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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아버지 유언 따라 5천만원 기부한 팔순 할머니

입력 2016-06-15 14:57:00 수정 2016-06-15 14: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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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린 시절에는 먹을 것이 없었어요.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물을 마시고, 쌀을 불려가며 겨우 먹고 살았죠. 살기 위해 정말 악착같이 살았어요.”

독립유공자 아버지(고 이찰수)의 유언 따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5천만원을 기부한 이도필 할머니(만 82세, 1934년생, 경남 창원 거주).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37세부터 지금까지 가족 없이 홀로 지냈다. 생계를 위해 막노동, 식당일 등 안 해본 일이 없다는 할머니는 55세부터 15년간 해온 빌딩청소의 후유증으로 고령이 된 지금 팔다리가 쑤셔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현재는 10평 남짓한 전세 원룸에 거주하며 매달 국가보훈처로부터 받는 120만원의 생활비가 전부다.

할머니는 어린 시절 어려운 형편으로 50원 하던 한글책을 사지 못해 한글을 배우지 못했다. 못 배운 아쉬움에 아버지의 유언을 더해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이어나가기 힘든 아이들에게 1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아껴가며 장학금을 전달할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오는 17일, 할머니는 드디어 마지막 평생의 소원을 이루게 된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맞춰 만기된 적금 5천만 원을 경남동부보훈지청을 통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해 한 아동당 250만원씩 총 20명의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 것.

이도필 할머니는 “공부 열심히 해서 꼭 나라에 필요한 사람이 되라는 말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면서 “죽기 전까지 5천만원을 더 모아 지원하는 게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 김희석 본부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지원하고자 일평생 모아온 소중한 자산을 장학금으로 전달하는 이도필 할머니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할머니의 선행이 나눔 문화 확산의 아름다운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키즈맘 김정은 기자 je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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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5 14:57:00 수정 2016-06-15 14: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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