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촛불집회 (한경 DB)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한참인 가운데 영국 BBC가 만연된 한국의 부패 스캔들에 대해서 일침을 놓았다. 24일(현지시간) “왜 한국 부패가 새롭지 않는가”라는 제목으로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온 한국 정치의 부패에 대해서 분석했다.
먼저 BBC는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정직한 국가 중의 하나지만 대통령들은 부패와 연결되어 임기를 마치곤 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의 자리는 부패의 구름이 거의 걷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면 김대중 대통령 자신은 청렴했지만 두 아들이 뇌물로 연루되어 구속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난 후 뇌물 조사를 받다가 자살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친형이 뇌물을 받아 2년의 실형을 받았고 그로 인해 국민에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박근혜 현직 대통령은 기업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것은 일정한 패턴이 있는데 대통령과 가까운 측근이 권력을 이용해 돈을 거둬들인다고 했다.
BBC는 한국은 어디든지 술집에 지갑을 놓고 와도 잃어버리지 않고, 공공장소에서 카메라를 두고 와도 다시 찾을 수 있다며 정직성을 칭찬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도덕성과는 달리 정치와 경제의 지도층은 부패에 물들어 있다고 전했다. 정경유착으로 때로 재벌총수가 감옥에 가면 대통령은 사면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 번째 원인을 정부 주도형 경제 정책으로 꼽았다. 박정희 정부에서 시작된 한국의 산업화는 재벌에 의해서 주도되어 왔다. BBC는 부산국립대학교의 로버트 켈리 교수의 의견을 인용해서 “정치와 재벌 엘리트와의 관계를 통한 부패가 지속적으로 행해져 왔다. 이것이 근절되지 않은 한 이러한 부패는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를 주목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황경문 교수의 의견을 빌려 “한국인은 무엇인가를 받으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좋은 가치다. 그렇지만 정치적인 영역에서 적용된다면 관료들이 결정을 한 대가로 무엇인가를 바라게 한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관료들의 의도와 상관없더라도 일단 뇌물이 들어오면 무엇인가 보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BBC는 희망을 전하면서 한국인들의 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검찰은 범죄자를 처벌하고 수많은 국민들이 부패에 대해 저항하고 있다. 새로운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제정됐고 언론은 집요하다고 설명했다.
켈리 교수의 의견을 인용해서 “앞으로 범죄를 저지른다면 체포되고 처벌받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부패를 청산하는 것은 추잡하지만 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강영주 키즈맘 객원기자 kizm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