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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아이와 신나게 노는 것이 목표"

입력 2017-03-09 18:55:00 수정 2017-03-09 1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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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즐겁게 노는 것이 목표라는 제님씨는 딸아이와 함께한 일상의 기록과 그림책으로 육아맘에게 즐거운 놀이를 제안한다. 그림책을 통해 만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아이와 함께 자연과 책을 통해 소통하고 있는 그는 육아맘들을 위한 포근한 그림책 로드맵을 전한다.

마음껏 뛰놀기도 바쁜 어린 시절을 학원과 과외, 문제풀이로만 보낸다면 아이들의 기억 속에 어떤 추억이 남게 될지는 자명하다. <포근하게 그림책처럼> 의 저자 제님씨는 자녀교육 방법으로 망설임 없이 그림책을 선택했다. 스스로를 ‘다정한 그림책 큐레이터’라고 부르는 그는 “책 한 권 냈다고 작가라니, 제게 는 그림책 큐레이터라는 호칭이 딱 맞는 옷 같아요”라며 미소지었다.

“2004년도에 그림책을 처음 접하게 됐어요. 자고 일어나면 새 그림책이 쏟아져 나왔죠. 유럽, 미국, 일본 쪽은 그림책의 역사가 깊은데 우리나라는 당시 영어 유치원 열풍이 불던 시기였어요.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영어학원을 보내는 것보다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른 길을 즐겼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뚜렷한 근거는 없었지만 그림책에 흠뻑 빠져서 아이가 즐겁게 놀면 영어 유치원에 다니는 것보다 훨씬 더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이도 즐겁게 놀면서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림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도 가고 산책도 즐겼어요. 그림책 이 주는 기쁨을 아이가 마음껏 누리고 그 속에서 놀다 보면 엄마들이 바라는 학습적인 부분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림책으로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했다는 그녀는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 마음 속에도 한가지 궁금증이 있었다고.

"아이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내지 않은 건 사실 엄마의 강요에 의해서에요 (웃음). 아이 스스로 ‘나 안 갈래’가 아니라 엄마 때문에 강압적으로 못 다니게 된 거니까요. 엄마는 이렇게 '행복하다', '즐겁다',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아이도 그럴까' 하는 궁금증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어요. 아이가 나중에 초등학교 에 입학하고 나서야 궁금증이 풀렸죠. 3-4학년 때쯤 집단 상담 프로그램 시간에 자신의 인생곡선을 그리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이의 인생 곡선이 학교에 들어가 기 전까지 쭉 올라가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입학 후에 살짝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갔는데 옆에 '엄마랑 신나게 놀러다녔다'라고 적혀 있었어요. 결국 아이도 저와 똑같았던 거죠. 그림책이든 뭐든 아이는 그걸 공부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도서관만 다녔던 기억이라 싫었을 수도 있는데 좋게 생각해 주니 '그때 내가 잘 했던 거구나' 싶었어요."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는 비슷한 환경이나 상황에 처한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육아 또한 마찬가지다. 경험을 통한 공감, 그녀의 육아 일기장 속에는 그림책 큐레이터로서의 열정과 그림책 육아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이 담겨있다. 육아맘들의 더 큰 관심을 받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제가 그림책 전문가도 아니고, 엄마가 아이를 직접 키우면서 느꼈던 솔직한 생 각들을 책으로 냈기 때문에 더 많이 공감해 주신 것 같아요."

제님씨는 그림책 큐레이터로 강연을 다닐 때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중 하나가 그림책 선정 방법이라고 말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그림책이 너무 많기도 하고, 도서관에 가도 그림책 종류가 엄청 많아요. 우선 그림책에 대한 목록, 경험담, 이론이 들어있는 책을 하나 구입해 교과서로 삼아 해당 서적에 나온 책들을 참고해 그림책을 고르는 것을 권해요. 선배 엄마들이 이미 한 번 다 읽어보고 좋았던 것들을 담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검증이 된 그림책들이 많죠. 그림책도 하나의 작품이고 그림이 들어가기 때문에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도 중요해요. 많이 보고 읽어야 직감적으로 좋은 그림책을 찾는 안목을 높일 수 있어요."

좋은 그림책을 선정했다면 그 다음으로는 '그림책을 아이에게 어떻게 읽어 줄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그는 꼭 구연동화처럼 그림책을 읽어 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엄마가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 자체가 이미 아이에게는 가장 포근하고 편안하다는 사실. 그림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학습적이고 상상력을 요하는 부분이 아니라 읽어줄 때의 느낌, 엄마의 포근함과 따뜻함을 아이가 기억하고 떠올리는 것이다.

