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기, 혼자 술 마시기, 혼자 여행하기… 요즘에는 ‘혼자’하는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홀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데 사실 혼밥족의 원조는 육아하는 엄마들이다.
혼자 밥 먹는 시간이 많은 엄마의 밥상은 늘 부실하다. 아이 식사는 삼시세끼 영양소를 고루 갖춰 먹이지만 정작 본인은 대충 때우거나 끼니를 건너뛰기 십상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혼밥육아> 저자 이지현은 엄마들이야 말로 ‘폼’나게 잘 차려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지현 씨 역시 출산 후 3년 동안은 제대로 된 밥 한 끼 챙겨먹기 힘들었다. 라면이나 빵으로 대충 때우거나 그마저도 귀찮아 끼니를 거르는 일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몸이 더 피곤해지고 전에는 가볍게 넘기던 감기, 몸살을 심하게 앓는 등 악순환이 반복됐다.
“제 몸이 힘드니 그 영향이 고스란히 가족에게 가더라고요. 아이들이 함께 놀고 싶어 해도 ‘나중에’, ‘이따가’란 말만 하게 돼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죠. 제 몸부터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저를 위한 홍삼부터 주문하고 제 밥상에도 썼어요.”
아이 돌보기도 바쁜 엄마가 끼니마다 음식을 만든다는 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녀는 후다닥 만들 수 있는 간편한 조리법을 택하고 시판 육수나 소스, 양념장 등을 활용하면 요리에 대한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고 귀띔한다.
“육수 내기 편한 조미팩,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소스, 약간의 불만 가하면 완성되는 반조리 제품들을 활용해 보세요. 예를 들어 첨가물 없는 함박 스테이크를 구입해 버섯, 가지, 파프리카 등을 익혀 소스와 곁들어 먹거나 반조리 볶음밥에 고기나 해물을 추가해 먹는 식으로요. 훌륭한 한 끼로 충분하죠.”
예쁜 그릇에 좋아하는 음식을 담고 늘 듣는 동요 대신 엄마가 듣고 싶은 음악과 함께 해보자. 독서가 취미라면 책과 함께 하고 만약 아이를 떼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이를 밥상머리에 앉혀두고 이리저리 말을 걸며 식사시간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본인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혼밥’의 순간을 활기차게 즐기라는 것. 음식이 엄마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힘이 되어준다는 게 선배맘으로써 그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혼자 밥 먹는 엄마를 위한 스페셜 메뉴 4
간단하게 만들 수 있지만 외식 메뉴처럼 근사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퀵 메뉴를 제안한다.
◆ LTE 덮밥 규돈
재료 밥 2공기, 쇠고기(샤브샤브 또는 불고기감 200g), 양파 1/2개, 쪽파 2대, 달걀 1개, 규돈양념(다시마 우린 물 150㎖, 미림 100㎖, 양조간장·참치액·청주 2큰술씩, 생강 3g)
1. 규돈 양념은 분량대로 섞는다.
2. 양파는 채 썰고 쪽파는 송송 썬다.
3. 달군 팬에 양파와 양념장을 넣고 5분간 바글바글 끓인다.
4. 김이 오른 뜨거운 물에 쇠고기를 핏기가 남아 잇을 정도로 재빨리 데쳐낸다.
5. ③에 데친 쇠고기를 넣고 졸인다.
6. 그릇에 밥을 담고 ⑤를 얹고 달걀 노른자, 쪽파를 올려 완성한다.
◆ ‘불금’ 까수엘라
재료 중하 새우 10마리, 올리브 오일 1/2컵, 다진 마늘 1큰술, 깐마늘 6개, 페페로치노(건고추) 4개, 양송이버섯 3개, 바질 2장, 화이트 와인 또는 청주 1큰술, 소금·후추 약간씩
1. 중하 새우는 머리, 겉껍질, 내장을 제거한 후 와인이나 청주에 재워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한다.
2. 깐마늘은 납작하게 편썬다.
3. 양송이버섯은 1/4등분한다.
4. 냄비나 뚝배기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 편으로 썬 마늘, 페페로치노를 넣고 약불에서 데운다.
5. 마늘이 튀겨지기 시작하면 버섯과 중하새우를 넣고 새우를 익힌다.
6. 마지막에 다진 바질을 넣고 불을 끈다.
◆ 입맛소환 비빔국수
재료 소면 160g, 잘 익은 배추김치 1/2컵, 삶은 달걀·청양고추 1개씩, 오이 1/3개, 참깨 약간, 김치 양념(올리고당·참기름 1작은술씩), 비빔 양념(고추장 2큰술, 양조간장·양조식초·설탕 1큰술씩, 참기름 1/2큰술, 통깨 약간)
1. 끓는 물에 소면은 중불에서 3분 30초간 익힌다. 물이 끓어오르면 찬물을 반 컵 정도 부어 가라앉힌다.
2. 삶은 소면은 흐르는 물에 비벼 씻어 물기를 빼둔다.
3. 비빔 양념은 분량대로 섞어둔다.
4. 배추김치는 잘게 송송 썰어 양념에 무치고 청양고추도 송송썬다.
5. 오이는 채썰고 달걀은 1/2등분한다.
6. 그릇에 삶은 소면과 오이, 김치, 고추, 달걀을 어우러지게 담고 비빔 양념을 적당히 넣고 비벼 완성한다.
◆ 비주얼 끝판왕! 콥 샐러드
재료 로메인 레터스 50g, 방울토마토·닭가슴살 100g씩, 삶은 달걀 1개, 베이컨 3줄, 블랙 올리브 5개, 소금·식용유 약간, 드레싱(올리브 오일·레드와인 비네거 3큰술씩, 디종머스타드 2작은술, 설탕 1큰술, 후추 약간)
1. 드레싱은 분량대로 섞어둔다.
2. 로메인은 차가운 물에 헹궈 한입 크기로 썬다.
3. 방울토마토는 1/2등분 한다.
4. 베이컨은 1cm 폭으로 썰어 팬에 바삭하게 볶는다.
5. 닭가슴살은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한 후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굽는다.
6. 익힌 닭가슴살은 사각썰기한다.
7. 블랙 올리브는 슬라이스하고, 달걀은 한입 크기로 썬다.
8. 그릇에 손질한 재료들을 어우러지게 담고 드레싱은 곁들여 낸다.
사진=성나영
김은혜 키즈맘 기자 eh57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