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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가전제품 해외직구가 소비자 위협한다

입력 2016-05-26 16:24:00 수정 2016-05-26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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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주부 윤소정(32)씨는 해외구매대행 사이트에서 독일에서 생산한 드럼세탁기를 구매했다. 해외직구는 부피와 무게에 따라 배송료를 부담해야 해서 망설였지만, 독일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국내에 입고 예정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제품을 구입했다. 그러나 설치 이후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 A/S 신청을 받게 됐고, 원인은 독일과 국내의 전압규격과 주파수 환경의 차이에 의해 호환되지 않는 기기 부품 설비 문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국내에서 사용이 불가하다는 말에 따라 결국 제품은 사용도 못한 채 배송료를 추가로 부담하며 반품해야만 했다.

#2 주부 정은지(38)씨는 흡입력이 좋기로 유명한 독일의 밀레 청소기를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보다 싸게 구입했다. 그러나 해외 배송중 청소기 제품이 파손되었는지 제품에 상처도 많고 심지어 몇몇 소모품은 제외된 채 배송이 됐다. 정씨는 제품을 다시 반품해야만 했다.

관세청에 의하면, 2009년 1억 달러(1070억원) 수준이던 해외직구 규모는 지난 2014년 약 15억 5000만 달러(2조원)를 넘어섰으며, 건수도 560만에서 1553만건으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에도 건수는 39.1%, 금액은 48.5%로 증가해 앞으로도 해외직구의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해외직구의 인기가 급상승한 만큼 소비자 피해 사례도 커진 것이 사실이다. 해외 직구를 통해 가전제품을 구매하게 되면 국가별 정격전압과 주파수 기준이 엄격히 달라 사용도 못해보고 낭패를 겪기 십상이다.

게다가 국내 전기 사양 안전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무분별한 제품 사용으로 인한 전류 과부하, 과열로 인한 부품의 화재 발생 등 2차적인 사고 위험도 크다. 때문에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야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가격적인 측면만을 놓고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보장받지 못하는 전기 안정성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민안전처의 국가화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화재 4만2135건 가운데 자연적 요인과 방화를 제외하고 사람의 실수로 인한 화재(실화)는 총 3만6904건이었다. 이 가운데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는 9445건으로 실화 원인 중 25.6%를 차지했다. 화재 4건 중 1 건은 합선, 누전, 과열 등 전기 관리 소홀로 발생했다. 2013년 역시 전체 화재 4만932건 중 1만103건이 전기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어 전기 관리와 전기 제품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안전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의 정격전압과 주파수는 220V 60㎐며 유럽은 230V 50㎐, 미국은 120V 60㎐로 국가별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프리볼테이지(Free voltage)가 적용되지 않는 가전 제품이나 전기 소모량이 많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의 경우 한국형 제품을 필수적으로 별도 생산해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품 사용 환경에 있어 전압은 허용 가능 범위가 210~230V, 110~120V이며, 전압이 다르더라도 별도 변압기를 사용하면, 소음이 커지거나 에너지소모량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지만 사용상에 지장은 없다. 하지만, 주파수는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가전 제품의 작동 자체가 안될 수 있어 해당 국가의 주파수 환경에 적합한 부품을 장착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비자가 이와 같은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해외직구로 구매할 시, 제품 사양이 해외의 정격전압과 주파수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제품 자체가 작동되지 않거나 전류 과부하로 인한 오작동, 과전류로 인한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쉽다.

또, 제품의 특성에 따라 상이한 부분은 있으나 대부분의 제품이 배송료나 A/S 보증기간, 설치비용에 대한 부가서비스 없이 가격에 맞춰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 중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A/S 혜택을 받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국내 전기제품 사용환경에 맞춘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다가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밀레의 경우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을 국내에서 사용하다 고장이 나도 A/S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는 독일 본사 정책에 따른 것으로, 사용자의 안전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전기 규격에 맞는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려는 것이다.

외산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싸다는 장점 때문에 해외 직구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전제품의 경우 국내에서 정식으로 유통, 판매하는 제품은 우리나라의 정격전압(V)과 주파수(Hz)에 맞춰 개발 및 제작됐기 때문에 해외에서 판매하는 모델과 같은 모델이라 하더라도, 사양은 엄연히 다른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제품 수명과 소비자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라도 국내 환경에 맞춘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전기레인지, 전류 과부하로 화재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세요!

