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꽁일기'를 연재하는 임세희 작가는 소박한 그림체가 특징이다. 화려한 채색도, 정교한 선도 없지만 신기하게도 그의 그림은 새뜻하다. 뻔하지 않은 육아, 양육의 순간을 새롭고 산뜻하게 볼 수 있는 게 그의 재능이다.
왜 일러스트 소재를 육아를 선택했나
한창 말문이 트인 아이의 말하는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어요. 처음에는 아이의 말을 사진과 글로 기록할 생각이었는데 좀 더 생생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택한 게 일러스트였어요.
남편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
남편이 제 그림의 첫 번째 독자인데 평소에 댓글은 잘 안 쓰는 편이에요. 그런데 꼭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댓글로 말하더라고요. 가끔 남편을 향해 ‘나한테 잘해라’라는 의미를 담은 에피소드를 올리기도 하거든요(웃음)
촬영 때 보니 나연이가 의젓하다
그만큼 엄마를 감동시키는 말도 종종 한답니다. 유치원에 다녀온 뒤 제게 "꽃이 필 만큼 보고 싶었다"고 한 적이 있어요. 꽃이 피려면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그만큼 제가 보고 싶었다는 의미라 감동적이었고 앞으로 또렷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
저는 독자들이 '나꽁일기'를 본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주변 반응을 보면 '우리 집 얘기인 줄 알았어요'라며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다른 분들의 육아 사연을 받아 연재할 계획도 있어요. 아직 구상 중이긴 한데 제게도 독자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거 같아요.
메시지 전달을 위해 캐릭터를 토끼로 설정했나
결혼 전부터 구상했던 캐릭터에요. 이름은 '보관토끼'고요. 누군가의 고민, 소중한 추억 등 보관하고 싶은 것을 담아둔다는 의미에서 이름 지었어요. 또한 제 말은 줄이고 타인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고 싶다는 뜻도 갖고 있어요. 그 토끼가 결혼하고 아기를 낳아서 가족을 이룬 거예요.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초승달' 편이요. 저녁 산책 때 초승달을 본 첫째 나연이가 "엄마! 달님이 있어요!"라고 말하더군요. 제가 "달님이 동그랗지 않고 왜 저런 모양이지?"라고 묻자 나연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하늘이 웃고 있어서 그래"라고 답하더군요. 맑고 순수한 아이의 말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 그림으로 그렸어요. 요즘은 '아, 엄마! 저게 바로 그믐달이야'라며 배운 티를 내요(웃음).
예비 엄마에게 인생 선배로서 한 마디 한다면
예비 엄마 본인들은 자신감이 많이 하락할 수 있지만 전혀 그럴 필요 없어요. 중고등학생은 본인 외모가 마음에 안 들어 고민하지만 정작 어른들은 학생들을 보고 민낯 조차 예쁘다고 하는 것과 같아요. 나중에 지나가버린 아름다움을 아쉬워하는 대신 아이를 품고 있는 현재에 자신감을 가지세요.
<나꽁일기>
보관토끼 가족의 따뜻한 일상을 그렸다. 아이들이 울고 싶을 때 마음껏 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담은 일기. 네이버 맘키즈 매주 월요일 연재.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5~6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매거진 키즈맘 구입처
kizmom.hankyung.com/magazine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hankyung.com 사진 윤호준(bnt스튜디오) 일러스트 임세희 협찬 베스띠벨리, 컬리수 모델 임세희(엄마), 이나연(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