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들은 동생이 태어난다고 하면 불안해하거나 싫어한다. 온전히 자신에게만 쏟아지던 부모의 관심을 누군가와 나눠야 한다는 사실에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다. 첫째가 동생에게 느끼는 질투는 부모가 초반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두 아이 모두 건전한 자아 의식을 형성할 수 있다.
◆ 첫째의 질투를 목격했을 때 대처법
-관찰자의 입장이 된다.
첫째가 동생을 질투하는 현상은 서서히 나타난다. 가랑비에 옷 젖듯 점진적으로 드러나 부모가 '우리 아이는 괜찮구나' 안심했을 뿐이다. 이럴 경우 냉정한 관찰자의 입장에서 아이의 행동을 바라봐야 교정할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질투가 나더라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아이가 더 위험할 수 있다.
-스스로를 성찰한다.
첫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부모에게 있다. 하지만 부모가 스스로를 성찰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는 아빠와 엄마가 서로의 거울이 되자. 일정한 기간을 두고 서로의 행동을 관찰한 다음, 아이가 상대방의 어떤 행동에 상처받고 동생에게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공유하면 본인도 몰랐던 실수들을 확인할 수 있다.
- 첫째의 마음을 헤아린다.
질투의 당사자인 첫째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기란 쉽지 않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며 사회성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질투나 샘을 내는 행동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부모가 자신을 싫어하게 될까봐 질투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 동생에게 질투를 했어?"라며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보다는 아이의 최근 상태를 물어보며 '질투'라는 감정이 나올 때까지 부드럽게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
◆ 첫째의 질투 줄이는 방법
1. 동생의 탄생을 알리자.
동생이 태어나기 두세 달 전쯤 첫째에게 동생이 태어난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엄마의 배가 많이 불렀다면 아이가 두 손으로 엄마의 배를 감싸게 한 뒤 "여기에 네 동생이 있어. 곧 만나게 될 거야"라며 자연스럽게 동생의 존재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
2. 아이와 함께 출산 정보를 공유하자.
동생이 첫째의 지위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하는 가족'임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야 한다. 첫째에게 출산 정보를 말해주는 행동으로 아이는 동생을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동생은 00월 00일에 만날 거야", "동생을 낳으러 엄마가 00병원에 갈 거야. 동생이 태어나면 우리 다 같이 동생 보러 가자" 등 첫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지속적으로 동생이 태어날 것을 알려주는 신호를 보낸다.
3. 의사결정에 참여시킨다.
둘째를 맞이할 준비를 하며 새로 들여놓을 가구는 첫째와 함께 고르는 게 좋다. 모르는 물건이 하나씩 집 안에 자리를 차지할 때마다 불안해질 첫째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와 함께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면 질투심을 아예 없애지는 못해도 적대심을 줄일 수 있다.
4. 아이의 원망에 대비하라.
부모가 아무리 아이들에게 사랑을 고루 나눠준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섭섭할 여지가 충분하다. 부모가 이전만큼 자신을 챙겨주지 않는다고 생각해 서러움이 폭발하면 아이는 부모가 보지 않을 때 동생을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부모에게 서운하다는 감정을 드러내면 첫째의 편을 들어주고 공감해야 한다. 아이는 '네가 형이니까, 언니니까'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가 성숙하기를 바라기 보다는 부모가 먼저 아이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원망을 받아줘야 첫째가 동생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을 빨리 털어낸다.
5. 아기 인형으로 동생과 만나기 전에 안는 연습을 하자.
동생이 태어나면 자신보다 작은 사람이 나타났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동생을 직접 업어보겠다고 고집을 피우거나 동생의 몸 이곳저곳을 만지다 상처를 입히는 경우도 있다. 동생을 만나기 전 첫째와 아기 인형으로 예행연습을 하자. 동생을 만났을 때 쓰다듬는 법 등 올바른 접촉 방법을 학습하는 동안 첫째는 질투와 혼란을 덜 느낀다.
참고=<4無육아>(조선북스), <아이의 행동을 읽는 5단계 부모지능>(예담아카이브)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