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는 두려움보다 무더위와 함께 산후조리할 생각에 벌써 지친다는 예비 엄마를 위해서 준비했다. 일부러 땀 흘릴 필요 없이 건강하고 쾌적하게 산후조리하자. 무더위 이기는 산후조리법.
글 류신애, 박세영 사진 박동혁(벌스데이 스튜디오) 모델 최정임 헤어&메이크업 김민지
산후조리란 아기를 낳은 후 허약해진 몸과 마음을 돌보아서 임신 전의 건강 상태로 회복하게 하는 전통적인 민간 돌봄 방법으로, 산후조리를 잘하는가 못하는가에 따라 산모의 평생 건강이 좌우된다. 산후조리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산후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산후풍이란 출산 직후 찬바람을 쐬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등 몸조리를 잘못했을 때 나타나는 통증으로 손목 시큰거림과 같은 관절통과 감각장애, 땀 과다 분비, 피로와 같은 증상을 들 수 있다. 보통 출산 후 6주까지를 산욕기라고 부르는데 관절이 이완되고 자궁이 제자리를 찾 아가는 시기로 몸가짐을 더 조심해야 한다. 육아와 과도한 집안일로 제대로 쉬지 못하면 퇴행성, 류마티스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후조리 100일 가이드>
출산직후 - 세균 감염에 주의하고 오로가 잘 배출 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모유 수유 를 시작하고 틈날 때마다 걷는 동작을 연습해 자궁 수축이 잘 되도록 한다.
3일 - 오로의 양이 줄면서 색깔도 붉은색에 서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자궁 수 축으로 인해 아랫배에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의 분 비로 모유 수유 시 통증이 발생한다.
7일 - 출산으로 인해 벌어진 골반 관절을 다 시 회복시키기 위해 적절한 체조를 병행한다. 모유 수유 시 젖몸살이 오지 않게 바른 자세와 방법으로 모유 수유 를 진행한다. 산모의 산후 우울증 예방 을 위해 가족들은 육아 분담에 적극적 으로 동참한다.
3주 - 출산 후 부종이 빠지는 시기로 부종 관 리에 신경써야 한다. 부분적으로 관절 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모유 수유 시 쿠션을 이용해 등받이를 하는 등 몸 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관리한다.
6주 - 이 시기에는 자궁의 회복과 더불어 아 기의 몸무게가 늘어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관절 보호대는 되도록 아기를 돌볼 때만 사용하며 휴식을 취할 때는 보호대를 풀고 있는 것이 좋다.
3개월 - 산후조리가 잘 되었는지 또는 잘못되었 는지 판단할 수 있는 시기로 산후 다이 어트를 시작할 수 있는 단계다. 이 시기 에는 밤중 수유를 하기보다 충분한 수 면을 취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건 강에 신경 쓴다.
6개월 - 출산 당시 늘어난 관절들이 굳기 시작 하는 시기로 관절의 통증이 동반된 산 모라면 6개월 이전에 치료를 마치는 것 이 좋다. 이 시기가 지나면 몸무게의 감 량도 쉽지 않아 산후 다이어트를 준비 하는 산모라면 6개월 정도의 기간을 잡고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건강하게 산후조리하기>
여름철 산후조리의 핵심은 기온과 습도를 얼마나 잘 조절하고 유지하는지다.
겨울에 비해 여름에는 찬바람으로 인한 산후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대신 무더위로 인 해 발생하는 불쾌함과, ‘상처가 덧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과도하게 보호하면 땀을 많이 흘려 탈진하거나 쉽게 지칠 수 있다. 이에 여름 철에 꼭 필요한 산후조리법과 주의사항을 소개한다.
01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 유지하기 여름철 산후조리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실내의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 게 유지하는 것이다.
온도는 24~26℃, 습도는 50% 전후로 유지하고 실내와 실외의 온 도 차가 5~7℃ 이상 차이나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02 에어컨과 선풍기의 찬바람 직접 쐬지 않기 에어컨에서 나오는 찬바람 때문에 오히려 여름철이 겨울철보다 산후풍 에 걸리기 쉽다.
실내 온도가 너무 높아서 힘들다면 선풍기 바람을 벽으로 향하게 해 서 간접적으로 쐬거나,
에어컨으로 방의 적정 온도를 맞춘 뒤 찬 바람이 나올 동안에 는 자리를 피했다가 온도가 맞춰지면 들어오는 것을 추천한다.
