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를 잘 하는 것만큼 단유 역시 잘 마무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실제 육아맘들은 언제 단유를 시도했고 어떤 방법으로 단유에 성공했을까? 육아 파워블로거로 구성된 <키즈맘> 3기 서포터즈 키울과 ‘단유’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글 최주현, 노유진 사진 김경림
모유는 아기에게 최고의 영양원이다. 엄마로서의 ‘특권’은 아기에게 그 최고의 영양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수유를 하는 동안 전해지는 아기와의 교감 역시 엄마만 느낄 수 있는 경이로운 감정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모유만 먹일 수는 없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는 단유도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젖 먹이는 것보다 젖 떼기가 더 어렵다고 말하는 엄마들이 있을 정도로 모유만 먹던 아기들은 엄마 젖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단유하는 방법은 엄마와 아이의 성격에 따라 다양하다. 독하게 마음먹고 한 번에 끊기, 천천히 횟수를 줄여나가며 끊기, 젖을 먼저 말리기, 아이와 잠시 떨어져 있기 등이 있다. 그렇다면 키울 3기 엄마들은 어떤 방법으로 단유에 성공했을까?
“평균적으로 돌 전후에 단유를 시도”
Q 아기가 몇 개월이 되었을 때 단유를 시도했나?
성이맘오아 : 13개월까지 직수했고 그 즈음에 단유했다. 처음엔 모유 수유를 그렇게 오래할 생각은 없었다. 주변에서 6개월이면 모유의 영양분이 많이 떨어진다고 해서 아이가 7~8개월쯤 되었을 때 분유랑 혼합수유를 하며 단유를 시도해봤는데 아이가 거부했다. 심지어 밤중 수유까지 이어져서 아이가 13개월 되었을 때 강압적으로 단유를 했다. 그 당시에는 마사지까지 받아가며 끊었는데, 끊고 나니까 허전한 기분도 들었다. 그러면서 ‘애착 형성은 잘 되었을까?’ 걱정이 됐는데 주변에서는 그 정도면 오래 먹였다고 훌륭하다고 했다.
DJ랑슈아츠 : 18개월까지 수유했다. ‘너무 오랫동안 수유한 것 아니냐’고 놀라는 사람도 많았지만 평생 아이를 키우면서 내 가슴을 내줄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수유하고 싶었다. 사실 18개월까지 수유하니까 나중에는 좀 징그럽다는 생각도 들었다(웃음).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아이가 옷을 걷을 때 어색한 느낌은 들었지만 달라고 할 때까지 줬다. 대신 밤중 수유는 이유식을 하면서 자연히 끊었다.
써니둥둥 : 17개월까지 모유를 먹였다. 하지만 돌이 지나니까 외출할 때 너무 불편했다. 옷도 불편하고 수유시설이 부족한 공공 장소에서는 더더욱 힘들었다. 그럴 때는 분유를 먹여보려 했는데 아이가 잘 먹지 않았다. 오랫동안 먹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남들보다 모유량이 많았던 점도 있었다. 하지만 17개월쯤에 단유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점차 양을 줄여가며 끊었다.
깨비랑나랑 : 모유량이 너무 적어서 아기가 6개월 때 단유했다. 밤중 수유나 외출을 할 때도 수유에 대한 고민이나 번거로움이 별로 없었고 단유를 결심했을 때도 병원에서 약을 받아서 이틀 먹고 쉽게 끊을 수 있었다.
지니 C : 출산 휴가 후 직장으로 복귀해야 해서 3개월 만에 단유를 했다. 직장에서 유축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 복직 한 달 전부터 모유와 분유를 번갈아 먹이면서 자연스럽게 분유로 넘어가게 됐다. 아기에게 좀 미안하긴 한데,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단유,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Q 단유를 시도하면서 마음 아팠던 기억은 없는지?
봉여사 : 3개월 출산 휴가 기간 동안에는 모유를 먹이는 데 집중했지만 그 후 업무에 복귀하기 위해 분유와 혼합 수유를 시도했다. 다행히 아기가 거부하지 않아 혼합 수유를 성공할 수 있었다. 또 아기가 젖을 덜 빨게 되니 자연스럽게 모유량이 줄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아기와의 교감을 너무 빨리 끊어버린 게 아닌지 속상하고 미안한 마음뿐이다.
달코밍어멈 : 나는 1달 만에 단유한 케이스다. 함몰유두라 유두보호기를 착용하면서 노력했지만 모유를 유축해도 30~40ml 정도밖에 안 나왔다. 병원에서도 분유를 먹이라고 권할 정도였다. 지금 아기가 8개월인데, 젖을 찾을 때마다 미안한 생각이 든다.
상콤발랄도로시 : 첫째가 돌이 지났을 때 둘째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첫째가 13개월 되었을 때 단유를 했는데, 그게 계속 미안하다. 그러면서도 둘째를 수유하고 있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 지금 첫째가 22개월인데 가끔 젖을 물려보려고 하면 맛없다고 안 먹는다(웃음).
