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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플로리스트 윤서영 "육아 스트레스, 꽃으로 힐링하세요"

입력 2017-01-31 21:10:26 수정 2017-01-31 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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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는 마법이 있다.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꽃을 선물받는 날은 기념일이 아니라도 특별한 날이 된다.

출산과 육아를 겪으면서 여자가 아닌 누군가의 엄마로서의 자신이 당연해지는 날이 온다면, 여자인 나를 위해 꽃을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 우울한 기분은 물론 집안 분위기까지 화사하게 바꿀 수 있다. 팍팍한 일상에 아름다운 꽃으로 향기를 더해주는 '아뜰리에 슈크레'의 플로리스트, 윤서영을 만나봤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는 회사에 다닐 때 빼곡한 업무에 지쳐 퇴근 후 1주일에 한 번씩 플라워클래스를 들었다고 했다. 꽃과 함께하면서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 조급해하던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이직을 생각했을 때 '꽃을 본격적으로 배워볼까' 하는 마음으로 플로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꽃을 만지다 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져요. 아무래도 손으로 집중해야 하는 작업이다 보니, 다른 생각들을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직접 만든 꽃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고요. 시각적인 즐거움도 무시할 수 없죠.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꽃을 더 예쁘게 손질하는 일이잖아요. 살아 있는 꽃을 손으로 만져서 최상의 아름다움을 피워낼 때 보람을 느낀답니다."

윤서영 씨가 운영하는 클래스에는 직장인들과 아이 엄마들이 많이 오는 편이다. 특히 평일에는 가정주부들이 많이 온다고. 기억에 남는 수강생을 물으니 너무 셀 수 없이 많아서 어떤 학생과 수업을 딱히 꼽기는 힘들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창업반과 취미반 첫 강의, 백화점과 기업 등에서의 첫 출강 등 처음 경험했던 기억이 소중하다는 그녀. 윤서영 씨에게는 모두 사연이 있고 추억이 있는 학생들이다.


꽃시장에 가면 계절을 반 걸음 빠르게 만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가더라도 얼마든지 기분 전환이 되는 장소가 바로 꽃시장이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봄꽃이 얼굴을 빼꼼 내밀면 그것만큼 반가운 일이 없다고. 윤서영 씨는 봄 느낌을 미리 선물해 주는 튤립, 히아신스, 수선화 등의 구근류, 예년보다 일찍 등장한 설유화나 조팝나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꽃은 애정을 쏟는 만큼 오래 볼 수 있다. 윤서영 씨는 통풍이 잘 되고 서늘한 곳에 꽃을 보관해야 오래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온도 차가 크거나 장소를 자주 옮기면 안 된다. 물에 꽂는 꽃이라면 매일 조금씩 가지를 잘라 주고 찬물로 갈아 주면 꽃이 더 오래 간다.

꽃을 활용해 만들기 쉬우면서도 선물하기 좋은 아이템에 대해 묻자 윤서영 씨는 가장 먼저 사탕부케를 추천했다. 사탕과 꽃을 엮은 사탕부케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아 어린이집 선물용으로 그만이라고. 이밖에도 생화로 만든 팔찌나 화관 등의 액세서리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이다. 다양한 꽃을 작은 선물상자에 한아름 담으면 지인들을 위한 간단하고 예쁜 선물이 된다.

"초보자라면 잡는 꽃보다는 꽂는 꽃이 익숙하실 거에요. 작은 꽃바구니나 어레인지먼트 등 플로럴폼을 이용한 작품들이 손으로 잡아나가는 과정보다 더 쉬울 수 있어요. 꽃다발이나 웨딩부케 등은 보기에는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요새는 꽃꽂이 키즈 클래스나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수업들도 많아졌다. 윤서영 씨는 최소 3세 이상은 돼야 꽃을 만질 수 있다고 말한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꽃을 만질 때의 눈빛은 아이도 어른 못지않게 진지하다. 언젠가 수강생과 어린 아이가 함께 왔을 때, 아이가 "꽃이 시집갈 때가 되었나 봐요" 하는 말에 모두 웃은 적이 있다고. 아이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어린이집 선생님이 '예쁘면 시집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란다.

"아이에게 꽃을 만져볼 수 있게 하는 부모님들이 아직은 많지 않은데요. 꽃을 만지기만 해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깨지지 않는 소재의 화병이나 틴케이스에 아이가 직접 꽃을 꽂아보게 해도 무척 좋아할 거에요. 꽃을 자르는 가위는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으니 엄마가 잘라 주셔야 할 거에요. 다년생의 식물을 함께 키워 보는 것도 추억이랍니다."

윤서영 씨는 꽃을 만져볼까 고민하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어떤 일들을 시작할 때 두려움이나 욕심이 느껴질 수 있어요. 저 또한 매 시작이 그랬던 것 같고, 꽃을 시작하는 과정 또한 예외는 아니었답니다. 하지만 꽃을 만지면서 '잘 해야겠다'라거나 '뭔가를 꼭 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부담이 될 수 있어요. 꽃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조금씩 사 보고, 만져 보고, 꽂아 보는 과정들이 지친 일상에서 큰 즐거움으로 다가올 거라고 생각해요. 망설이지 마시고 꽃 한 송이라도 곁에 두고 보고 즐기고 만지기 시작하면 된답니다. 올해는 꽃이 주는 즐거움과 함께하게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 오후 2시, 꽃을 만지는 시간

아뜰리에 슈크레의 프렌치 플라워 스타일링이 담겨 있는 책. 선물하기 좋은 꽃, 일상을 꾸미는 꽃, 파티와 웨딩에 어울리는 꽃, 특별한 날을 빛내줄 꽃으로 나누어 모두 30가지의 꽃 작품을 소개했다. 1만8000원. 경향BP.

노유진 키즈맘 기자 genie89@hankyung.com
입력 2017-01-31 21:10:26 수정 2017-01-31 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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