03 얇은 긴팔과 긴바지 착용하기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면 소재의 옷을 입어서 땀 흡수를 돕고
선풍기의 바람과 에어컨의 냉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게 얇은 옷으로 몸을 감싼다.
04 차가운 물과 음식은 피하기 출산 후에는 위장 기능이 떨어지고 치아와 잇몸 상태도 좋지 않아 찬 음식과 찬물은 피해야 한다.
몸에서 땀이 많이 배출되는 산욕기에는 미지근한 물을 자 주 마셔 수분 공급에 신경 쓰고 냉장고에서 꺼낸 음식은 실온에 두어 찬기가 가신 뒤 섭취한다.
또한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불규칙한 식습관은 산후 조리 시 위염과 같은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05 청결하게 유지하기 출산 후에는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와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 에 몸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분만의 경우 출산 3일 이후 따뜻한 물로 빠른 시간에 샤워하는 것을 권장하고, 제왕절개 산모는 샤워 가능한 시기까지 따뜻한
물수건을 이용해 땀과 노폐물을 가볍게 닦아준다. 탕 목욕은 오로 배출이 끝나는 6주 이후에 가능하지만, 감염 위험이 있어 두 달이 지난 후 하는 것을 추천한다.
06 적절한 운동 병행하기 출산 후에 몸을 움직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되도록 자주 몸을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일주일 정도의 기간을 두고 적절한 운동법을 병행하면 골반 부분의 근육이나 전체적인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육아로 인해 몸이 더욱 지치고 힘든 시기이지만 일주일이나 보름 간격으로 운동을 함께 병행한다면 몇 개월 뒤 더욱 건강한 기초체력을 다질 수 있다.
<여름철 산후조리 주의사항>
1.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게 얇은 소재의 긴 옷을 착용한다.
2. 찬 음식과 찬물은 위장과 치아에 좋지 않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3. 산후조리 기간에는 몸과 마음을 편하게 유지 한다.
4. 몸을 청결하게 유지해서 감기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게 한다.
5. 실내 온도는 24~26℃, 습도는 50% 전후로 유지하고 실내외 온도가 7℃ 이상 차이가 나지 않게 유지한다.
<여름철 산후조리 Q&A>
Q. 시원한 물을 마셔도 되나요?
찬물을 마시게 되면 출산 후 약해진 잇몸과 치아가 들떠 풍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차게 먹게 되면 혈액순환을 방해해서 몸의 노폐물 배출을 방해할 수 있어 실온 상태의 미온수를 마시는 것을 권한다.
Q. 수면 양말을 반드시 신어야 하나요?
수면 양말을 신었을 때 땀이 난다면 굳이 신을 필요는 없다. 단, 발이 찬 공기나 찬 바 닥과 직접 접촉하게 되면 관절에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얇은 양말이라도 신어 발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Q. 에어컨을 틀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면역력이 약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산모가 에어컨 바람을 바로 쐬게 되면 감기와 기타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바람은 쐬지 않는 것이 좋다. 더위를 참 기 힘들 때는 에어컨을 가동해서 실내온도를 26°C 이내로 맞춘 뒤 온도가 조절되면 방 에 들어가서 작동을 멈춘다. 선풍기 바람은 산모 쪽이 아닌 벽 쪽으로 틀어서 간접 바 람을 쐬는 것을 추천한다.
Q. 시원한 과일은 먹을 수 있나요?
시원한 과일 또한 찬물과 마찬가지로 치아와 잇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실온에 꺼내 두었다가 찬기가 가신 뒤 먹는 것이 좋다. 산후조리 기간에는 성질이 찬 수박과 참외 가 소화 장애와 복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섭취량을 줄이거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산후조리는 여자의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
산후조리원이나 산후도우미만 믿고 몸 관리와 태도에 덜 신경쓰다 뒤늦게 아차 하는 경우가 있다. 산후조리 기간에는 무엇보다도 편안한 마음으로 건강을 챙기도록 한다.
황덕상 한방부인과전문의와 정민형 산부인과전문의가 전하는 산후조리법을 알아보고 그와 관련된 궁금증을 해결해보자.
