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Total News

"제 일방적인 첫사랑에서 시작됐죠"

입력 2017-03-09 17:28:00 수정 2017-03-09 17:28:00
  • 프린트
  • 글자 확대
  • 글자 축소

평범한 육아맘에서 그림책 작가가 되기까지. 아이와 그림책으로 소통하며 일상 속에서 '그림책 육아'를 실천한 저자들을 만나봤다.

결혼 7년 만에 아이를 낳고 그림책 육아에 입문한 박지현 씨는 7년간의 이야기를 책으로 묶어 <0~7세 판타스틱 그림책 육아>를 출간했다. 그림책을 예술이라 일컫는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그림책과 가까워지기를 소망한다.

아이를 위한 그림책을 골라주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그림책이 있었다니' 하며 감탄하게 됐다는 <0~7세 판타스틱 그림책 육아>의 저자 박지현 씨. 그림책에서 '예술'을 접한 그녀는 그림책 속에 담긴 환상적인 이야기에 푹 빠져들기 시작해 "그림책에 첫 눈에 반해 버렸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렇듯, 저 역시 아이에게 읽어줄 그림책을 고르면서 놀란 적이 많았어요. 사실 어른들이 그림책을 제대로 접할 기회는 별로 없잖아요. 육아 초기에는 앤서니 브라운이나 존 버닝햄,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와 같은 영국 작가들 그리고 칼데콧수상 작품들을 보았어요. 아이보다 제가 먼저 그림책에 반해버린거죠."

아이가 너덧 살 때는 삼청동 일대를 자주 산책했다는 그. 햇살이 떨어지는 여유로운 시간에 카페나 벤치에서 쉬며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봤다. 이러한 아이와의 기억들이 자신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고, 아이와 공유하던 그 시간들이 '판타스틱'하게 느껴졌다고, "아이와 산책을 하면서 그림책의 주인공을 내세워 창작극도 많이 들려줬어요. 아이가 한창 곰돌이 푸가 나오는 그림책에 빠졌을 즈음에는 '푸'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친구들과 모험을 떠나는 창작극을 자주 들려주었죠. 이야기 중간중간 아이가 일상에서 경험한 일을 끼워 넣으면 이야기를 듣다가 깜짝 놀라서 더 몰입 하곤 했답니다. 아이가 얼마나 이야기 듣기를 좋아했던지, 3시간 동안 걸었던 적도 있었어요."

산책하며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 자체도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창의력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박지현 씨는 그림책 육아 시 이야기에 대한 아이들의 집중력에 대해 강조했다.

"평소에 책을 자주 접한 아이들은 더 집중력이 높아요. 특히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며 자연스럽게 스스로 거대한 상상공장을 세우고 가동시키죠. 그 발전소가 얼마나 크고 생생하며 아름다운지는 어른들은 알 수가 없어요. 오직 그 아이만의 세계이기 때문이에요."

아이에게 재미있는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림책의 종류도 다양하고 그림 스타일, 글 등이 다 달라 부모들은 책장 앞에 서면 고민에 빠지기 일쑤다. 그림책과 사랑에 빠진 엄마가 생각하는 좋은 그림책의 기준은 무엇일까.

"먼저 아이의 호기심을 따라가는 거에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라면 꾸준히 그 책을 찾을 테니까요. 대부분의 집에서는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의 책들이 꽤 많이, 그리고 오랫동안 책장을 차지하고 있어요. 저희 집에도 자동차 관련 책들이 유아 시기 내내 책장 하나를 차지했고요. 아는 지인의 집에서는 공룡 책이나 공주 책, 혹은 동물 책이 자동차를 대신했어요. 그러니 아이의 호기심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랍니다. 그 다음으로 엄마가 그림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문장이 매끄러운지, 어감이나 단어가 흥미로운지 확인하면 좋아요. 또 글은 읽지 않고 그림만 보면서 책장을 넘겨 보세요. 그림이 이야기의 핵심을 제대로 표현했다면 글 없이도 이해가 가능하고 심지어 재미있기도 하니까요."

그림책 육아를 시작하려는 부모들을 위해 박지현 씨가 추천하는 그림책은 <부릉부릉 자동차가 좋아>와 <수잔네의 여름>이다.

"<부릉부릉 자동차가 좋아>는 '리처드 스캐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에요. 그림이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아이가 보기에 가장 편안하죠. 돼지가족이 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중간에 호박, 달걀, 바나나, 망치 등 수많은 기상천외한 자동차들을 만나게 돼요. 그림과 이야기가 재미있는데다 책 어디를 펴서 읽어도 상관이 없어서 참 좋아요.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의 <수잔네의 여름>은 독일에서는 거의 국민책에 가까워요. 봄, 여름, 가을, 겨울편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도 좋아요. 글자가 없는 책이어서, 아이와 그림만 보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어요. 책장을 쫙 펼치면 4미터에 이르니까, 아이 주변에 병풍처럼 펼쳐 놓는 재미도 있죠."

그림책 육아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일이다. 읽어야 하는 그림책이 재미가 없다면 부모 입장에서도 흥미를 잃기 쉽다. 부모도 그림책을 즐길 수 있어야 아이도 엄마, 아빠를 따라 그림책에 흥미를 느끼며 책 속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림책을 즐겁게 읽기를 소망하는 그녀에게 그림책에 대한 수많은 수식어들은 오히려 부모와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그림책을 읽을 수 없도록 만드는 장애물이다.

"신기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림책 읽기조차 부모들이 하루에 해내야 할 육아 과제가 되어 버린 느낌이에요.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가 똑똑해지고 말이 빨라지고 글자를 빨리 깨치고, 많은 배경지식을 쌓기를 바라잖아요. 경쟁사회인 우리 나라에서는 그림책조차 선행을 위한 도구가 되어버린 듯해 안타까워요."

그는 부모들이 아이의 학습 능력 발달을 위해 그림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부모도 행복하고 편안함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작은 소망을 드러냈다.


예담 1만5000원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3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매거진 키즈맘 구입처
kizmom.hankyung.com/magazine

박세영
입력 2017-03-09 17:28:00 수정 2017-03-09 17:28:00

#교육 , #그림책육아 , #박지현 , #판타스틱 그림책육아 , #유아교육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URL
© 키즈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