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에 시원한 맥주 한 잔, 나른한 오후에는 커피 한 잔. 당연했던 일상이 임신 후 완전히 달라졌다.
임신 중 하루 커피 한두 잔은 괜찮지만 술을 마시면 안된다는 것은 이제 기본상식.
그렇다면 술을 마시고 난 뒤 뒤늦게 임신사실을 확인했을때 어떻게 해야할까. 알코올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데 과연 태아는 안전한걸까.
임신 중 절대 복용하지 말아야 할 것과 마셔도 되는 것을 알아보자.
◆임신인 줄 모르고 술을 마셧어요
임신인 줄 모르고 술을 마셨을 경우 임신 유지해야 하는지를 궁금해 할 정도로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은 괜찮다고 보면 된다.
전문의들은 임신을 확인하기 전 단계는 'all or none'의 시기라고 한다. 모 아니면 도 시기라는 뜻.
이때는 수정란이 열심히 세포분열을 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알코올이 들어와서 상처를 주거나 하면 세포가 상처를 받고 찢어진다.
그 상처가 우리 몸에서 어느 정도 재생능력으로 돌릴 수 있으면 그 세포는 아무 흔적 없이 100% 원래대로 회복이 된다.
술을 먹었지만 우리 몸에서 잘 버텨냈다면 우리 아기는 all. 만약 술이 너무 과량으로 들어와서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할 때 지장을 주고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와르르 무너지는 none 단계가 된다.
즉 임신인 줄 모르고 마신 술은 크게 영향이 없다.
술을 마셨는데 임신이 확인이 됐고, 태아가 있다면 이전에 마신 술에 대한 합병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임신 중 한 두잔은 마셔도 괜찮을까
그럼 임신을 확인하고 나서는 어떨까? 한두 잔은 괜찮을까.
정답은 절대 NO.
태아가 착상을 하고 'all or none'의 시기는 4~5주 정도다. 그 초반이 지나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작은 세포덩어리가 아니라 머리, 몸, 팔, 다리, 심장도 있고 각 기관이 분화가 되는 시기로 가는 단계다.
이때는 알코올이 들어가면 영향을 준다.
태아가 다발성 기관에 즉 신경계부터 온몸에 기형이 생길 수 있는 태아알코올증후군이라는 병에 걸릴 수 있다.
이는 지능발달, 신경계쪽 뇌발달 문제를 일으키면서 안면기형이 동반이 되고 심각할 때는 심장이나 콩팥에도 기형이 발생할 수 있는 아주 무서운 병이다.
◆ 임신 중 탄산수 마셔도 될까요
임신 중에는 속이 더부룩해지기가 쉽다. 소화장애가 일어날 때 약을 복용하기가 찜찜하다면 탄산수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탄산수를 마실 때는 칼로리가 없는 순수 탄산수를 마실 것을 권한다. 단 위장장애가 있는 임신부라면 과다복용은 금물. 위의 기능을 떨어뜨려 위산을 발생시키거나 음식물이 역류하는 등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 임신 중 커피는 몇잔까지 가능할까
임신 시 카페인 섭취가 태아 기형을 일으킨다는 공식 보고는 없다. 하지만 과도한 양의 카페인은 태아 성장을 방해하고 기형을 발생시킬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임산부에게 필요한 철분 섭취를 방해하고 조산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하지만 하루 섭취하는 카페인이 200㎎ 이하라면 문제가 없다.
하루 1잔의 원두커피는 태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임산부가 하루에 한 잔 정도의 커피와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으로는 조산이나 유산의 위험이 생기지 않는다.
◆ 임신 중 우엉차, 몸에 이로울까
빈혈에도 좋고 변비에 좋은 우엉차. 임신 중 마셔도 좋을지 궁금하다.
우엉차는 성질이 차고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임신중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지방 흡수를 억제한다고 해서 다이어트용으로 마시기도 하는데 임신 중에는 영양 흡수 장애가 오면 안되므로 한두잔 정도만 마시도록 하자.
◆ 돌 전 아기에게 주면 안되는 꿀, 임신 중에도 해롭지 않을까
이유식 시작할 때 돌 미만 아이에게 먹여선 안되는 항목에 이름을 올리는 꿀.
꿀은 보툴리누스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중에도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신 중 꿀 섭취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임신 중 섭취한 꿀은 엄마의 소화기관에서 다 처리가 되기 때문에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꿀도 단당류이므로 임신 중 과다 섭취는 혈당을 높일 수 있다.
도움말=류지원 산부인과 전문의
이미나 키즈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