더 나아가 아이가 자라서 이 추억을 발판 삼아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림책 육아의 본질은 아이와의 정서적 교감이다. 그가 그림책 육아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림책을 읽어줬다는 것은 아이가 엄마와 함께 행복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냈 다는 거죠. 이 시간들이 많을수록 아이의 기억 속에 스토리가 잘 떠올라요. 결국 그림책 육아는 스토리가 먼저가 아니라 엄마 옷의 감촉, 냄새를 떠올리며 그림 책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생각나게 만든다는 데 있어요."

그림책을 읽어줘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게 되면 오히려 그림책 육아에 쉽게 지칠 수 있다. 엄마도 그림책의 매력에 빠지면 힘들이지 않아도 아이와 함께 그림책 육아를 즐길 수 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전에 기본적으로 엄마가 먼저 읽어봐야 해요. 그래야 아이의 취향에 맞는 책을 선정할 수 있어요. 또 '이 부분에서는 이렇게 읽어줘야겠구나' 하고 먼저 생각해 볼 수도 있죠. 아이가 아직 '이런 부분에 대해 서는 기본 지식이 없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면 보류해야 해요. 예를 들어서 <커다란 순무>라는 그림책 같은 경우에는 아이가 아직 한 번도 순무를 보지 못 한 상태일 수도 있거든요. 저는 시장에서 보라색 순무를 직접 보여주고 난 뒤에 아이에게 <커다란 순무> 그림책을 읽어줬어요. 구체적으로 순무라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어서 더욱 좋죠."

그렇다면 그림책을 읽기에 좋은 시기는 언제일까. 제님씨는 보통 18개월 무렵부터 그림책을 읽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때부터 1년 정도는 다독이 아니라 그 시기에 읽어도 재미있을 만한 책 10권 정도로 천천히, 가볍게 그림책 읽기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시기에는 몇 권의 그림책으로 워밍업을 한다고 보면 돼요. 이후 3살, 4살, 5살부터는 그림책에 풍덩 빠지는 시기에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그림책을 많이 보거든요. 그림책을 읽는 가장 좋은 시기를 딱 꼬집을 수는 없지만 대게 3살에서 6살 사이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아이에게 매일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어느 날 그림책을 읽어주지 않으면 아이가 저 멀리 가 있는 느낌이 든다는 그는 그림책 육아에 관심을 갖고 빠져들 게 된 이유로 '소통과 교감'을 꼽는다.

"그림책의 내용과 제목을 함께 공유하다 보면 아이와 일상 생활 속에서도 그림 책을 활용해 소통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라는 그림책 이 있다면 엄마가 '검피 아저씨'만 말해도 아이가 '뱃놀이'라고 답하며 앞선 제목과 뒤에 따르는 제목을 맞추며 교감이 가능하죠. 인형 이름에도 그림책 속에 나오는 캐릭터의 이름을 붙이며 즐길 수 있답니다. 그림책의 내용도 다시 한번 일깨울 수 있고요."

그의 기억 속에 내용이 오래 남아 있는 작품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그림책에도 장르가 있어요. 그림이 아름다운 책, 스토리가 아름다운 책.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림책 작가는 바버러 쿠니의 <미스 럼피우스>이라는 작품이에요. 이 작가는 그림을 워낙 공들여서 그리기 때문에 그림책이 다 예뻐요. 내용도 좋지만 그림이 워낙 훌륭하죠. 스토리로 감동을 주었던 작품은 <나 화가가 되고 싶어>라는 책인데요. 제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윤석남 화가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책인데 40살의 나이에 공감을 많이 얻었던 책이기도 하고, 실제 윤석남 화가가 어릴 때 꿈을 이루지 못하고 나이가 든 뒤 마음속 에 품고 있던 꿈을 독학으로 공부해 화가의 꿈을 이룬다는 내용은 제 마음에도 깊은 감명을 줘 '인생의 책'이 됐어요."

그는 앞으로 어른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그림책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그림책은 부담스럽지 않게 바로 그 자리에서 5분 정도면 책 한 권을 함께 읽을 수 있어요. 그림책의 특성을 잘 살리면 대화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림책 을 선물하는 문화가 생기면 더 좋을 것 같아 선물용으로 좋은 그림책과 관련해 출간을 계획 중이에요. 2017년 저의 또 다른 목표랍니다."


헤르츠나인 1만5800원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3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매거진 키즈맘 구입처
kizmom.hankyung.com/magazine

박세영
입력 2017-03-09 18:55:00 수정 2017-03-09 18:55:00

#교육 , #그림책육아 , #제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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