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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칼럼] ADHD 보험 급여를 인정하는 이유

입력 2017-04-30 15:59:11 수정 2017-04-30 15: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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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성인 ADHD 진료에 대한 보험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를 계기로 사회 생활하는 성인들이 ‘나도 혹시 ADHD가 아닐까?’ 하고 관심이 많아진 듯하다.

2016년 발표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 고시 내용에 따르면, 성인 ADHD로 보험 진료 인 정을 받으려면 어려서부터 ADHD 진단 기준에 맞는 증상을 보여야 하고 성인이 돼서도 ADHD 증상으로 인해 사회 적응이 어려움을 호소해야 한다.

이는 어릴 때 산만한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성인이 된 후 ADHD 증상을 보일 경우 보험 급여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하며, 소아 시절부터 지속적인 증상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소아 시절 ADHD 증상이 있었지만 치료를 하지 않았을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예후를 보이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연구 자료에 의하면 치 료하지 않은 ADHD 아동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상·중·하 3가지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 ADHD 아동 중 3분의 1인 '상' 유형은 성인이 되었을 때 ADHD 증상이 있어도 임상적으 로 큰 의미는 없어 사회 생활 적응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되는 군이다. '중' 유형은 ADHD 증상이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어 보이지만 사회 적응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평가 되고 있다. '하' 유형은 ADHD 증상으로 인해 사회 적응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평 가됐다.

치료하지 않은 ADHD에 대한 전체적 예후를 볼 때 3분의 1은 성인이 돼서도 임 상적으로 큰 문제가 없으니 소아 때 ADHD 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러나 ADHD 예후 중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임상적으로 볼 때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평가 되는 군은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아 삶의 질이 떨어지는 삶을 살게 되더라도 남의 도움 없이 살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뛰어난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잠재력이 있는 ADHD 아동이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아 성인이 되었을 때 최저 임금 수준의 일용직 삶을 살아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 되는 사람도 ADHD 예후에서 상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아이가 조기에 ADHD 치료를 약물 치료와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성인이 되었을 때 자신의 잠재 력을 잘 개발해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따라서 ADHD 예후에 대해 생각할 때에는 개개인의 삶의 척도 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ADHD 예후에 관한 이 연구 자료는 소아 때 제대로 ADHD를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ADHD 문제로 인해 사회 적응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신과 증상 특성상 환자 는 정신과 증상을 스스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 증상이 심해 치료가 시 급하지만 환자 본인이 치료를 스스로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신과 치료율이 낮 은 것도 이러한 이유가 가장 크다. 소아 및 성인 ADHD 치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보인다. 앞서 소개한 ADHD 예후 자 료에서도 상과 중에 속하는 군들이 정신과에 방문해 치료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ADHD를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함으로써 자기 관리 능력을 강화하고 사회 경쟁력을 높 임으로써 사회에 적응하려는 동기와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성인 ADHD 보험 급여를 인정하게 된 것도 이런 사회적 욕구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김태훈 전문의
現 사랑샘터정신과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외래 교수
서울시 성북구 의사회 보험이사
대한 소아정신의학회 정회원
입력 2017-04-30 15:59:11 수정 2017-04-30 15: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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