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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고 트럭 돌진까지… '데이트폭력' 솜방망이 처벌 언제까지?

입력 2017-07-19 16:40:06 수정 2017-07-19 16: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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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무차별 폭행하고 트럭을 몰고 피해자를 향해 돌진하는 데이트 폭력 영상이 공개돼 관련법 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9일 한 매체는 전날 새벽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손모 씨(22)가 길가에서 여자친구 A씨를 무차별 폭행해 입건됐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서 손 씨는 A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도망가려는 A씨의 옷을 잡아당겨 바닥에 내동댕이친 후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 손씨의 폭행으로 A씨는 치아 5개가 부러지거나 흔들리는 등 얼굴에 심한 상해를 입었다. 보다 못한 시민들이 A씨를 피신시키고 손씨를 말리자 급기야 손씨는 1톤 트럭을 몰고 A씨와 시민을 향해 돌진하기도 했다.

당시 손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635%로 나타났다. 경찰은 손 씨를 특수폭행과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데이트 폭력'이란 서로 교제하는 미혼의 동반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위협 또는 실행이다. 하지만 부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가정폭력범죄 특례법도 적용받지 못한다. 심지어 데이트 폭력은 관련 규정이 없어 그나마 '스토킹'으로 신고한다고 해도 10만 원 이하 범칙금만 내면 대부분 풀려난다.

한편, 연인 간에 벌어지는 ‘데이트 폭력’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4일 발표 된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데이트 폭력으로 살해된 피해자만 233명에 달한다. 해마다 46명의 여성이 ‘사랑’이란 이름 아래 목숨을 잃은 셈이다.

폭력에 시달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연인 간 폭력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은 8,367명(구속 449명)에 달했다. 한 해 전(7,692명)보다 8.8% 늘어난 수치다. 경찰 관계자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실제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들과 그 심각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으나 데이트 폭력에 관해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수사기관 측에서 범죄가 아닌 연인 사이에서 일어난 가벼운 해프닝 정도로 생각해 2차 가해가 발생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한다.

반면 경찰관계자들은 관련법 부재로 할 수 있는 조치가 거의 없어 수사의 어려움과 사건 가시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데이트 폭력에 대해 지난해 2월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가해자를 격리할 수 있는 등 조치를 담은 ‘데이트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을 발의했지만, 이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조차 되지 못한 채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된 바 있다.

데이트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관련 법안 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진: YTN 뉴스

송새봄 키즈맘 기자 newspring@hankyung.com
입력 2017-07-19 16:40:06 수정 2017-07-19 16:40:06

#데이트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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