷한 말과 따뜻한 표 정으로 엄마가 눈을 맞추며 하는 말은 아이에 게 깊게 남는다.

5. 기다릴 줄 아는 엄마의 격려말
“전력 질주하지 마”라고 말하는 엄마. 지칠 만 큼 너무 열심히 하기보다 스스로 행복하면 그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엄마. 조금 늦더라 도 스스로 흥미를 붙여 나갈 때 마음을 담아 격려하면 아이는 바른 방향으로 자란다.

6. 아이를 지켜주는 엄마의 안심말
자녀의 어떤 문제 앞에서건 문제 해결의 열쇠 는 사랑이다. 아이에게 불안과 긴장을 주는 원 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때 언제나 엄마가 든든하게 옆에 있음을 알려주자. 안정감은 자 연스럽게 아이의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7. 아이와 함께 자라는 엄마의 지혜말
부모가 육아에 지쳐버리면 아이에게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지금은 엄마가 커피 마 실 시간이야.” 이것은 엄마만의 시간을 알리 는 암호다.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를 건드리지 않는다. 아이를 키울 때는 지혜가 필요하다


<설수현>

1999년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미를 수상한 후 전문 MC로 활동했다.
밝고 똑 부러진 이미지를 가진 재주 많은 열혈주부이자
현명한 워킹맘이다.




이 기사는 육아잡지 <매거진 키즈맘> 3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입력 2016-03-14 09:49:00 수정 2016-04-19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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