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아이가 태어나 가족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좀 더 평수가 넓은 곳으로 이사하려고 싶어 한다. 대출이라도 받아서 큰 집에서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아이 한 명이 아니라 아이 셋을 데리고 오히려 좁은 집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바체바 노이어 정치커뮤니케이션 교수의 경험을 인용하여 좁은 집에서 살면서 얻은 경험을 보도했다.
뉴욕에 사는 그녀는 최근 작은집으로 이사했다. 그녀는 네 살, 두 살과 그리고 이제 8주가 된 아이 셋을 기르고 있다. 세 명의 아이를 키우려면 교외의 넓은 집에서 살아야 하지만 결국 2개의 침실이 있는 작은 집에서 살기로 했다.
그녀는 어렸을 적 할아버지에게 폴란드에서 9명이나 되는 가족이 한 방에서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곳에서 최대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요리를 하는 레인지에 매트를 깔고 앉기도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좁은 공간에 느끼는 것은 밀실공포증이 아니라 안락함이었기에 작은 집을 선택했다.
그렇지만 막상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공간이 부족해서 물건을 둘 곳이 없었다. 욕조는 아이가 목욕하는 것으로 쓰이기도 하고 부엌의 물건을 두는 곳으로도 사용됐다. 갓난아이와 함께 자는 그녀의 방은 또한 다섯 명 가족의 옷, 노트 등의 물품을 두는 창고로도 사용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녀가 작은 집에서 찾은 교훈은 다음과 같다.
그녀의 가족의 삶은 단순하고 간결함을 지향하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게 됐다. 작은 집에서는 물건을 많이 쌓아 둘 수 없다. 식품과 같이 일주일 내에 소비되는 물품만을 살 수 있지 그렇지 않은 것들은 살 수가 없었다. 그녀의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 별로 없었다. 이웃이 집을 방문했을 때 아이들의 장난감이 어디 있냐고 물을 정도였다. 그녀는 아이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그다지 많은 물질들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또한 그녀 자신의 물건을 많이 줄였다. 오래된 옷, 도구들, 사진 등을 깨끗이 정리하고 치웠다. 그녀는 그 물건들에 대해서 더 이상 미련은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비워진 옷장처럼 인생에서도 적게 있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러한 미니멀리즘이 아이들의 창조성을 길러주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들은 몇 개의 장난감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요가 매트를 묶는 끈으로 강아지 놀이를 할 때 목줄로 쓴다. 그리고 직접 장난감을 만든다. 그녀의 딸은 종이로 직접 만든 인형을 담요로 싸서 가지고 놀기도 했다. 아이들이 있는 장난감으로 충분히 잘 지냈다.
무엇보다도 가족들은 인내심을 배웠다. 좁은 공간에서 서로 배려해야 할 일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바쁜 아침에 화장실을 사용할 때도 가족들은 순서를 잘 기다렸다. 아기를 뉘인 침대가 뒤집어지지 않았는지도 서로 살펴봤다. 그녀는 은행의 잔고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부잣집 아이들을 키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사연은 조금이라도 넓은 거실, 큰 식탁을 놓을 수 있는 주방이 있는 집에 살길 바라는 현대인들이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새겨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다.
강영주 키즈맘 기자 kizm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