Q. 산후 다이어트 준비, 어떻게 해야할까요?
다이어트의 핵심은 시간입니다. 얼마 동안의 기간을 잡고 살을 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다이어트에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러한 고민은 산후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모들 중, 출산 후 '자연스럽 게 몸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겠지' 하며 안심하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이 시기에 운동이나 식사량 등에 신경쓰지 않고 가만히 체중이 감량되길 기다린다면 오히려 몸무게 조절에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산후 다이어트는 6주, 3개월, 6개월의 기간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출산 후 6주부터 3개월까지는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후풍과 같은 건강상의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조금씩 몸에 움직임을 줘야 합니다. 이 시기의 운동은 골반 근육이 회복되는 데도 좋습니다. 식사량의 경우 수분섭취를 통해 모유량을 유지하고 일부러 양을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열 달 동안 조금씩 변화된 몸을 한 번에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개개인 마다 회복 차이가 있고 체중 감량이 잘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잘 되지 않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임신 전부터 체중에 신경써 산후비만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산후 다이어트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Q. 출산 후 변비 증상이 심해졌는데, 치료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요?
출산 후 변비는 잔변감, 단단한 대변, 통증과 같은 증상을 동반합니다. 산후변비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는 호르몬의 영향과 조혈제의 사용, 출산 당시 절개된 회음 부위의 통증 등 다양합니다. 산후 변비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명확한 치료법을 찾는 것 은 어렵기 때문에 일상에서 장 운동을 활발하게 만들 수 있는 운동법이나 식이요법 등을 통해 개선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산후풍, 한약 치료법 이외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산후풍 증상(관절통, 시림, 식은땀 등)은 출산 당시 발생한 출혈과 소모된 기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산후풍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기력 회복에 좋은 약재들로 치료제를 구성합니다. 한약 이외에도 침, 뜸, 추나, 기공 치료 등을 통해서도 산후풍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특정 관절이나 부위가 아픈 환자들의 경우 에는 부분적인 치료도 가능합니다. 산후풍을 치료 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양방에서는 산후풍과 관 련해 크게 거론된 바가 없지만 산후풍과 유사한 증 상이 발생했을 시에는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것이 좋습니다.
Q. 출산 후 부부관계 시기는 언제쯤이 적당할까요?
출산 후 회복기간은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6주 정도 후에는 자궁이 임신 전의 상태로 회 복되기 마련인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6주라는 기간이 평균치에 해당되는 값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차이까지 모두 고려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출산 후 부부의 성관계에 대한 의사들의 의견은 다양합니다. 대게 6주 후부터는 부부관계가 가능하 다고 말하지만 이 시기가 도출된 배경에는 오로 유출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기간을 잡았다는 데 있습니다. 만약 6주 이전부터 부부관계를 시작하게 되면 자 궁 내막이 덜 회복된 상태이기 때문에 세균 감염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또 여성의 생식기 부분에 상처가 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산모는 출산 후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비롯해 마음과 몸이 지쳐 성욕이 감퇴할 수 있습니다. 이때 남편은 아 내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육아를 돕고 산모가 심신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출산 후 감정의 기복이 심해졌어요. 산후우울증,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산모의 절반 이상이 출산 후 산후우울증을 경험합니다. 출산 후 10일 정도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증상이 완화되는데, 만약 증상이 계속된다면 정신과 치료 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산후우울증은 약물 치료, 정신과 치료, 가족과 함께 치료를 받는 가족 치료법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통합적인 치료 방식을 통해 남 편은 출산 후 산모를 위해 육아나 가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들의 도움과 남편의 적극적인 육아 참여가 있다면 산후우울증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Q. 모유 수유 시 피해야 할 음식에는 무엇이 있나요?
산후 모유 수유 중에는 먹는 것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산모가 먹는 음식이 아기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스턴트나 기름진 음식,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들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의 경우 산모의 체중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맵고 짠 자 극적인 음식들은 산모의 소화를 방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음식입니다. 카페인의 경우 이뇨작용으로 인해 모유의 양에도 영향을 주며 아기의 수면에도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모유 수유 중에는 라면 이나 커피, 인스턴트 같은 음식을 멀리하는 것도 중 요하지만 음주 욕구를 참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기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술은 흡수가 빨라 모유 수유 시 삼가해야 합니다.
Q. 산후탈모,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요
산후탈모 증상은 보통 6개월 정도 계속됩니다. 열 달 동안의 임신 기간 동안 빠져야 하는 머리카락이 한 번에 빠져 자칫 탈모를 의심하고 걱정할 수 있습니다. 1년 정도가 지나면 원래의 머리숱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만약 출산 후 영양소의 공급이나 출산 당시 출혈이 많아 혈액의 충분한 보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탈모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올바른 영양 섭취 습관을 들이고 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을 병행한다면 산후탈모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도움말: 황덕상(한방부인과 전문의), 정민형(산부인과 전문의)
참조: <아기 100일 엄마 100일> 한빛라이프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7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키즈맘 판매처
kizmom.hankyung.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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