친환경 주방이 부각되면서 일산화탄소의 배출이 없고, 빠른 열전도율로 조리 시간을 단축시켜 주는 전기레인지 또한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전기레인지도 해외 직구로 인한 구매를 할 경우 제품 오작동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기레인지(하이라이트, 인덕션)는 빌트인으로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타공 설치가 필수적이다. 때문에 해당 브랜드가 정한 규정과 정확한 부품을 통해 서비스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외 직구로 구매하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으며 잘못된 설치가 고장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전기레인지는 각 정격전압과 주파수에 맞도록 배선 설치가 이뤄져야 한다. 해외 직구 시 주파수 차이에 따라 국내보다 낮은 주파수로 제작된 전기레인지를 사용하게 되면 주파수에 민감한 부품의 전류 과부하로 시간표시 및 타이머 기능을 제어하는 회로기판의 오작동을 발생시킬 수 있고, 파워컨트롤 유닛과 같은 전원을 발생시키는 회로기판의 고장을 일으켜 작동 자체가 되지 않아 사용이 불가하다.

소비자가 배선 설치에 대한 부분을 간과한 채 사용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기기내부의 전류, 직류부분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회로장치인 컨덴서가 과전류를 견디지 못하면 부품이 터지는 화재까지 일으킬 수 있어, 사용상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

무턱대고 구입한 대형가전제품, 제품 수명과 안전성 보장받지 못해요!

해외직구를 통해 구입한 대형가전제품뿐 아니라, 해외에서 국내로 이사할 때 들여오는 냉장고, 드럼세탁기, 의류건조기, 식기세척기 등이 국내에서 작동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전제품 사용에 있어 소비자의 꼼꼼한 주의가 필요하다.

필수 생활가전인 냉장고는 각 나라별로 기후적인 특색을 반영해 최적화된 사양의 제품을 생산 및 공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때문에 냉기를 발생시키는 컴프레서 및 내부 단열재 설계 또한 국가별로 다르게 적용되고 있으며, 사용환경에 따라 성능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소비자가 이를 무시한 채 제품을 사용할 시 수명과 품질에 대한 보장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세탁기의 경우 배수펌프, 식기세척기는 배수펌프와 순환모터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추가로 해당 부품을 교체해야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와 동일사양이 아닐 경우, 부품 교체마저 어려울 수 있으며, 유럽산 의류건조기 또한 호환부품을 교체 시 제품가격 이상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진공청소기는 정격 전압 규격과 주파수가 맞지 않으면 수명이 줄어요!

진공청소기 내부에 장착돼 있는 모터의 회전 수는 주파수와 비례해 작동한다. 유럽 기준의 주파수(50Hz)에 맞춰진 진공청소기를 국내에서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 주파수(60Hz)가 적용되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모터 회전수가 빨라지고 과부하 발생을 초래해 제품 고장 및 수명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전기안전인증(KC마크) 적합 인증 거치지 않아 사고 위험성 높아요!

무엇보다도 해외에서 들여온 제품을 국내에서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국내의 전기안전인증, 전자파 적합 인증을 거치지 않아 전기적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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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을 작동하게 하는 전동모터에는 주파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코일이 감겨 있다. 50Hz 전용으로 만들어진 모터가 국내 60Hz 환경에서 작동하게 되면 회전수가 빨라져 모터의 수명이 감소하고, 기기내의 회로장치와 컨덴서와 같은 부품이 과전류로 인해 타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각 국가에서는 가전제품을 해당 국가의 공급 전력단위에 맞게 제작하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전기 전동 제품이 전압, 전류, 저항, 주파수 등 국내 기준 220V, 60Hz에 적합하게 제작됐는지 평가해 'KC마크'로 인증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관계자는 "주파수가 다른 제품을 사용하면 발열 제품의 경우 화재가 발생할 수 있고, 일반 전기 전동 제품 역시 잦은 고장과 그로 인한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며 "전동모터처럼 완제품이 아닌 부속으로 사용하는 제품은 완제품 자체의 불량으로 이어져 대형사고의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키즈맘 노유진 기자 genie89@hankyung.com

▶옥시제품 불매운동, 어떻게 생각하세요?
입력 2016-05-26 16:24:00 수정 2016-05-26 16:24:00

#키즈맘 , #육아 , #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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