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라는 바라보는 대한민국에서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운동화 깔창을 해야 하는 여중생의 이야기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신발 깔창 또는 두루마리 휴지를 대체품으로 사용하거나 생리 기간이면 수건을 깔고 누워 있는다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사연은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했다. 보도 이후 곳곳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소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시민 개인의 기부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생리대 후원이 잇따라 이어진 것.
‘깔창 생리대’ 논란이 붉어진 지 약 1년이 지난 지금, 생리대 생산 업계와 정부의 지원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생리대 인권’ 문제가 주요 담론으로 떠오르자 저소득층 소녀를 도우려는 방안을 모색한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자체 예산을 편성해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약 10여 개 지자체는 지역 내 아동센터, 청소년 상담 복지센터, 가출 청소년쉼터, 소녀 돌봄 약국 등에 생리대를 비치해 생리대를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으나 적극적 홍보의 부족으로 청소년들이 얼마나 이용하고 활용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한편, 한킴벌리는 생리대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가 ‘깔창 생리대’ 논란이 공론화되면서 여론의 비난에 일부 제품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이후 8월에는 공급가격을 30∼40% 낮춘 저렴한 생리대를 출시했으나 비난의 소리가 잦아지지 않는다.
유한킴벌리 측은 일전에 약속했던 저소득층 청소년 생리대 150만 개 기부와 중저가 생리대를 생산 관련하여 약속을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뭇매를 피하긴 어려울듯싶다.
주요 생리대 제품을 생산 중단하거나 일부만 생산하고 리뉴얼한 기존 제품을 가격 인상하여 주력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깔창 생리대’ 사건은 비단 한국에서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난 3월 영국에서도 ‘깔창 생리대’ 사건과 비슷한 일이 전해졌다. 사회 취약계층의 10대 청소년이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월경 기간에 학교를 결석하고 양말을 말아 생리대를 대신했다는 것이다. ‘양말 생리대’사건이 알려지면서 보수당 의원인 제이슨 매카트니는 이 문제를 의회에 제기했고 현재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무료 생리대를 공급하기 위한 캠페인을 준비 중에 있다.
여론의 질타를 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으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진지속적인 배려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사진 : 한경DB
오유정 키즈맘 기자 im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