꼬마누나 : 일정 개월에 이르렀을 때 단유를 하는 것이나 처음부터 여건이 안되어 어쩔 수 없이 단유를 하게 되는 것이 일종의 ‘죄의식’처럼 느끼게 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내 경우에는 아이를 셋 키웠는데 단유로 인해 애착 형성이 덜 된다거나 이런 건 없었던 것 같다. 나오면 먹이고 안 나오면 안 먹이는 거다.
민성맘 : 현재 둘째가 6개월인데, 분유로 갈아탔다. 완모나 분유 수유나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밥 먹을 때나 분유를 먹을 때, 모유를 먹을 때 등 다 기간이 있으니까 굳이 미안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아이가 이만큼 컸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유할 땐 전문가나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해”
Q 단유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계기나 노하우가 있다면?
쑥쑥별 : 단유한 지 한 달 됐다. 아기가 12개월 때 이유식을 하면서 끊었다. 한 번은 내가 배탈이 나 젖을 못 물렸는데 그 후로 찾지 않았다. 대신 아기가 수유쿠션 안에서 노는 것을 좋아해서 그걸 마음껏 즐기게 해줬다. 비교적 쉽게 단유를 한 케이스다.
써니둥둥 : 모유량이 많아서 끊을 때 마사지를 받았다. 어떤 사람은 약을 먹기도 한다고 하는데, 약을 먹으면 호르몬으로 모유량을 줄이는 것이라서 가슴에 남아있는 모유가 다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말도 있더라. 그래서 마사지를 통해 안에 고여 있던 모유를 다 빼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가슴에 모유가 남아있으면 유선염 등 염증도 생길 수 있고, 둘째가 생겼을 때 고인 모유를 먹일 수 있으니 단유를 생각한다면 마사지를 받을 것을 추천한다. 양배추를 붙이는 것도 좋다.
성이맘오아 : 단유를 위해 일명 ‘양배추 크림’이라 불리는 카보크림을 발랐다. 또 밤에 남편이랑 친정 부모님이 아이를 데리고 자 주는 등 도움도 많이 받았다. 3~4 일이 지나니까 아기가 확실히 젖을 덜 찾았다. 나 역시 단유를 위해 마사지를 받았는데 가슴 안에 남아있는 모유를 다 빼줘야 가슴 건강에 좋다는 말을 들은 터라 받고 나니 안심이 됐다
< 아이를 울리지 않고 단유하는 방법 >
단유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상황에 따라,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단유를 시도하는 엄마들은 당황할 수 있게 마련.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1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뗀다
모유수유를 당장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유는 서서히 시도하는 편이 좋다. 가장 먼저 밤중 수유를 끊고 낮에는 모유 대신 간식이나 식사로 아이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방식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번, 잠들기 전에 한 번 먹인 후 나중엔 그마저도 자연스럽게 줄일 것.
2 아이가 이해할 때까지 설명해준다
엄마 젖과 이별 해야 하는 이유를 아이에게 말해주자. “이제 엄마 찌찌는 아파서 더 이상 먹을 수 없대. 너무 아야 하니까 이제 보내주자” 등이다. 엄마 젖을 물고 잘 수 없는 이유, 엄마가 계속 안아서 재울 수 없는 이유, 아이가 혼자 누워서 자야 하는 이유 등을 꾸준히 말해주자.
3 이별식을 한다
“안녕 잘 가~ 그동안 고마웠어. 빠빠이 ~” 아이가 정식으로 엄마 젖과 이별 인사를 하도록 하자. 이 때 아이가 이별식을 잘 따라와준다면 아이도 어느 정도 단유에 대한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4 반창고나 빨간 약, 홍삼을 바른다
엄마가 아프다는 걸 충분히 설명해도 아이가 젖으로 파고들 때가 있다. 이때는 가슴에 반창고를 붙이거나 빨간 약, 홍삼 등을 발라보자. 엄마의 아픔을 알고 아이도 이내 포기하게 된다.
5 시도 때도 없이 간식을 준다
사방에 간식 접시를 늘어놓고 아이가 쉬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들을 매일 새롭게 준비해보자
시판용 주전부리와 엄마표 간식 식단을 적절히 활용할 것.
6 바쁘게 놀아준다
집에서 아이와 엄마가 둘이 놀다 보면 아이는 젖 생각이 더 나서 많이 보채게 된다. 밖으로 나 가 아이가 적극적으로 놀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온 가족의 힘을 빌려도 좋다. 놀이터 등을 다니며 하루 종일 바깥 활동을 해도 좋다.
7 스킨십을 늘린다
아기가 단유 도중 적응하지 못하면 심리적인 퇴행을 겪기도 한다. 자꾸 보채거나 안아달라고 하 고 전에는 별로 관심 없던 인형을 늘 끼고 다니거나 푹신한 담요 에 집착을 보이기도 한다. 엄마 젖을 빨지 못해 생기는 욕구 불만과 분리 불안을 스킨십으로 채워줘야 한다.
8 수분 섭취를 줄인다
단유를 시작하면 엄마 몸에서 모유가 만들어지는 것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때문에 수분이 많은 국이나 탕을 되도록 먹지 않는다. 평소 많이 섭취하던 물, 우유, 두유 등도 줄인다. 염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몸에 수분이 축적되므로 피한다.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9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키즈맘 판매처 http://kizmom.hankyung.com/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